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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준 사진 묵상집 출판기념회 21일 개최
임창준 사진 묵상집 출판기념회 21일 개최
  • 김윤아 기자
  • 승인 2019.04.15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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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베르나, 오상의 카이로스’ 임창준 사진전

임창준 원장(서초이엔이치과)이 12~28일 ‘라 베르나, 오상의 카이로스’를 테마로 한 개인사진전을 갤러리 1707에서 연다. 사진 묵상집 출판기념식은 21일 오후 3시 강남구 논현로 841 JB미소빌딩 405호(압구정CGV 길 건너 스타벅스 4층)에서 갖는다.

임 원장은 서울대 치과대학생 시절 사진동우회 포토미아 회원으로 사진에 입문했다. 치대 교수로 재직하며 임상사진만 촬영하다가, 환갑을 앞두고 다시 사진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2016년부터 포토저널 칼럼니스트로, 2018년부터 예술사진연구회(가칭)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6년 프랑스 ‘까루셀드르브르아트페어’, ‘4인의 감각전’ 등 다수의 사진전에 참여했다.

그는 1991년 단국치대 교수 시절에 가톨릭 신자가 되었다. 2011년도에 ‘창조물의 신비’라는 주제로 개최된 제13차 프란치스칸 영성학술발표회에서 창조물의 신비를 위한 자연과학적 접근을 위해 ‘인간의 생물학적 구조의 변화 및 치유’에 대해 발표했다.

다음은 ‘카이로스Kairos’에 대한 임창준 원장의 글이다.
 
피조물과 고요와 오상, 오상 성흔의 카이로스, 그 신비를 찾아서

평소 존경하던 고 바오로 신부님이 프란치스코 성인께서 오상 성흔을 받은 라 베르나 성지에 머무신다는 말씀을 듣고 순례에 대한 의지가 생겼다. 그곳의 공기와 바람, 햇빛이 나의 믿음과 영성을 키워줄 것 같았다. 하느님을 모르는 분들과 프란치스코 성인의 영성을 잘 모르는 분들에게 평신도인 나 같은 사람의 사진 이야기가 혹시 도움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시간이 지날수록 그곳에 머물고 싶은 마음이 점점 더 간절해졌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과연 내가 피조물 속에 스며 있는 성인의 내적 흐름을 담아낼 수 있을까, 의문이 일었다.

‘카이로스Kairos!’

고(故) 백기수 교수는 ‘미학’에서 카이로스란 일상적인 연속된 시간의 흐름이 어느 순간에 단절되고 성화되어, 미의식이 집중되는 특수한 질적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시간의 요소는 순간(moment)인데, 일상적 현실은 이 순간들이 연속되며 수평적 일방적으로 영원히 흐른다. 이러한 시간은 인간 정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이 흐를 수 있다. 카이로스도 역시 순간이지만, 이것은 연속되는 시간 속의 물리적인 순간이 아니라, 사물과 인간 정신과의 대화의 시간에 속하는 것으로서, 초월적인 것과의 수직적 접촉점이다. 이런 의미의 ‘카이로스’는 종교 속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를테면 한 개인의 운명 속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 삶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그러한 시공간의 경우이다.

젊은 날의 프란치스코는 아씨시 외곽에 있는 산 다미아노 성당에 들어가 기도하던 중 “프란치스코야, 다 허물어져 가는 내 집을 수리하여라”는 음성을 들었다. 그는 그 음성을 이 성당을 수리하라는 뜻으로 이해하여, 부친 가게의 비싼 옷감들을 팔아 돈을 마련하였다. 그의 부친 피에트로는 화가 나서 프란치스코를 집으로 끌고 와 체벌을 하고, 사슬에 묶어 가두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집을 비운 사이 그의 어머니는 아들을 자유롭게 풀어주었다. 결국 프란치스코는 아씨시의 주교와 대중 앞에서 자신이 입고 있던 속옷까지 다 벗어 부친에게 돌려주었다. “이제부터 저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만을 아버지라고 부르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상속권은 물론 부자간의 관계마저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이후 프란치스코는 가난한 옷을 입고 구걸로 연명하며 회개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갇혔던 장소는 그 시절부터 현재까지도 같은 공간으로 존재한다. 그곳은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공유하면서도 시공을 초월한 전환점의 공간이다. 또한, 그곳은 부친의 세속화 시도와 하느님을 향한 성인의 믿음이 부딪쳤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부친의 강력한 억압 아래 있던 프란치스코 성인에게는 진리를 향한 자유로운 공간이었다. 세계적인 현대 사진 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Henri Cartier Bresson은 “한 장의 사진 속에서, 구성은 눈에 띈 요소들의 동시적 결합과 유기적 종합의 결과”라고 하였다. 카이로스는 연속된 시간 속에서 적정 순간에 때맞춰 도달하듯 공간 속에서도 부분들 사이의 조화로운 일치이고 이는 전체와 부분의 비례와 조화를 이루는 결정적 순간 속에서 펼쳐진다.

성인과 수도자들의 장소도 시공을 초월하는 카이로스 공간이다. 그들의 거처와 그들이 관상하며 기도하던 곳, 그리고 묵상하며 바라보던 피조물인 자연을 우리는 사진 속에서 공유하며 그들과 같은 생각 속에서 유영할 수 있다. 나아가 미래의 모습, 예언된 모습, 상상 속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즉 이 사진들은 중세와 현재 사이의 ‘카이로스’의 범주에 속하는 셈이다. 렌즈를 통해 성인의 흔적, 성인과 관련된 어떤 풍경의 전개를 포착하고 셔터를 누름으로써 성인께서 살아 계시던 중세 시대의 믿음, 성인의 영성과 행동을 담으려 했다. 이 사진들 속에는 성인께서 찬미하던 하느님과 피조물의 신비와 고요의 신비, 성인의 오상의 흔적들이 묻어 있다. 모든 존재는 혼자가 아니며 시간과 공간을 함께 품고 살아간다. 고요는 ‘시공합일’이며 그 속에서 사물과 사물이 서로의 영혼을 느낄 수 있다.

이천십구년, 임창준 프란치스코

작가 임창준= 프란치스코, 서울교구논현2동성당 소속(서초이엔이치과 원장).
원광대·단국대 교수, 구강악안면임플란트학회 회장, 대한심미치과학회 회장, 아태조직은행협회 회장, 한국조직은행연합회 이사장, 과학기술처 국제원자력기구 방사선 멸균사업 한국 책임자, 한국인체조직기증원 이사 등.

<사진전>
◇ 2016년
8월 구리 세계아트디자인 페스티벌 사진 분야 전시- 구리시 페스티벌 특별전시장
10월 프랑스 ‘까루셀드르브르 아트 페어’ 전 참가
10월 '4인의 감각' 전- 덕유산 갤러리
11월 '빛과 사색의 공간' 고양 사진문화발전회 제1회 회원전- 아람누리 갤러리
12월 포토저널 고양지국 초대전- 계룡건설 1층 갤러리
◇ 2017년
1월 까루셀드르브르 아트쇼핑 국내작가 초대전- 갤러리 가온
4월 P&I 서울 국제사진영상전 포토저널 부스 사진전
7월 '빛과 흔적을 찾아서'- 갤러리600
7월 '개념적 풍경(Conceptual Landscape)'- 갤러리 이룸
12월 고양 사진문화발전회 제2회 회원전- 아람누리 갤러리
◇ 2018년
4월 P&I 서울 국제사진영상전 포토저널 부스 사진전
7월 '초월적 풍경(Transcendental Landscape)'- 반도 갤러리
12월 '꽃을 버려라' 흑석사랑 동인회 회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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