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20:17 (수)
김영진 의학에세이[1] 현대의학의 발자취를 따라서
김영진 의학에세이[1] 현대의학의 발자취를 따라서
  • 김영진 박사
  • 승인 2020.03.02 16: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치과자문위원과 중앙약사심의위원으로 활동하는 김영진 치의학 박사<사진>가 최근 ‘치과처방의 완성’ 제하의 단행본을 펴낸 뒤 ‘김영진의 의학에세이’를 매주 월요일 16회에 걸쳐 본지에 연재한다.

1220페이지에 달하는 ‘치과처방의 완성’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출간한 ‘치과의사를 위한 의약품 편람’ 이후 많은 치과 약물 요법 관련 전문 서적을 낸 김 박사가 20여 년에 걸친 보완작업 끝에 완성한 역작이다.

김 박사는 조선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취득했으며, 지난 2006년부터 모교에서 겸임교수로서 후학양성에도 힘써왔다. 또 ‘건강한 치아 빛나는 지성’, ‘치과의사를 위한 의약품 편람’ 등 각종 집필활동 공로로 제23회 치협 치과의료문화상을 수상했으며, 제30회 보건의 날 대한민국 국민포장을 수상한 바 있다.

김 박사는 ‘치과 임플란트 길잡이’, ‘알기 쉬운 치과처방 요람’, ‘치과처방 총람’, ‘임플란트 약물 요법’, ‘흡연과 구강질환’, ‘임신, 수유부의 치과치료와 약물요법’, ‘흡연과 구강질환’, ‘구강악안면 임상약물학’ 등 수많은 저서를 발간하며 등 왕성한 집필활동을 해왔다.

덴탈이슈 독자를 위해 옥고를 제공한 김영진 박사께 감사드리며, 이제 첫 장을 시작한다. <편집자 주>

1-1 고대 의학의 태동

 동물들은 대부분 본능에 의하여 몸에 위해를 끼치는 먹이와 사물을 구별해 낸다. 그러나 이러한 본능이 결여된 인류에게 몸에 해로운 물질을 구별해야 할 필요성은 먹을 것이나 안락한 거처만큼 소중한 것이었다.
인간과 동물의 가장 큰 차이는 이처럼 음식물과 약물을 구별할 줄 알고 그 약물의 소중함을 깨우친 데 있다. 인간이 언어로 의식을 소통하기 시작한 이래 어떠한 종류의 식품이나 물질 등이 생존에 필요하고 어떠한 것들이 생명에 위험을 주는지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고 전수하면서부터 약물에 대한 체계가 확립되기 시작했다.

원시인에게 있어서의 약물의 필요성은 생명 유지와 직결되는 소중한 것으로 어떤 종류의 물질이 어떠한 병을 다스리는 데에 유용하다는 사실을 알아내게 된 약물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 왔다.
그러나 수많은 희생과 쓰라린 경험을 통해서 하나하나의 독 물질에 대한 지식이 축적되었다 해도 소량의 독 물질이 약이 된다는 사실을 깨우치는 데는 또다시 기나긴 세월이 소요되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하지만 이렇게 깨우친 지식조차 실제로는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거의가 쓸모없는 것들이었다.

알코올 발효= 산소가 없거나 부족한 상태에서 효모가 포도당을 분해하여 에탄올과 이산화탄소를 생성하는 과정이다.
알코올 발효= 산소가 없거나 부족한 상태에서 효모가 포도당을 분해하여 에탄올과 이산화탄소를 생성하는 과정이다.

 고대로부터 전래된 약물 중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다양한 효과를 발휘했던 확실한 것은 다름 아닌 술이다. 인간은 문자와 문명이 시작되기 훨씬 이전부터 술을 제조했고 소비해 왔다. 알코올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전부터로 기원전 3000년경의 메소포타미아 고분에서 발견된 점토판에도 알코올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이처럼 술이 가장 오래되고 잘 알려진 약물인 셈이다. 술은 일종의 기호식품이지만 진정제의 한 종류로 분류되기도 한다. 알코올, 즉 에탄올이 인간의 뇌에 미치는 가장 큰 영향은 망상활동체계(reticular activating system: RAS)라 불리는 뇌간을 억제하여 그 기능을 저하시키는 것이다. RAS는 과부하 혹은 저부하가 일어난 감각수용체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평소에는 인지와 사고기능을 하는 뇌 중심부가 어떤 자극에 대해 각성하고 집중하도록 유도하지만 알코올은 그 작용을 억제한다. 따라서 소량으로는 진정효과를 보이지만 용량을 늘리면 자존감이 고양되고 행복감도 높아진다. 중추신경계가 점점 더 억제됨으로써 나타나는 수면유도 작용도 있고 과량으로는 전신마취효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식물의 열매는 온갖 잡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표면에 특별한 효모를 생성하는데 그것이 열매를 장기간 저장할 때 알코올 발효를 일으키는 작용을 하여 술을 만든다.
술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미생물에 의하여 당류가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며 알코올이 만들어지는 발효로 주정발효라고도 한다. 즉 미생물에 의한 탄수화물의 무산소적 발효 일종으로 당 또는 다당류에서 최종적으로 에탄올과 이산화탄소가 생성되는 것이다.주정발효는 1857년 ‘파스퇴르(L. Pasteur)’가 처음으로 효모의 작용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증명하였고 1897년 ‘부후너(E. Buchner)’가 효모의 무 세포 추출액으로도 알코올발효가 일어난다는 것을 입증하여 알코올 발효의 효소학적 연구가 이루어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