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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의학에세이[8] 현대의학의 발자취를 따라서
김영진 의학에세이[8] 현대의학의 발자취를 따라서
  • 김영진 고려대 의료법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치의학박사
  • 승인 2020.04.18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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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종교와 의학
김영진 박사
김영진 박사

돌이켜보면 무지에 가까웠던 중세까지의 의학적 오류들이 어느 정도나마 개선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은 다름 아닌 종교였다.

“병든 자를 고치며 문둥이를 낫게 하고 죽은 자를 살리며 귀신을 쫓아내라.”

예수가 제자에게 전한 이 가르침은 육체와 영혼을 구제한다는 구심점으로써의 종교의 역할을 내세운 것으로 중세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의료체계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기원후 600년경에 수도원은 이미 의학지식의 본산이 되어 있었다. 수도승은 그리스나 로마의 교본에서 얻은 약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박하, 회향, 겨자 등의 약초로부터 약물을 만들어 질병의 치료를 도모하고자 했다. 그리고 14세기까지는 큰 수도원에는 의사와 약제사를 고용하여 일종의 부속병원 형태를 갖추게 되었으며 소화기나 호흡기 질병에 잘 듣는 ‘베네딕틴’ 같은 증류 약품을 맨 처음 만든 사람들도 이들 수도원의 약제사들이었다.

병을 고치는 의사로서의 예수 초상을 넣은 중세의 약국 문양.
병을 고치는 의사로서의 예수 초상을 넣은 중세의 약국 문양.

이러한 전통은 오늘날까지 계승되어 교회에 관계된 병원, 의료봉사에 앞장서는 선교사, 간호사 역할을 하는 수녀 등 현대에도 종교와 의료는 밀접한 관계에 있게 되었다. 당시의 권위 있는 의사의 일부는 육체에 대한 처방과 마찬가지로 정신에 대한 처방도 쓸 수 있는 교회의 사제였다. 그리고 이 신앙을 반영하여 정신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을 만드는 약제사로서의 예수의 초상이 1800년대까지도 유럽의 많은 약국에 선전용 문양으로 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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