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청년 ‘덴탈씨어터’ 주변 도움에 무한 감사”

박건배 창단 20주년 기념행사 준비위원장 “소통하며 같이 즐기길 기대”

2019-10-21     김정교 기자
박건배

치과계 극단인 덴탈씨어터가 창단 20주년을 맞아 지난 9월 기념식을 가진 데 이어 오는 31일부터 11월 3일까지 종로 5가 연동교회 가나의 집 열림홀에서 정기공연으로 '민중의 적'을 올린다.

덴탈씨어터가 20살 청년이 되기까지 많은 사람의 땀과 노력이 있었지만, 박건배 덴탈씨어터 창단 20주년 기념행사 준비위원장을 빼놓곤 그 역사와 의의를 말하기 어렵다.

박 위원장을 만나 덴탈씨어터 20년 이야기와 기념공연에 대해 듣는다. <편집자 주>

- 먼저 20주년을 축하드린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우리가 좋아서 우리끼리 시작했는데, 벌써 20년이 됐다. 20년 세월을 어떻게 왔는지 꿈만 같다. 어렵고 꿈만 같은 세월이지만 주변의 도움과 우리의 열정으로 여기까지 왔다.

매번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예산부터 걱정하며 시작하고, 끝나면 ‘힘들어서 다신 안 해’라는 말을 20년 동안 반복했다. 또 연기 해석 등에 서로 의견이 달라 다툼이 있기도 했으나 이런 것들이 금세 없어지는 것은 순수한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제 20주년 맞아 기념식도 했고, 공연도 크게 하기로 해 보람이 있고 자랑스럽기도 하다.
2개 행사를 잘 치르기 위해 모두가 스태프와 출연자 역할을 동시에 맡아가며 열심히 하고 있다. 꼭 필요해서 극단을 만들었지만, 세월이 받쳐주고 주변에서 도움을 주어 자리매김이 가능했다. 감사하다.”

지난해

- 주변에서는 어떤 도움이 있었는지.

“이수구 회장이 서울시치과의사회장을 맡고 계실 때 제가 서초구 회장을 했다. 당시 덴탈코러스와 덴탈씨어터가 치과계 양대 문화단체로 자리를 잡으면서 서치 등의 지원으로 치과인 문화제도 열기 시작했다. 서치에서 1000만 원을 지원했고, 각 구 치과의사회에서도 단돈 10만 원이라도 모두 협찬했다. 덕분에 공연 후에는 맥주 한 잔이라도 정을 나눌 수 있었다.

지금은 공연장에 스마일재단을 후원하는 모금함을 마련하고 있는데, 관객 모두의 정성을 모아 장애인 치과 진료를 위한 기부금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모금에 도움을 주시는 모든 관객과 단체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공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덴탈씨어터

- 20년 동안 극단이 이어졌으니 자부심도 크시겠다.

“웬만한 프로극단도 10년을 지탱하기 어려운 것이 연극계의 현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20년을 이어온 것도 의미가 있지만, 작품 하나를 위해 3개월여 동안 호흡을 맞춰 웬만한 프로극단 못지않은 공연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더 큰 자부심이 있다.”

- 나름 어려움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젊은 회원이 더 많아지고, 치과계의 모든 분야에서 참여했으면 좋겠다. 극단에 젊은 회원으로 30~40대도 있지만 사회와 가정생활로 인해 적극 참여가 어렵다. 그런데, 작년에 리딩 연극을 하면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원래 치과계 식구들 모두 극단활동에 참여해 왔지만 올해엔 재료상도 한 분 출연한다. 각계에서 많이 참여해 ‘인간의 교감’을 잇고 동행하는 의미가 있기를 기대한다.”

- 이번 작품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20주년 기념작이 된 ‘민중의 적(An Enemy of the People)’은 정치적이 아니고, 관객의 참여로 함께 하는 연극이다.

‘인형의 집’을 쓴 헨리크 입센 작, 김석만 역의 작품을 박건배 제작, 허경기 기획, 오종우 연출로 이동찬, 이석우, 박해란, 박승구, 허경기, 이용균, 김형순, 장영주, 윤서하, 차가현, 유경내, 박남선 등이 배역을 맡아 땀 흘려 연습하고 있다. 또한, 다른 회원들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스태프로 열심히 뒷받침하고 있다.

이야기는 작은 마을인 히스틴에 온천이 개발되면서 시작된다. 의사인 토마스 스토크만은 지역발전에 도움을 주려고 온천개발의 아이디어를 내지만 온천수가 오염된 사실을 발견하자 실상을 알리고 개발계획을 수정하려 한다. 박사의 주장은 언론사 간부들의 지지를 받게 된다.

온천개발위원회 위원장이자 시장인 피터 스토크만은 권력을 앞세워 박사에게 오염의 실상을 숨기라고 요구한다. 또 온천개발에 이미 막대한 투자를 한 지역주민들은 박사의 발견이 미칠 경제적 파장을 고려하여 박사의 말을 듣지 않으려 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덴탈씨어터

- 단원들이 마음을 맞춰 준비한다니 기대가 크다. 당부하실 말씀은.

“선배로서 건강이 허락하는 한 ‘빠진다’는 얘기는 하지 않을 것이니, 덴탈씨어터 단원들 모두가 함께하며 영원히 쭉 이어나갔으면 좋겠다. 깊어가는 이 가을, 연극이라는 문화예술로 치과계가 소통하고 공감하며 같이 즐길 수 있도록 많이 와주시면 감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