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병 ‘치주질환’ 암보다 무서운 ‘치매’ 유발?
국민병 ‘치주질환’ 암보다 무서운 ‘치매’ 유발?
  • 김윤아 기자
  • 승인 2020.03.1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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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리 교수 “가장 손쉬운 구강 관리가 치매 예방의 시작”
강경리 교수
강경리 교수

치과계의 대표적 성인병으로 불리는 치주질환은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은 겪을 정도로 매우 흔하다. 이런 치주질환은 보통 잇몸이나 치아 건강 문제만 생각하지만, 당뇨병, 심장혈관질환 등 전신질환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최근 연구에 따르면 현대인에게 암보다 더 무섭다고 여겨지는 치매와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치주질환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치아를 잃는 것도 모자라 치매에 걸릴 확률까지 높인다는 것이다. 3월 24일 대한치주과학회가 정한 잇몸의 날을 맞아 강동경희대치과병원 치주과 강경리 교수와 함께 치주질환과 치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편집자 주>

치매는 흔한 노인질환 중 하나로 중앙치매센터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노인 중 10.16%가 치매를 앓고 있다. 치매는 어떤 한 질환을 특정하는 것은 아니고 후천적 뇌질환에 의해 기억력, 판단력, 추리력, 계산 능력 등의 인지기능이 떨어지면서 정상적 일상생활을 할 수 없고 성격 변화와 이상 행동 등이 발생하는 상태를 말한다. 흔히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과 많이 혼동하는데, 알츠하이머병은 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혈관성 치매와 함께 치매를 일으키는 흔한 원인 질환 중 하나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질환은 매우 다양해 알츠하이머를 비롯해 약 70가지에 이른다.

발병 확률 낮추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

치매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축적과 신경섬유 엉킴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기전이나 치료법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개인의 삶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가족과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현대인에게는 암보다 더 두려운 병으로 여겨진다.

강동경희대치과병원 치주과 강경리 교수는 “원인과 치료법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까지 최선의 치매 대비법은 발병 위험성을 높이는 요소를 미리 조절해 걸릴 확률을 최소화하고, 정기적 검진을 통해 조기 진단을 하며, 이미 발생한 치매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라면서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때 고려되어야 하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치주질환”이라 말했다. 치매는 치주질환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강경리 교수가 잇몸질환을 설명하고 있다.
강경리 교수가 잇몸질환을 설명하고 있다.

치주질환으로 인한 치아 상실, 뇌 기능 저하 부추겨

치주질환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잇몸 건강도 잃고 치아도 잃게 마련이다. 강경리 교수는 “치아 수가 감소되면 씹기가 힘들어지고, 이는 뇌로 가는 혈류량 감소, 뇌의 대사 활동과 신경 활동 감소, 전신적 영양불량을 유발하여 인지기능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면서 “잇몸이 건강하지 못해 치아를 유지하지 못하면 잘 씹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치매의 위험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실제 치아가 없는 노인이 이 악물기를 하는 것보다 임플란트 보철물을 가진 노인이 저작 시 뇌 혈류량 증가가 더 크게 나타났다. 또 음식을 씹는 저작 활동 자체가 뇌의 섬유아세포 성장촉진인자(fibroblast growth factor) 분비를 촉진해 식욕을 조절하고 성장을 촉진하며 뇌세포 회복과 학습, 기억 형성을 촉진한다고 보고된 연구도 있다. 즉, 정상인은 물론, 경도의 치매 환자에게도 치아 상실을 치료하고 틀니, 임플란트 치료로 저작기능을 유지·회복시키는 것은 인지장애 문제에 매우 중요하다.

치주질환 원인균이 뇌로 이동해 치매 영향 끼쳐

치주질환 원인균 등 구강 내 병균은 혈액과 신경을 통해 온몸을 돌아다니면서 죽상경화증, 심혈관계 질환 등 다양한 질병을 유발한다.

강경리 교수는 “치주질환 원인균은 혈류나 신경을 통해 뇌로 침투해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면서 “실제로 알츠하이머병 환자군의 뇌에서 대조군인 정상인의 뇌보다 더 높은 빈도로 치주염 관련 세균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2013년에 10명의 알츠하이머병 환자 뇌 조직을 검사했을 때 4명에서 치주질환원균인 P. gingivalis에서 유래한 LPS라는 물질이 확인된 것이다. 이런 연구 결과들은 치주질환원균이 뇌에 침입하여 지속적으로 감염시켜 점진적 치매, 뇌 위축, 아밀로이드 침착을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치주질환에 의한 면역 염증반응 자체도 치매에 직, 간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치주질환의 국소적 만성 염증이 혈중 각종 염증성 물질들(TNF-α, interleukin (IL)-1, IL-6 등)을 증가시켜 전신적 염증반응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인지장애,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보고됐다.

치매 일으키는 죽상경화증, 치주질환 영향 받아

실제로 동맥혈관 내에 콜레스테롤이 축적돼 혈관이 좁아지면서 혈류장애가 나타나는 죽상경화증(atherosclerosis)은 치주질환이 혈관성 치매에 직간접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질환이다. 치주질환은 죽상경화증을 가져오고 죽상경화증은 혈관성 치매 발병에 기여하는 이유다.

특정 치주 병원균(A. actinomycetemcomitans나 P. gingivalis 등)의 집락화 수준이 높을수록 경동맥의 내막-내측 비후화 정도가 심해지며, 치주질환원균에 대한 혈청 항체의 수준이 높을수록 대동맥의 죽상형성이 가속화되는 경향이 있다. 또 진행 중인 치주질환을 치료하면 혈청 IL-6, CRP가 뚜렷하게 감소하고 혈관 내피 기능도 상당한 개선을 보였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강경리 교수는 “현 단계의 의학 수준에서 치매에 대한 우리의 최선은 치매 예방, 조기 진단, 진행 속도 완화 및 전신과 구강의 현재 건강 상태 유지가 될 것”이라며 “구강 건강은 전신 건강과 삶의 질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치매 예방을 위해 손쉬운 방법부터 먼저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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