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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탄 소나무 가여워 희망 나비 얹었죠”
“불 탄 소나무 가여워 희망 나비 얹었죠”
  • 김정교 기자
  • 승인 2020.05.31 2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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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지움 조각미술관 김명숙 관장·안정모 이사장을 만나다
현대 조각 대중화와 발전 위해 2015년 사비로 건립
소나무밭에 교육관 건립하는 것이 미술관 위한 마지막 꿈
안정모 박사(좌)와 김명숙 관장이 바우지움과의 즐거움을 말하고 있다.
안정모 박사(좌)와 김명숙 관장이 바우지움과의 즐거움을 말하고 있다. 안 박사의 표정이 '바우'만큼이나 익살스럽다.

인터넷에서 ‘바우지움’을 치면 가장 먼저 ‘바우지움조각미술관’이 뜬다. ‘바우지움’은 ‘바위’의 강원도 방언인 ‘바우’와 ‘뮤지엄’의 합성어로 현대 조각의 대중화와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치과의사 안정모 박사와 조각가 김명숙 관장 부부가 2015년에 건립한 사립 조각 전문 미술관이다.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최고의 건축이 어우러진 조각미술관 바우지움은 5,000평 규모로, 물의 정원과 돌의 정원, 잔디 정원, 테라코타 정원, 소나무 정원 등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아름다운 힐링 정원이 눈을 호강스럽게 한다.

정원 사이사이에 들어선 전시관은 A관 우리나라 근현대 조각관과 B관 조각가 김명숙 조형관, 그리고 아트스페이스 기획전시실, C관 세미나실 등으로 구성됐다. 또 입장객에게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는 카페바우와 단체 예약용인 테라쉼터, 테라코타 전시 체험관 등이 있다.

무엇보다 바우지움은 지역 주민과 학생을 위한 문화 예술 교육의 장이 되기 위한 다양한 바우지움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간단히 예를 들면 △나만의 컵 만들기나 △테라코타 만들기 체험 △색채 심리 테라피 △색채로 풀어보는 꿈과 적성 찾기(아동, 청소년) △색채를 통한 이미지 메이킹(성인) △드립커피 체험 △엽서로 손편지 쓰기 △레고 만들기 △에코백 만들기 등이다.

바우지움 입구의 의미를 설명하는 안정모 이사장.
바우지움 입구의 의미를 설명하는 안정모 이사장.

2015년 개관한 바우지움은 지난해 4월 고성 산불과 올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운영에 큰 위기를 맞이했다. 산불은 다행히 미술관 자체에 큰 피해를 입히진 않았으나 조경수와 입구의 커다란 소나무밭을 검게 만들었다.

김명숙 관장은 “산불과 코로나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다가 마침 원주시의 조형물 일을 시작하면서 적자를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창묵 원주시장이 도시 조형물에 관심이 많아 전국을 돌다가 바우지움을 본 뒤 원주시 로터리마다에 조형물을 설치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 김 관장은 “코로나 적자를 거기서 벌어 충당하고 있다”며 웃었다.

김명숙 바우지움 관장이 교육관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김명숙 바우지움 관장이 교육관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김 관장은 그러나 고성군 등 지역사회의 지원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바우지움이 지역사회 문화사업에 도움이 되는 것이 분명한 만큼 군에서도 활용범위를 넓혀야 하는데, 귀빈이 오면 통일전망대 관광을 90%로 할 만큼 식상한 수준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김 관장은 특히 바우지움 입구의 소나무밭이 산불로 까맣게 탄 것을 보면서 “이곳에 교육관을 지어 학생과 단체 관람객에게 힐링과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것”을 고민하고 있다.

산불로 흉물스런 소나무에 나비와 닭으로 희망을 얹었다.
산불로 흉물스런 소나무에 나비와 닭으로 희망을 얹었다.

불에 탄 소나무 껍질이 말라 벗겨지니 흉해서 고성군에 같은 크기의 나무를 심어 달라고 요청할 생각이고, 전기조차 지원이 안 되니 나무와 전기는 도움을 받을 것이라 다짐하고 있다.

그는 “가까운 영월군만 해도 등록미술관에는 전기료와 1인 인건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등록미술관을 지자체서 안 도와주는 곳 거의 없는데, 언제까지나 쳐다보고만 있진 않을 것”이라 힘주어 말했다.

김 관장은 바우지움을 더 키우기 위한 마지막 공간이 입구의 소나무숲이라며 “학생들이 오면 체험 공간이 넓어야 받을 수 있다. 우리가 다른 건 다 좋은데 그런 공간이 없어서 학생들이 다른 지역으로 간다. 단체가 와서 테라코타 만들기 등의 체험을 하면 지역사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설명했다.

안정모 이사장이 소나무 정원에 앉아서 하는 생각은 무얼까...
안정모 이사장이 소나무 정원에 앉아서 하는 생각은 무얼까...

김 관장은 “민주당 사무총장 등에게 ‘바우지움 입구에 교육관 하나 지으려 하니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주겠다’는 답을 받았다”며 “그런데 고성군에서 ‘불에 탄 소나무가 있는 곳은 주택지만 된다’고 해서 지금 진행을 못 하고 있다. 건축비용까지 다 대준다는데, 군에서 좀 도와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김 관장은 “법 테두리를 벗어나자는 게 아니다. 중앙 정치권에서 돕겠다고 해서 교육관 설계까지 다 해놨다가 멈추고 있는데, 소나무숲, 저기다 할 수 있는 건 교육관뿐”이라며 고성군의 이해와 지원을 호소했다.

김명숙 조형관
김명숙 조형관
3김명숙, 토르소 96-1966, 브론즈
김명숙, 토르소 96-1966, 브론즈
김명숙, 토르소90-105, 1990, 화강석
김명숙, 토르소90-105, 1990, 화강석
김경승, 춘몽, 1961, 브론즈, 국립현대미술관 작품 소장. 61년 당시에는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작품이라는 설명이 오히려 정겹다.
김경승, 춘몽, 1961, 브론즈, 국립현대미술관 작품 소장. 61년 당시에는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작품이라는 설명이 오히려 정겹다.
김명숙, 꿈, 2002, 화이트대리석(381845cm)
김명숙, 꿈, 2002, 화이트대리석(381845cm)
김영중, 가족, 1987, 브론즈
김영중, 가족, 1987, 브론즈
돌의 정원에서 풀을 뜯는 말
돌의 정원에서 풀을 뜯는 말
물의 정원
물의 정원
바우지움은 독특한 벽으로 평면이 구분된다. 입구의 조각 작품이 관객을 반긴다.
바우지움은 독특한 벽으로 평면이 구분된다. 입구의 조각 작품이 관객을 반긴다.
박병욱, 해갈, 1986, 브론즈, 국전 대통령상 수상
박병욱, 해갈, 1986, 브론즈, 국전 대통령상 수상
아트스페이스 내부
아트스페이스 내부
잔디정원
잔디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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