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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마 선언 2번 불구 3수 도전
불출마 선언 2번 불구 3수 도전
  • 김정교 기자
  • 승인 2019.12.13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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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위원장, 12일 기자회견서 치협 31대 회장 출마 선언
이상훈 위원장
이상훈 위원장

치협회장 불출마 선언을 2차례 했던 이상훈 대한치과의사협회 1인1개소법 사수 및 의료영리화 저지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내년 3월 10일 치러지는 31대 회장 선거에 다시 도전한다고 12일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난 30대 치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1번, 2017년 12월 눈 건강 이상을 이유로 1번 등 모두 2번의 회장 선거 불출마 선언을 했으며, 이번 출마 선언으로 치협회장 선거에 3수 도전을 하게 됐다.

이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시 한쪽 눈이 잘 안 보이는 상태였고, 7~8년 이상 개업의를 위해 헌신했음에도 치과계가 정치판으로 돌아가는 현실에 환멸을 느껴 불출마 선언을 했다”며 “(다시 출마 선언을 하는 데 대해) 회원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지지자들은 ‘건강을 우려해 쉬라고 하고 싶으나 치과계를 바로잡을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다”며 “‘치과계가 더럽다고 피할 것이 아니라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서는 쓰레기더미로 들어가야 한다’는 요청을 받아들여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지지자들의 종용을 출마 이유로 제시했다.

바이스 후보 없이 단독으로 출마 선언에 나선 이 위원장은 “제가 재야에서 개혁 활동을 오래 했으니 재야에서 개혁 이미지의 한 분과 현 집행부 내에서 두 분 정도 같이 할 것”이라면서도 “아직 오픈하기에는 부담스럽다. 1명은 확정됐고, 2명은 진행 중”이라 밝혔다.

이 위원장은 특히 “선거가 예년보다 20일 이상 빨라졌고, 서울·경기도 1달가량 빨라졌으니 준비된 리더가 일정에 맞춰 출마 선언을 해야 할 것”이라며 “저라도 먼저 출마 선언의 물꼬를 터야 할 것으로 보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질문에 답하는 이상훈 위원장.
질문에 답하는 이상훈 위원장.

한편, 이 위원장은 2017년 12월 8일 치과의사 커뮤니티인 ‘덴트포토’에서 안과 건강 이상으로 차기 치협회장 선거에 불출마한다고 선언해 많은 치과의사의 우려를 산 바 있다.

이 위원장은 당시 덴트포토에 게시한 ‘인사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앞으로 협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며, 치과계의 어떠한 공식 비공식 직함을 맡지 않겠다”면서 “1인1개소 특위 위원장직은 몇 달 안에 결론이 날 예정인 헌법재판소 결과가 나오는 대로 사직하도록 하겠으나 그전까지는 합헌 결과가 나오도록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불출마 배경에 대해 “최근 저는 한쪽 눈이 거의 실명 직전까지 갈 정도로 시력을 잃었다”며 “미세한 것을 봐야 하는 치과 개원의에게는 청천 벽력같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하고 “저는 시력을 상실할 위험이 있는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지병을 양쪽 눈에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오른쪽 눈에 백내장까지 진행되면서 시력이 매우 약화되었지만, 망막질환 때문에 수술도 할 수 없다는 안과 전문의의 소견을 들었다”고 부연했다.

이 위원장은 “결국 오른쪽 눈을 포기하고, 백내장 초기라는 나머지 한쪽 눈이라도 지켜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 됐다”면서 “며칠간의 고심과 가족회의 끝에 저는 치과계 일을 접고 평범한 개원의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고 “지난 7년간의 극심한 스트레스가 저의 눈에 나쁜 영향을 끼쳤다는 가족들의 읍소를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12일 이 위원장이 발표한 출마선언문 전문.

피흘리며 기업형 불법네트워크치과 척결 전쟁에 나섰습니다 !
1428일동안 1인1개소법 사수운동의 선봉에 섰고, 합헌을 이루어 내었습니다 !!
이제 제 손으로 보완입법을 관철하여 의료정의확립의 과업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

제31대 대한치과의사협회장 출마를 선언하며

존경하는 3만 치과의사 여러분!

작금의 치과계는 안팎으로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해마다 치과의사들은 폭발적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원가에도 못 미치는 건강보험수가, 극심한 보조인력 구인난과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해 치솟는 인건비, 합금 가격 등의 재료비 상승, 과중한 세무 및 노무 문제 등으로 악화되는 개원환경은 더욱더 우리의 숨통을 죄어오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기업형 불법네트워크치과, 사무장치과, 먹튀치과 등으로 인한 국민구강건강에 대한 폐해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치과의사들의 대국민 신뢰도는 점점 추락해가고 있습니다.

이런 백척간두의 치과계 상황에서 이제는 대접받는 ‘사진찍기 리더쉽’보다는 치과계를 위해 몸을 불사르는 강력한 ‘희생의 리더쉽’이 필요하며, 과시용 ‘보여주기식 행사’보다는 도탄에 빠진 치과의사의 살림살이부터 적극 챙기는 ‘민생 회무’가 절실합니다.

저는 22.6평의 작은 변두리 치과를 25년 가까이 운영해 오면서 치과의사들의 고단한 삶과 척박한 개원환경을 그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체험하여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10년간 3만 치과의사들의 고뇌와 아픔을 대변하며 치과계 변화와 개혁을 위해 쉴 틈 없이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머리털이 고속도로처럼 빠지기도 하였고, 한쪽 눈의 시력이 급격하게 악화되었지만, 수십 건의 소송전을 불사하며 기업형 불법네트워크치과와 전쟁을 벌여왔고, 협회장 직선제 쟁취를 위하여 삭발투혼을 감행하였으며, 올바른 치과전문의제 확립, 통합치과전문의 사수운동 등 치과계를 위하여 이 한 몸 바쳐왔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한편, 민초 치과의사들의 대변자 역할을 하면서도 분회, 지부를 거치며 밑바닥 회무를 착실히익혀왔고, 특히 지난 3년 동안 대한치과의사협회 특위위원장으로서의 경험은 제 스스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대한치과의사협회 선거 사상 최초로 세 번째 협회장 출마를 선언합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선거는 당시 출마했던 세 후보의 득표차가 불과 몇 십표 차이로 결정된 초박빙 선거였습니다. 게다가 제가 선두를 지킨 문자투표에서만 천명이 넘는 유권자가 투표를 못하는 초유의 사태는 제게 너무나도 뼈아픈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저는 선거결과에 깨끗이 승복을 하였고, 이후 일부 회원들에 의하여 제기된 선거무효소송으로 협회장선거는 무효가 되었으며, 최근 법원은 당시 선거 관리의 책임을 물어 제 29대 집행부와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관리 업무 해태에 따른 사과문 발표를 조정 결정하였습니다.

넘어지고 깨지며 여기까지 달려왔지만, 여전히 치과계를 위한 뜨거운 가슴을 부둥켜안고, 저는 이제 3만 치과의사 여러분의 선택을 겸허히 받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그간 제가 보여드렸던 것처럼 치과계와 회원들이 원하는 것이라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불도저처럼 강력히 추진하겠습니다.

첫째, 1인1개소법의 보완입법을 관철시켜 이 땅의 의료정의를 당당히 지켜내겠습니다.,

둘째, ‘보조인력 문제’, ‘건강보험수가 현실화‘등 치과의사의 민생문제 해결을 임기내 최우선
 중점과제로 삼겠습니다.

셋째, 지난 선거의 최대 피해당사자로서, 선거후 분열된 치과계를 탕평책으로  다시 대화합하
 겠습니다.

넷째, 치과계의 맏형으로서 치과기공사협회, 치과위생사협회, 치과의료기기산업협회 등과도 머
 리를 맞대고 치과계 발전과 상생을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치과계의 낡은 관행들을 과감히 개혁하고, 바닥에 떨어진 치과의사들의 삶의 질과 자존심을 회복하여 당당히 존중받는 치과의사의 위상을 반드시 확립하겠습니다.


존경하는 3만 치과의사 여러분!

치과계발전을 위하여 70을 바라보는 연세에도 치과계 리더분들께서 너무나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진심으로 존경하며 감사드립니다. 이제 의사협회, 한의사협회처럼 40대 수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위기의 치과계도 역동적인 리더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패기넘치고 경륜까지 갖춘 저 이상훈에게도 이제는 부디 기회를 한 번 주시기 바라겠습니다!!!
치과계를 정말 멋지게 잘 이끌어갈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9. 12. 12.

대한치과의사협회 1인1개소법 사수 및 의료영리화 저지 특별위원회 위원장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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