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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규 목요사진관 52] 단풍 단상
[한진규 목요사진관 52] 단풍 단상
  • 덴탈이슈
  • 승인 2020.10.3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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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는 무엇으로 사는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입니다.
다른 사람의 죄를 판결하기 위해 법리를 따지는 법조계에 관련된 사람들이나,
환자를 진료하는 치과의사들이나 그 추구하는 바는 같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바로 '진리' 혹은 '진실', ‘사실’의 추구가 아닐까요?

치과의사는 진료에 임함에 있어, 이미 확립되고 입증된 사실을 근거로 합니다.
즉 여러 세대 여러 선도자들로부터 검증된 '증례 (evidence)'를 기반으로 진료하고,
예후를 지켜봅니다.
당연히 인정받는 '증례'가 많은 사람이 존경받고, 신뢰를 받는 집단이 의료계입니다.
그 '증례'를 확인하고 쌓기 위해 맨 처음 하는 행위는 본인들끼리 몸에 실습을 하는 것이고, 두 번째로 가족, 특히 부모님께 서투른 진료를 하면서 약효와 치료 후 반응 등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자기 자신과 그리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서투름으로 인한 아픔을 주면서 의료인으로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치과의사, 의료인들은 증례가 없으면 함부로 시도하지 않는 냉정함을 유지하도록 교육과 규제도 받습니다.
요즘 코로나19 치료가 아무리 급하여도 치료약이나 백신을 섣불리 출시하지 못하듯,
치과의사도 검증되지 않으면 치료제로 혹은 진료기구로 사용하지 못하고,
그 스스로도 검증되지 않은 것을 선택 하지 않는 분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생명존중을 향한 의료인의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대부분이 냉철함이 요구되고 긴장감이 넘치는 삶을 살아가는 과정이라,
그 반작용으로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단편적인 생각들을 그럴듯하게 편집 포장하여,
스스로의 감성에 호소하며 순환논리를 펼치며 살아남으려는 때가 많을 것 같습니다.
이과적 이성과 문과적 감성이 따로 존재한다는 말을 쉽게 인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과 출신들에게도 감성이 넘치는 사람들이 적지 않으며,
진료 혹은 공무에 있어서는 지극히 이성적으로 임하지만,
생활에 있어서는 그 반대로 감성을 찾으려는 노력들이 아주 많기 때문입니다.

여럿이 모인 조직에서 일인의 이익을 위한 감성논리는 쉽사리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닌 단체의 이익과 관계되는 사항은
증례, 즉 증거가 판단의 근거가 되어야하기 때문입니다.
공인으로 인정받고, 치료에 있어서는 최고라는 자부심 넘치는 의료인이 되기 위해
가장 먼저 우리 스스로에게 서투름으로 인한 아픔을 주면서 증례를 쌓았듯이,
“정황상 이렇다.”, "추정 된다.", "누구라도 인정할 것 같다."는 감성에 호소하는 것은
개인 개인 각각들에게서는 쉽게 용인될 수 있겠지만,
개인이 아닌 공인으로 임명되어 그 직무를 수행할 때는 가장 금기하여야할 것입니다.

 

Time Fixer 한진규 원장

△제1회 치의미전 사진부문 특선(2013)
△시그마 하늘사진공모전 대상(2014)
△제2회 치의미전 사진부문 1등(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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