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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내미는 손이 부끄럽지 않게 해야 한다”
“내게 내미는 손이 부끄럽지 않게 해야 한다”
  • 김정교 기자
  • 승인 2021.04.19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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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윤수 원장, 아프리카 남수단에 7호 치과 진료소 설립 추진
설립 비용 마련하려 치약·칫솔 개발, 포털 ‘치사한몰’서 판매
공윤수 미보치과 원장
공윤수 미보치과 원장

공윤수 원장은 2000년부터 2008년까지 8년 동안 필리핀에서 선교사역을 한 뒤 2009년 서울 석관동에 미보치과를 열어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의 진료를 도맡아 왔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13년부터 해외에 치과 진료소를 설립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6곳을 만들었고, 앞으로도 계속하겠다고 한다.

국내외에서 진료 봉사와 지원을 함께 하는 공 원장은 “이웃이 제게 도와달라고 손을 내밀었을 때 그 손이 부끄럽지 않게 하려 한다”며 “올해 7번째 해외 진료소를 아프리카 남수단에 만들고 있는데, 치과 수입만으로 부족해 제가 개발한 칫솔과 치약을 네이버 스토어에서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보통의 치과의사라면 쉽지 않은 일을 자청하는 공 원장을 덴탈이슈가 만났다. <편집자 주>

- 해외 치과 진료소를 설치하는 등의 봉사를 한다고 들었다. 국내만으로도 벅찰 텐데 그렇게 하는 이유는.

“필리핀에서 진료하면서 약이나 재료가 없어 발치만 해주고 끝낸 환자가 많았고, 그것이 귀국하면서 마음에 걸리고 미안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앞으로는 치아를 살리는 치과의사가 되자’고 결심했다.

제가 필리핀에서 발치한 치아 개수를 생각해보니, 치과 진료소 10개 정도를 만들면 그동안 뺀 치아 수만큼 살려줄 수 있겠더라. 그래서 2009년 치과를 오픈한 뒤 2013년 첫 해외 치과 진료소 설립을 시작해 6개를 세웠다.”

필리핀에서 진료봉사를 하는 공윤수 원장(우).
필리핀에서 진료봉사를 하는 공윤수 원장(우).

- 지금까지 설립한 해외 치과 진료소는 어디인가.

“2013년 필리핀에서 활동하는 ‘소록유니재단과 협력해 마닐라 북쪽 깔라오깐市 한센인 마을인 사마리아 빌리지에 첫 치과 진료소를 설립했다. 소외된 한센인 치아 관리와 주변의 가난한 마을주민에게 의료혜택을 제공함으로써 해외 치과 진료소 세우기에 첫발을 내디뎠다.

두 번째는 아프리카 가나 테마市 WAM 센터와 협력해 세웠고, 캄보디아 깜뽕스프 지역에 제3호 치과 진료소를 설립했다. 제4호 치과 진료소는 필리핀 ‘소록유니재단’과 다시 손을 잡고 샌안토니아시의 정부가 운영하는 보건소 내부에 설치했다. 5호는 캄보디아 덤락텀에 설립했으며, 6호는 필리핀 판디 지역에 세웠다.”

- 앞으로도 해외 치과 진료소를 계속 설립할 것인지.

“물론이다. 10개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추진하고 있다. 제가 다니는 교회에서 ‘꿈이 있는 사람들(꿈사)’이라는 선교단체를 만들었다. 제가 이곳의 대표를 맡고 있고, 이곳을 통해 국내외 모든 봉사 계획이 수립되고 또 진행된다.

해외 치과 진료소에는 현지 의사가 고용돼 있고, 진료비용 등은 ‘꿈사’에서 지원한다. 해마다 봉사 팀이 현지에 가서 진료 지원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한국보건정보정책연구원 봉사자 등과 함께 다녀오기도 했다.

수년 전부터 열린치과봉사회와도 코웍을 하고 있는데, 열치는 명절 연휴 등을 이용해 필리핀 진료 봉사를 해 왔다.”

공윤수 원장이 개발한 치약 칫솔을 설명하고 있다.
공윤수 원장이 개발한 치약 칫솔을 설명하고 있다.

- 설립 비용은 어떻게 마련하는가.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미보치과 수입이다. 아내가 약사라 약국을 하면서 가정경제는 꾸릴 수 있었고, 제가 큰 부자는 아니라도 치과를 운영하면서 나오는 수입은 대개 봉사에 가져다 쓸 수 있었다. 물론 지금은 아내가 약국을 그만뒀지만 조금만 아끼면 생활에는 큰 불편이 없다.

그래도 부족한 비용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고민을 했다. 그러다가 2년 전쯤에 천연성분 치약인 ‘덴티아’를 개발했고, 이를 개선한 ‘미보치약’으로 업그레이드해 현재 네이버 스토어 ‘치사한몰(치아를 사랑하는 몰)’에서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보프레미엄칫솔을 개발해 역시 네이버 스토어에서 공급하는데, 사용감이 편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잘 닦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환경호르몬이 없는 재질을 썼고 두께를 얇게 해 입안 깊숙이 들어가게 했다. 재질을 나무로 할까도 생각했으나 곰팡이 우려가 있어 플라스틱으로 했다.

이 칫솔과 치약 판매를 원하는 치과의원이 있다면 공급해 ‘구강위생용품숍’에서 판매하도록 하고 있다. 일반인 대상으로는 포털에서 판매한다. 포털에서는 치사한몰이나 치과의사가 만든 치약, 미보칫솔, 공윤수칫솔로 검색하면 자세한 설명을 볼 수 있다.

공윤수 원장이 임신부 구강보건교육을 펼치고 있다.
공윤수 원장이 임신부 구강보건교육을 펼치고 있다.

가장 좋은 치과의사는 환자 스스로 구강을 관리할 수 있게 하는 것이고, 치아 관리를 잘하도록 방법을 알려 주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는 올바른 양치질이 가장 기본이 되고, 치간칫솔이나 치실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치약 칫솔이 기본이 되는 품목이므로 품질 개선에 나선 거다.

물론 해외 진료소 설립에 미보치과 진료 수입만으론 모자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미보치약과 미보칫솔 판매 수익으로 해외 진료소 설립 비용을 충당하므로, 이 치약 칫솔을 구입하면 좋은 치약과 칫솔을 쓰면서 이웃돕기에 동참하는 것이다.”

메모= 공윤수 원장은 그동안 크고 작은 수상을 사양해 왔으나 봉사에 참여할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서울시 봉사상 개인 부분 대상과 △위대한 한국인 100인 대상을 받았다. 기독교인이므로 관련 방송이나 신문, 일반 매체 등에서 인터뷰 요청이 자주 오지만 “몰려드는 환자를 모두 감당할 능력이 없어 사양해 왔다”는 그는 “이번 인터뷰는 치약 칫솔 매출을 올려 빨리 7호 진료소를 설립해야 한다는 필요에 의한 것이므로 불가피하다”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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