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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의학에세이[18] 현대의학의 발자취를 따라서
김영진 의학에세이[18] 현대의학의 발자취를 따라서
  • 김영진 고려대 의료법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치의학박사
  • 승인 2020.06.29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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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현대의학으로의 발전
김영진 박사
김영진 박사

1928년에는 영국의 세균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의 병원 연구실에서 배양접시가 우연하게도 ‘페니실륨’ 속의 곰팡이에 오염되었다. ‘플레밍’은 오염된 부위의 세균이 사멸해있는 것을 발견하고 세균을 사멸시킨 화학물질에 ‘페니실린’이란 이름을 붙였다.

페니실린과 같은 항생물질은 곰팡이나 세균이 번식하면서 다른 세균이 침범하여 자신들의 영양공급원이 변질되는 것을 막고자 이들을 억제하거나 사멸시키는 일종의 효소와 같은 작용을 한다.

그는 ‘페니실린’이 세균에 의해 발생되는 질병과의 싸움에 매우 유용하리라고 예언했지만 유효 물질의 추출과 정제가 어려움에 봉착하자 다른 연구에 몰두하고 말았다. 그리고 귀중한 12년이란 세월을 허송한 후에야 옥스퍼드 대학의 ‘그루퍼’에 의하여 꼭 5인분의 미정제 ‘페니실린’이 생산되었고 인류는 드디어 그 충격적인 약효를 경험하게 되었다.

스웨덴 국왕(맨 오른쪽)으로부터 노벨상을 받고 있는 알렉산더 플레밍.
스웨덴 국왕(맨 오른쪽)으로부터 노벨상을 받고 있는 알렉산더 플레밍.

그 후 3년이 지나 곰팡이가 핀 멜론에서 생산량이 많은 푸른곰팡이를 발견하고 생화학 분야에 손을 대던 개혁적인 제약회사들에 의하여 거대한 발효 조를 통한 대량생산의 길로 접어들었다. 동시에 화학요법제에 대한 연구와 발전도 눈부시게 이루어졌다.

1930년대 후반에 토양미생물 전문가 ‘왁스먼’은 결핵균이 흙 속에서 급속히 사멸한다는 사실에 관심을 가지고 흙 속의 미생물을 배양하여 항 결핵균 작용이 있는 물질을 찾기 시작했다. 1939년부터 시작한 이 연구는 1만 종 이상의 토양 내 세균을 배양하면서 5년이란 세월 동안 천신만고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스트렙토마이세스’ 속의 균으로부터 ‘스트렙토마이신’을 추출 해냈다. 이 ‘스트렙토마이신’으로 인해 인류는 유사 이래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했던 역병인 결핵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서광을 얻었다.

그리고 이후 ‘스트렙토마이세스’ 속의 균주를 이용하여 ‘테트라사이클린’류를 비롯한 6가지 이상의 새로운 항생제가 탄생했으며, 그중 특히 ‘테트라사이클린’류는 최초의 광범위 항생물질로 규정되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더욱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갖추고 내성균에 효과적인 항균물질들이 속속 개발되어 신종 감염증의 치료에 공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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