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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규 목요사진관 64] 설날
[한진규 목요사진관 64] 설날
  • 한진규 원장
  • 승인 2021.02.10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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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래떡은 장수와 집안의 번창을 위해 길게 뽑고,
엽전 모양으로 둥글게 썰어서 재물운이 계속되기를 기원하였습니다.
순백의 쌀떡과 맑은 국물은 좋지 못했던 지난 것들은 잊고,
새롭게 시작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이른 아침부터 어르신들에게 세배를 드리고 난 후
햇살이 좋은 날은 볏집 속을 파고들어 숨바꼭질도 하고,
공터에 오징어를 크게 그려 놀기도 하고,
나이먹기 가위바위보 놀이도 했지요.

할아버지와 아버지들, 그리고 사촌들이 둘러앉아 받았던 설 떡국에는
꿩고기가 들어가 있었습니다.
꿩고기를 구하기 힘든 때에는 대신 질긴 폐계 살을 넣기도 했습니다.

넉넉함은 눈이나 머리보다 마음으로 담아낼 때에
그 여유로운 맛도 잘 느낄 수 있겠구나 깨닫는 나이가 되고 보니,
그때 어린 마음에 살뜰히도 살을 발라내는 모습을 보고
“적당히 해라. 그래야 남은 뼈에 붙은 고기를 뜯어먹는 맛이 있단다.”
하시던 어머니의 말씀이 귓가에 맴돕니다.

 

Time Fixer 한진규 원장

△제1회 치의미전 사진부문 특선(2013)
△시그마 하늘사진공모전 대상(2014)
△제2회 치의미전 사진부문 1등(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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