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귀 교수 ‘치아유래골’ 특강 1

시원하게 뽑고, 따뜻하게 심다

2022-03-20     구정귀 교수
구정귀

1. 치아를 지키기 위한, 사랑니 발치

교합면까지 완전히 맹출되지 못하는 사랑니는 인접치의 만성 치주염 또는 충치와 같은 상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발치의 적응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발치 후 인접치에 깊은 치주낭이 발생하여 음식 함입이나 시린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하기도 한다. 2017년 미국구강악안면외과학회(AAOMS)의 clinical paper에서는 26세 이상 환자의 깊은 수평 매복의 사랑니는 발치 후 제 2대구치 원심에 결손부를 야기할 수 있음에 따라 골이식을 고려할 것을 언급했다.

국내 2018년 심평원 통계에 따르면, 25세 이전에 발치하는 경우는 전체의 51.1%밖에 되지 않는다. AAOMS에서 골이식을 권고하는 26세 이상의 발치 환자는 49%이며, 특히 사랑니 발치 후 제 2대구치 원심에 깊은 치주낭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은 30세 이상의 환자는 전체 사랑니 발치의 29.4%에 해당한다. 

이런 경우, 환자에게 자가치아유래골이식술을 권하고 있다. 문제가 있는 사랑니는 시원하게 발치하면서, 동시에 재활용하여 앞 치아가 시리지 않도록 치주조직의 재생을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치주질환 처치를 위한 목적으로는 급여 적용이 가능하다. “차107-1 자가치아유래골이식술 (이식재 포함; 상대가치점수 2201.76점, 2022년 의원기준 199,700원). 단, 급여적용이 되기 위해서는, 제2대구치의 치주질환치료를 위한 전처치가 필요하다. 

그림1.

발치한 치아를 치조골이식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서울시 종로구 소재의 한국치아은행으로 보내 골이식재로 가공하기 위한 시간이 약 1주 정도 소요된다. 따라서 이 시간 소요와 매복 정도에 따라서 두 가지 접근법을 활용할 수 있다.

그림2

1) 다른 부위에 발치가 필요한 치아가 있는 경우= 사랑니 발치 전에 미리 발치하여 자가치아유래골이식재를 만들고, 사랑니 발치하면서 제2대구치 원심부에 이식하고, 상부는 Collagen plug를 이용하여 피개하는 ‘Bio-Col’ 기법을 활용한다. 
    
2) 활용할 수 있는 다른 치아가 없는 경우= 통상의 방법으로 사랑니를 먼저 발치하여 자가치아유래골이식재를 제작한다. 연조직이 회복되는 6주 후에 2차로 자가치아유래골이식술을 시행한다. 이 경우에는 일차봉합을 얻을 수 있다. 상아질 유기기질의 대부분이 Type I collagen으로 구성되므로 1차봉합이 가능한 경우에는 Collagen plug나 다른 차폐막을 사용하지 않아도 좋다.

그림3.

상아질은 골형성단백질(BMP)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단백질(non-collagenous protein)이 있기 때문에, 탈회상아질 (demineralized dentin)은 골유도능이 있다. 이식재로서 흡수되면서 미분화간엽세포를 불러오고, 골전구세포로 분화하여, 빠른 골개조 과정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따라서, 잘 재생되지 않는 인접치 치근면의 치조골재생을 유도할 수 있다.

모든 사랑니 발치에 골이식을 고려할 필요는 없지만, 발치와가 잘 치유되기 어려운 일부 환자에게는 발치하고 폐기될 수 있는 폐치아를 활용하는 자가치아유래골이식술을 고려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시원하게 발치하는 사랑니를 재활용하여, 사랑니에 의해 병적인 영향을 받아 시릴 수 있는 인접치 치주조직의 재생을 적극적으로 시도해보는 것은 환자에게도 따뜻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