제2회 김일봉 국제학술대회를 마치고
제2회 김일봉 국제학술대회를 마치고
  • 김효은 우정치과 원장
  • 승인 2019.10.1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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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청도치과의사회 방문 당시 필자(왼쪽). 선생은 행사때 찍은 사진을 글과 함께 봉투에 담아 보내주곤 하셨다.
2010년 청도치과의사회 방문 당시 필자(왼쪽). 선생은 행사때 찍은 사진을 글과 함께 봉투에 담아 보내주곤 하셨다.

“근처에 김일봉 교정연구소라고 있는데, 거기 가면 교정을 굉장히 잘 가르쳐준대.” 만 30년 전, 졸업 후 며칠 지난 어느 날 모교 앞 대학로에서 만난 동기에게서 들은 이야기이다. 당시 교정 진료는 교정과 수련의 출신들만 한다고 생각하고 있던 나는 ‘일반의들에게 교정을 가르쳐주는’ 곳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오랫동안 “김일봉 교정연구소”는 내 마음속의 희망사항으로 자리 잡았다.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오랜 해외 생활을 시작하였고, 졸업 후 만 10년이 지나서야 개원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바로 그해 10년간의 ‘희망사항’이던 (사)한국치과교정연구회(KORI, 김일봉 교정연구소의 후신)에 입회하고 김일봉 선생님을 뵈었다. 선생님께선 이미 오래전부터 학문으로나 명망에서나 최고의 경지에 계셨고, 그 당시 KORI 회원만 해도 약 1000명에 이를 때인데도 신입회원들을 일일이 기억해주시고, 학문의 스승님뿐 아니라, 세상을 깨닫게 해주시는 아버지처럼 회원 한 명 한 명에게 다가와 주셨다. 교정이란 학문의 입문자로서, KORI의 일원으로서, 선생님의 열정에 답하지 못할 때면 화도 내고, 못마땅함에 외면도 하셨지만, 내가 먼저 선생님을 찾을 때면 언제든 내 어려움을 경청하고 해결해주셨다.

선생님께선 한국에 Tweed-Merrifield philosophy를 전파하셨으되 그 학문을 적용하는 데 있어서는 탄력적이어서 Broussard technique과 조화하여 사용하셨으며, 독창적인 ‘Divided method’를 정립하여 bimaxillary protrusion 치료에 있어서 중간평가 단계를 거치도록 하셨다.

Microimplant가 교정치료의 고정원으로 소개되었을 때는 microimplant 전도사를 자처하면서 해외에 알리셨는데, 공수해 가신 재료들을 풀어놓고 실습과 더불어 강의를 해주실 때면 한국이 microimplant의 메카임을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으셨다. 또 앞으로는 디지털 치과교정치료의 시대가 올 것임을 예상하셨고, 2012년 타계하시기 불과 한 달여 전 열린 KORI 초청강연회에 미국 OraMetrix사의 공동설립자인 Rohit C.L Sachdeva 박사가 방문했을 때, 선생님께선 robot wire bending에 큰 관심을 가지면서 KORI 회원들에게 앞으로 주류가 될 디지털 교정에 대한 공부를 독려하셨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KORI가 6일 개최한 ‘제28회 가을 학술대회 및 제2회 김일봉 국제학술대회’ 모습.
KORI가 6일 개최한 ‘제28회 가을 학술대회 및 제2회 김일봉 국제학술대회’ 모습.

지난 2017년, 선생님 타계 5주기에 제1회 김일봉 국제학술대회가 개최되었고 격년제로 정한 대회가 올해 두 번째로 열렸다. 중국, 몽골, 캄보디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라트비아, 스웨덴… 선생님의 발이 닿았던 곳에서,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은 치과의사들이 서울을 찾아 함께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특히 각국 대표들이 선생님과 함께 한 영상자료들을 틀어주면서 선생님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간을 초월하여 그 모두의 선생님이 되신, 위대하면서도 다정다감하신 선생님이 새삼 너무도 그리워졌다.

제자들을 위해서라면 늘 보호자이자 용감한 leader이셨던 선생님. 하지만 선생님께서 그 자리에 계시기까지 헤쳐나갔을 수많은 역경과 그 자리에 계시면서 겪은 세상의 변화와 갈등들을 상상하면 이내 마음이 숙연해진다.

한편, 학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겪고 있는 지금의 변화와 혼동들 앞에서, 선생님께서 계신다면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조심하고, 무엇에 저항하라 가르쳐주실지 가만히 마음속으로 질문해본다. 선생님 계실 때는 선생님 말씀을 지지리도 안 듣던 한 제자가, 이제 와서 선생님을 간절히 찾는다. 선생님, 지금은 무엇을 어떻게 할까요. 선생님, 너무도 그립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아래 글은 김일봉 박사 타계 후 국무총리상 추서를 위해 정부 관계자에게 보낸 내용이다.>

고 설봉 김일봉 박사의 업적

생전의 김일봉 박사
생전의 김일봉 박사

출생: 1938년 6월 25일 중국

학력: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1961년 졸, 서울대학교 대학원 치의학 박사

경력: 일본 대학 치학부 교정과 강사, 경희대 치과대학 교정과 교수, 대한치과교정학회장

창설: 사)한국치과교정연구회, 사)한국치과경영정보협의회, 재)국제치과교정장학회 창설

김일봉 박사는 1976년 경희대 교수직을 사임하고 1977년 김일봉치과교정연구회를 창설하여 치과교정학 교육 연수를 시작하였다. 그 후 1977년 한국치과교정연구회를 창설하여 1984년 사단법인으로 보사부로부터 인가를 받아 2012년 현재 1300여 회원과 32억 원의 기금을 확보하고 있다.

김일봉 박사는 국내 치과의사들의 치과 교정학교육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안정이 됨에 따라 연구회의 회원과 함께 후진국 및 개발 도상국의 해외 교정학연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백옥랑시상식
백옥랑시상식

중국= 1993년 12월 14일부터 상해제2의과대학(현 상해교통대학) (제9인민병원) 치과교정과에서 대학원 학생 교육을 시작하여 2000년까지 매년 5~8회(약 30회) 시행하였다. 현재 그 제자들이 동 대학의 교수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공로로 1996년 9월 6일 상해 정부로부터 한국인 최초로 백옥란상을 수여 받았다.

이후 남경의과대학 교정학교실을 2001~2002년 동안 10회 방문 교육을 시행하고 대학원생을 국내로 초청하여 경북대학과 연구회에서 연수 및 학위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다시 대련의과대학 교정학교실을 2004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6~8회 방문하여 대학원 및 수련의 전공과정을 교육하여 수많은 제자를 배출하였다. 이 공로로 2012년 1월 17일 동 대학으로부터 Xinghai Friendship award를 수상하였다.

이외에 제4군사군의학교(4th Military Medical University), Xian Jiaotong Universty, Beijing capital medical University, Shenyang China Medical University, West China Medical University,Sandong University, Xiamen(중국인민해방군 제174의원), HongKong University 등을 방문 강의 및 지원으로 중국에서 한국 교정학의 위상을 높이며 국가의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한 민간외교의 본보기가 되었다.

우즈베키스탄= 1996년부터 국제선교단체가 설립한 열방병원에 교정과 설립을 지원하고 최초의 교정과 의사를 위한 교육을 시행하였으며, 가까운 지역 국가(우크라이나, 아제르바이잔 등)에서도 치과의사들이 참석하여 연수회를 2년 시행하였고, 국립 타쉬켄트의과대학의 교육에 참여, 정기적으로 강의 및 교육 지원을 했다. 이 공로로 1st Tashikent medical Insitute로부터 2003년 명예박사학위를 수여 받았다.

이외에 우즈베키스탄의 치과교정학회를 창설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탄생시키고, 격년으로 학술대회를 지원하였다. 현재도 이러한 교육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결실로 한국치과교정연구회 우즈베키스탄 지부가 결성되어 지속적인 유대가 이어졌다.
아울러 키르기스탄, 카작스탄, 아제르바이잔, 베라루스, 마케도니아 등의 치과대학에서 교정학 연수를 통한 민간외교의 업적이 지대하다.

동경유학시절의 김일봉 박사.
동경유학시절의 김일봉 박사.

몽골= 1996년 4월 한·몽 포럼에 참석하면서 자연스럽게 몽골 치과계를 지원하게 되어 완전 불모의 몽골 교정학계에 씨를 뿌리기 시작하여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2003년부터 2005년 사이에 특히 집중적으로 교육하면서 몽골 치과교정학회를 설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창설시켰다. 이러한 공로로 2002년에 1st Honorary member of Mongorian Orthodontic Union이 되었고, 2010년에는 Genghis Khan University로부터 명예박사학위를 수여 받았다. 현재 몽골 교정학회가 선생의 노력으로 탄생했고, 한국치과교정연구회 몽골 지회가 창설되어 현재도 정기적으로 교육지원이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2002년 10월부터 시작된 우크라이나 교정 교육 지원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매년 학생들이 연구회에서 주관하는 연수회에 참석하기도 한다. 10여 차례 방문하여 연수교육을 시행하였고 현재는 현지에 연구소 설립을 지원하여, 한국지회로써 활동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국립 O,BOGOMOLETs 의과대학에서 수 차례 강의를 통하여 교정학을 전파하였다.

러시아= 1996년부터 러시아 교정학회에 참석하여 우리 교정학을 전파하기 시작하여 현재(우리 연구회에서 연수를 받은 교포들이 우즈베키스탄에서 모스크바로 이주하여 현지의 교포들과 함께 연수회를 구성) 본 연구회의 지회로서 러시아인들의 교육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현재까지 13회 방문 교육을 실시하였고, 향후에도 계속 지원할 예정이다.

캄보디아= 김일봉 박사가 동남아로 눈을 돌린 첫 개척지가 캄보디아이다. 2011년부터 프놈펜의 International university, dental school과 협력서를 조인하고 캄보디아 치과의사의 교정학교육을 정기적으로 시행하였고 현재도 진행하고 있다. 참여하고 있는 28명의 치과의사는 캄보디아 전역에서 오고 있다.

Maryland 연수회
Maryland 연수회

미국= 낙후된 지역뿐만 아니라 미국 등 선진 지역에서도 한국 교정학의 위상을 높이고자 노력하였다. 미국 메릴렌드치과대학, 인디아나 대학 등에서 대학원생을 위한 연수회를 개최했다. 그리고 LA 한인치과의사회 등 학술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그 외 교정학의 진수라고 할 수 있는 Tweed학회와 적극적인 연대를 형성하여 한국 치과교정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면서 동시에 국제적인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한국의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하였다. 그 결과 Tweed 국제 재단으로부터 특별 공로상을 수상했다.

이러한 활동과 저 개발 국가의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2003년 International Orthodontic Foundation을 자비를 출자하여 설립하여 2012년 현재까지 20명의 중국,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학생에게 국내 체류 및 항공료를 지원, 연수회에서 교육을 받도록 지원하였다. 또 수많은 해외 학생들이 더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국내 각 대학과 연계하여 학위과정에 입학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왼쪽부터) 경희문, 성재현, 김일봉 박사.
(왼쪽부터) 경희문, 성재현, 김일봉 박사.

김일봉 박사의 이 모든 후진국 치과 교정 교육을 통한 지원사업은 개인으로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엄청난 경제적·정신적·육체적 노력이 필요했다. 주말도 없고 개인적인 생활이 거의 없었으며, 1년의 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었다. 경제적 손실은 차체하고라도 건강의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었다.

옆에서 지켜본 우리 후학들은 이러한 초인적 노력의 결실들을 보면서 존경과 사랑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노력은 정부가 민간외교 차원에서 포상해 준다면 향후 국위 선양을 위해 노력하는 분들에게 힘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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