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9:20 (목)
“치과의사 잇따른 비윤리적 일탈, 성찰이 필요해”
“치과의사 잇따른 비윤리적 일탈, 성찰이 필요해”
  • 김정교 기자
  • 승인 2020.01.10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종환 치협 대의원회 의장, 신년교례회서 이례적 일침
“김철수 치협회장의 ‘겸임 진료’ 겨냥한 것” 해석에 눈길
치협 신년교례회가 열리고 있다.
치협 신년교례회가 열리고 있다.

“최근 극히 일부 치과의사들의 잇따른 비윤리적인 일탈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 우리 스스로가 사회적·윤리적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8일 열린 치협 신년교례회에서 행한 김종환 대의원총회 의장의 격려사 일부다. 대부분 축사나 격려사가 교언영색(巧言令色)으로 일관된다는 점을 상기할 때 김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이례적이며, 이 격려사를 놓고 치과계는 물론 의료계의 다양한 해석이 경자년 벽두를 흔들고 있다.

치협 김철수 회장(좌)과 김종환 의장.
치협 김철수 회장(좌)과 김종환 의장.

김 의장은 이날 오후 7시 엘타워 매리골드홀에서 열린 신년교례회에서 “치협도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직업 윤리의식 고취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적극 노력하고 있는 만큼 회원 여러분께서는 치과계를 대표한다는 막중한 책임감과 의료인으로서 마음가짐을 다져 국민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책임진료에 더욱 매진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김 의장의 ‘비윤리적 일탈’ 지적은 최근 법정으로 불거진 강남 모 투명교정 치과의 무책임한 진료행태와 모 치과의사의 연예인 지망생 통정 및 불법 촬영 사건 등을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철수 회장의 ‘겸임 진료’ 사건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김 회장은 취임한 뒤 급여를 받지 않겠다는 공약을 스스로 허문 데다 최근에는 회장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는 치협 규정을 위반하고 타인 명의의 치과에서 진료까지 했다는 종편 방송 뉴스가 6일 나와 치과 사회를 놀라게 했다.

이에 김 회장은 7일 발표한 성명에서 “30년간 진료한 환자 중에 몇 차례에 걸쳐 간혹 사후관리가 필요한 환자나 여러 가지 사유로 저를 특정하여 진료받기를 원하는 경우 현실적으로 거절하기가 어려웠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내빈들이 김정균 전 회장의 건배제의를 듣고 있다.
내빈들이 김정균 전 회장(맨 왼쪽)의 건배제의를 듣고 있다.

그러나 대의원총회 의장이 신년교례회 축사에서 ‘치과의사의 비윤리적 일탈’을 거론하면서 김 회장의 호소는 정당성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날 참석한 일부 의료계 기자들은 “의협 회장이 이런 일을 벌였다면 당장 탄핵감”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이날 신년교례회는 평소와 같이 무탈하게 진행됐다. 김철수 회장은 신년사에서 지난 업적을 일일이 나열하며 30대 집행부의 치적을 소개한 뒤 앞으로 △치과위생사 입학정원 증원을 포함한 보조인력 문제 △치과의사 인력 감축 등 개원환경과 직결된 민생정책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회원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회무 완수를 위해 끝까지 정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장관을 대신해 축사에 나선 노홍인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도 “지난해 구강정책과 신설을 토대로 치과의사 평가제 시범사업 실시와 통합치의학과 신설, 아동주치의제 확대, 장애인치과진료센터 개설 등을 추진했다”고 제시한 뒤 “앞으로 정책 내실화와 예방강화로 치과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며, 소신진료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고 첨단진료를 위해 능동적으로 대처할 것”이라 밝혔다.

치협 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치협 임원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또 전현희 더불어민주당·김승희 자유한국당 국회의원과 추무진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보건의약계 인사들도 축사에서 치협과 치과의사의 건승을 기원했으며, 김정균 치협 전 회장의 건배 제의로 만찬이 베풀어졌다.

한편, 이날 치의신보 53주년 경과보고에 이어 2019 올해의 치과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양승조 충남도지사에 대한 시상이 진행돼 치협 신년교례회의 의미를 더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