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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치협 미불금’에 복지부 “칼 뺄까”
‘2014년 치협 미불금’에 복지부 “칼 뺄까”
  • 김정교 기자
  • 승인 2019.04.16 2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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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치협 회계자료 구두 요청한 상태, 확인 후 조치”
세무서 “법인세 신고기한은 회계연도 종료 후 3개월까지”
복지부가 치협 미불금 관련 회계자료 조사에 들어갔다. 사진은 치과의사회관 전경.
복지부가 치협 미불금 관련 회계자료 조사에 들어갔다. 사진은 치과의사회관 전경.

치협 김세영 전 회장(김전)의 임기 마지막 해인 2014년 3월부터 4월까지 미불금 13억 원의 회계자료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16일 덴탈이슈와의 통화에서 “2017년 판결 내용에서 문제가 되는 미불금 기간의 회계자료 폐기 여부에 대해 치협에 구두로 자료를 요청한 상태”라며 “1차로 회계자료 보존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관련 자료가 어떻게 보관되고 있는지 확인한 뒤 검토결과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법인세법 제116조(지출증명서류의 수취 및 보관) ①항에서 ‘법인은 각 사업연도에 그 사업과 관련된 모든 거래에 관한 증명서류를 작성하거나 받아서 제60조에 따른 신고기한이 지난날부터 5년간 보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과 관련, “이 조항에서 ‘5년’은 법인의 해당 과세기간에서 법정신고기한이 지난날부터 5년”이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치협을 관할하는 성동세무서 관계자는 “법인세법 제60조에서 말하는 신고기한은 회계연도 종료 후 3개월”이라며 “치협 회계연도가 5월에서 시작돼 다음 해 4월 말 끝난다면 신고기한은 7월 말이 된다”고 말했다.

이들 설명을 종합하면 2014년 3, 4월 미불금 기간의 회계자료 보관기한은 오는 7월 말이 되며, 복지부는 회계자료에 대한 보존기한을 명확히 알고 있으므로 여유를 가지고 사실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에서 김전 등이 진술한 ‘관행’의 문제점이 치과계에서 성토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전은 진술에서 “후임 집행부에서 전임 집행부의 잘못을 발견하지 못하도록 관련 ‘자료를 폐기해 오던 관행’이 있어서 위와 같이 자료폐기를 지시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검찰은 이 주장을 인용해 무혐의 처분했다.

이에 대해 치과계에서는 “후임 집행부가 전임 집행부의 잘못을 발견하지 못하도록 관련 자료를 폐기하는 것이 관행이라면 전직 협회장들은 모두 범법자”라며 “전직 회장 모두가 범법자인가”라고 의혹을 감추지 않았다.

모 원장은 “관행이라면 어느 집행부이든 간에 자신이 불리한 자료는 다 폐기하고 나간다는 얘기”라며 “이는 회비를 내고 맡긴 대다수 회원이 원하는 방식은 아닐뿐더러 협회의 역사가 왜곡될 수 있는, 매우 불법적이고 용서할 수 없는 중차대한 문제”라고 성토했다.

이 원장은 특히 “치협의 리더가 자신의 잘못을 후임이 알까 봐 자료폐기를 관행적으로 해 왔다며 전직 선배 협회장까지 끌어들이면서 진술한 김세영 전 회장의 고백은 참으로 안이한 역사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 비판했다.

당시 자료폐기가 ‘관행’이라 진술한 감사에 대한 비난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검찰의 불기소 이유를 보면 “감사 조무현, 김종환, 김현기도 2014. 4. 26.경 정기총회 결산보고가 추인된 상황에서, 피의자로부터 사업목적인 달성되었으므로 후임 집행부와의 인수인계 과정에서 관련 자료를 폐기하는 것에 동의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관행’ 등을 고려하여 자료폐기에 동의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감사가 피의자인 김전의 요청에 따라 관행 등을 고려해 자료폐기에 동의했다는 것이니, 무엇 때문에 감사를 하는지 자신의 역할을 망각한 진술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 치과계의 여론이다.

또 다른 모 원장은 “감사는 관행이 있었다고 해도 회원을 위한 관리자이자 감시자로서 이를 막아야 했다”며 “그러함에도 치협회장과 야합하는 감사라면 굳이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는 4월 21일 개최되는 치협 대의원 총회에 ‘외부감사’를 요청하는 안이 올라온 것도 이러한 폐단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복지부의 사건 해결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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