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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의학에세이[29] 현대의학의 발자취를 따라서
김영진 의학에세이[29] 현대의학의 발자취를 따라서
  • 김영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위원·고려대 의료법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치의학박사
  • 승인 2020.09.14 1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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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미래를 향한 도전-11
김영진 박사
김영진 박사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이나 동물에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감기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 중 하나다. 이 바이러스는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코로나(원 둘레에 방사형으로 빛이 퍼지는 형태) 모양이라서 붙여진 이름이다.
 2003년 ‘사스(SARS; 중증 급성 호흡기증후군)’와 2015년 ‘메르스(MERS; 중동 호흡기증후군)’가 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것이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 경로는 매우 다양하다. 워낙 이곳저곳에 널린 바이러스다 보니, 비단 감염자와의 밀접한 접촉이 없더라도 가벼운 일상생활을 통해서 감염될 수 있다. 다만, 공기를 통한 전염은 원론적으로 정의할 수 없고 엄밀히는 "비말"을 통한 전염으로 간주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전체 감기원인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인간 사이에서도 실시간으로 매우 강력하게 전파되어왔고 지금도 끊임없이 전파되고 있는 바이러스이다.
 본래는 인간을 공격대상의 주력으로 삼는 바이러스가 아니었으나 대부분 사방에 밀집되어 분포하는 인간과 다른 동물이 상호 접촉하면서 스스로의 변이과정을 거쳐서 종간장벽(種間障壁)을 넘어와 갑작스럽게 심각한 증상을 나타내며 인간세계에 대유행을 일으키는 것이다.

 국제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우한에서 발생한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COVID 19)의 확산은 이와 같이 동물에서부터 비롯되어 종간장벽을 넘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알파’와 ‘베타 코로나바이러스’는 포유류의 일종인 포유강(Mammalia) 박쥐목(Chiroptera) 및 설치목(Rodentia) 등을 자연 숙주(natural host)로, ‘델타 코로나바이러스’는 ‘조류’를 자연 숙주로 하여 전파되는 것이 관찰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중간숙주(intermediate host)는 사슴, 노루, 낙타, 오소리 등의 중형 또는 대형 포유류 동물이며 이를 가축화하여 상시 접촉하거나 섭취를 하는 과정을 거쳐 인간에게 전파된다.

 코로나바이러스를 형성하는 전반적인 단백질 구조들은 ‘스파이크(Spike)’, ‘껍질’, ‘멤브레인 (Membrane)’그리고 ‘뉴클레오켑시드(Nucleocapsid)’이다. 하지만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와 다르게 ‘SARS 코로나바이러스’는 특징적으로 스파이크 위에 존재하는 결합수용기 도메인의 부착부분이 세포수용기인 ‘안지오텐신 전환효소2(Angiotensin-converting enzyme 2, 줄여서 ACE2)’에 의해 중재된다.

 몇몇 코로나바이러스(특히 베타코로나바이러스 그룹의 하위집단)도 표면에 항체 에스테라아제(Esterase)라고 불리는 단백질로 구성된 짧은 스파이크를 가진다.

 지난 연말에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폐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2019-nCoV' 가 원인으로 알려졌다. 이 신종 바이러스는 2019년 말에 처음으로 인체감염이 확인됐다는 의미에서 '코로나-19 (COVID-19)'로 명명되었다. 지금까지 코로나 바이러스는 단 여섯 종만이 사람에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와는 성질에 다소 차이가 있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분류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 SARS-Cov-2)의 3차원 모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 SARS-Cov-2)의 3차원 모형

 일반적인 코로나 바이러스는 환자의 침방울 등 분비물(비말)을 통하여 감염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새로운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감염경로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코로나바이러스는 고도의 예방의학이 발전한 오늘날에도 대규모 호흡기 증후군의 유행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되면 2~3일에서 최장 2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쳤다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주로 무기력감, 37.5도 이상의 고열, 기침, 인후통, 가래, 근육통, 두통, 호흡곤란, 폐렴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폐 손상에 따른 호흡부전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특히 ‘리노바이러스’도 그렇지만 폐를 직접적으로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 치명적일 수 있는 만큼 무서운 바이러스이다. 폐가 공격당하면 설령 치유가 되더라도 진행된 폐 섬유화로 인하여 COPD(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처럼 평생을 호흡부전으로 고생하며 살아가야 된다.

 폐 섬유화 현상이 나타나면 CT나 엑스레이 상으로 폐가 하얗게 나온다. 원래 폐를 엑스레이나 CT 찍으면 방사선이 잘 투과되므로 검게 나와야 정상이다. 그런데 코로나 19에 이환되었을 때 방사선 상에서 새하얗게 변해버린 폐 사진을 보는 순간 환자와 의사 모두 충격에 빠져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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