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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의학에세이[25] 현대의학의 발자취를 따라서
김영진 의학에세이[25] 현대의학의 발자취를 따라서
  • 김영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위원·고려대 의료법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치의학박사
  • 승인 2020.08.17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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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미래를 향한 도전-7
김영진 박사
김영진 박사

 황색포도알균(Staphylococcus aureus)은 지역사회와 병원감염의 중요한 원인균으로 피부 및 연조직 감염, 폐렴, 균혈증 등을 일으킨다. 카테터 또는 인공기구의 사용 및 침습적 시술이 늘면서 황색 포도알균에 의한 심각한 감염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 균주들은 기존 항생제에 대해 내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적절한 항생제 치료가 어려워지고 있다.

 ‘메티실린(meticillin, INN)’은 ‘Beecham’에 의해 1950년대에 개발된 베타락탐계열, 즉 페니실린 계열의 항생제이다.
 개발 초기에는 매우 효과적인 항균제로 사용되었으나 ‘메티실린 내성균(MRSA)’이 발현하면서 더욱 강력한 항균력을 보유한 ‘반코마이신’으로 교체된 비운의 항생제이다.
 ‘메티실린내성 포도알균’, 즉 ‘MRSA(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는 1961년 영국에서 처음으로 검출되었으며 현재는 병원환경에서 매우 흔한 균이 되었다.

 영국에서 MRSA는 1991년의 분포비율 4%에서부터 시작하여 1999년에는 심각한 패혈증의 37%에서 주 원인균이 되었다. 근래 영국에서의 모든 황색포도알균 감염의 절반은 페니실린, 메티실린, 테트라시클린, 에리스로마이신에 공통적인 저항성을 보인다.
 황색포도알균의 penicillin 결합단백인 ‘PBP(penicillin-binding protein)’에는 5가지 종류, 즉 PBP(PBP1, PBP2, PBP3, PBP3’, PBP4)가 있다.

 MRSA의 내성발현 기전을 살펴보면,  MRSA에는 정상적인 PBP들에 비해 β-lactams에 친화력이 떨어지는 ‘PBP2a’가 추가적으로 존재한다.
 따라서 PBP2a은 페니실린 결합단백인 PBP가 항생물질에 의해 억제되더라도 세포벽을 생합성 할 수 있다. PBP2a는 세포벽에 있는 ‘mecA’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이와 같은 유전자를 포함하여 세균이 보유하게된 내성을 전파하는 ‘이동성 유전인자(mobile genetic element)’를 ‘SCCmec(staphylococcal cassette chromosome mec)’이라 한다.

 SCCmec은 Ⅰ형부터 Ⅴ형까지 밝혀져 있는데 일반적으로 병원 내 MRSA 감염의 경우는 Ⅱ형이 가장 흔한 반면, 지역사회 MRSA 감염균주는 Ⅳ형을 보유하며 β-lactams에는 강력한 내성을 보유하지만 이외 다른 계열 항생제에 대한 내성은 상호전파 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근래에 개발된 ‘아베카신(arbekacin)’은 아마노글리코사이드 계열인 가나마이신의 유도체로서 MRSA에 의한 감염증 치료제로 공인된 제제이다.

 이렇게 MRSA를 비롯한 각종 항생물질에 저항하는 내성균, 즉 ‘Super bacteria’가 만연하는 것은 환자나 의사의 항생제 오용 및 남용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리고 가축의 사료나 식품 등에 항생제나 항균성의 화학약품을 첨가하는 관행도 세균의 저항성을 증가시키는 또 다른 원인이 된다.

MRSA(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의 현미경 사진.
MRSA(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의 현미경 사진.

 가정에서 사용하는 항균성 비누나 다른 상품역시 세균의 저항성 증가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다. 제약사의 항균물질에 대한 부적절한 광고나 사용권장 관행 또한 저항균주 발생의 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소나 돼지, 닭, 생선 같이 항균제가 미량 포함된 사료로 길러지는 동물들로부터 생산된 고기, 우유, 계란 등으로부터 슈퍼박테리아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항생물질의 노출에 의해 동물에서 유래되는 저항성 균(Super bacteria)은 육류의 소비, 동물과의 근접 또는 직접 접촉, 환경 등의 경로로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병원환경 뿐만 아니라 사회전반에 걸쳐 항균물질의 남용이나 무분별한 사용은 철저히 관리되고 통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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