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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
  • 김정교 기자
  • 승인 2020.07.30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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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협의 국민 빠진 ‘대국민 홍보단’ 발족을 보며
사진= 치의신보 캡처. 치협 홍보단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국민 홍보단’ 출범이 아닌 ‘31대 집행부 홍보단’ 출범을 알리는 현수막이 너무 커 보인다.
사진= 치의신보 캡처. 치협 홍보단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국민 홍보단’ 출범이 아닌 ‘31대 집행부 홍보단’ 출범을 알리는 현수막이 너무 커 보인다.

대한치과의사협회 기관지 치의신보가 “제31대 치협 집행부 대국민 홍보단 출범식이 7월 25일 서울역 인근 한 식당에서 열렸다”고 27일 보도했다. 치의신보는 출범식에 “치과계 홍보에 앞장설 치과의사 16명, 치과위생사 6명 등 총 22명의 홍보단원이 참석”했음을 밝혔다.

기사는 이상훈 치협회장이 인사말에서 “제31대 치협 집행부의 든든한 파트너가 될 대국민 홍보단의 힘찬 출발을 축하”하고 대국민 홍보단이 “치협 정책 홍보에 일익을 담당한다는 자부심으로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해 주길 당부”했음을 전했다.

기사는 이어 “치협 대국민 홍보단은 국민에게 다양하고 정확한 구강 건강 지식을 전달해 국민 덴탈 IQ를 상승시켜 치과 의료기관을 신뢰할 수 있고 친숙하게 느끼도록 하는 한편, ‘소통 회무’를 내세운 제31대 치협 집행부가 추진하는 주요 정책을 치과의사들에게 신속히 전달해 대회원 소통과 화합의 가교역할을 주목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치협 E-홍보사업을 통해 제작되는 카드뉴스, 포스터, 영상, 각종 정책 홍보자료 등을 자신이 주로 운영하는 SNS를 통해 홍보하는 역할을 주로 하게 된다”고도 덧붙였다.

치의신보가 ‘대국민 홍보단 발족’을 보도한 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보도자료에서 “보건 의료정책 추진과정에 시민과 소통하는 ‘2기 시민참여위원회’가 발족했다”고 밝혔다. 28일 발족한 2기 위원회는 “건강보험제도 운영에 대한 국민 관점의 의견수렴과 시민·소비자단체 간 협업체계 구축을 통한 제도 수용성 제고 및 정책 시너지 창출”을 위한 것이라고 심평원은 설명했다.

심평원은 보건의료 정책지원 추진과정에서 의료소비자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함으로써 국민이 체감하고 만족하는 제도를 설계하고자 2018년 7월부터 1기 시민참여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2기 위원회에는 참여연대와 경실련, 소비자연맹 등 시민·소비자단체는 물론 건강세상네트워크, 환자단체연합, 장애인단체총연합 등 환자·보호자 단체와 한국노총과 민노총, 경총 등 노동·경영계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시민·대표단체 이름이 총 망라되고 있다. 위원회에 관여하는 심평원 인사는 개발상임이사와 급여보장실장 등 단 2명뿐이다.

심평원은 ‘시민참여위원회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보건의료 정책 이슈 등 도움 정보를 활발히 공유하고 소통하여 ‘양방향 소통 채널’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라 밝히기도 했다.

각기 다른 기관에서 다른 목적으로 ‘대국민 홍보단’과 ‘시민참여위원회’가 발족했으니 서로의 역할이 다르다고 할지는 모르되 양 기구의 목표가 ‘소통’이라는 공통점을 가짐을 부인하기 어렵다. 둘 다 국민과 쌍방향 소통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양 기구의 구성에서 주목되는 것은 한쪽(대국민 홍보단)은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 등 집안 식구만 참여토록 했고, 다른 한쪽(시민참여위원회)은 다수의 시민단체, 즉 국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토록 했다는 데 있다.

쌍방향 의사소통의 기본은 양자다. 이야기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치협의 대국민 홍보단에는 치협 31대 집행부의 이야기를 전할 사람은 있어도 들을 사람, 구강 건강의 어떤 점이 궁금한지 ‘물어 줄 사람’은 없다. 요즘 세상에 “나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테니 너는 들으라”고 하면 누가 순순히 따를까.

이미 출범한 대국민 홍보단을 비토하기 위함이 아니다. 이상훈 회장이 인사에서 말한 ‘제31대 치협 집행부의 든든한 파트너가 될 대국민 홍보단’이 먼저가 아니라 ‘바른 치과 정보를 국민에게 전할 홍보단’이 우선 되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한다면, 지금이라도 ‘국민’을 홍보단에 포함하라.

그리하여 ‘대국민 홍보단’이 제공하는 정보를 국민이 믿음으로 대하게 될 때, 치협이 ‘국민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도 신뢰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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