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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선 박사「의료서비스 마케팅」[11] 구매자 교섭력(Buyer's Force)
신용선 박사「의료서비스 마케팅」[11] 구매자 교섭력(Buyer's Force)
  • 신용선 박사
  • 승인 2021.07.1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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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선 경영학박사, 베터비즈경영컨설팅연구원장
신용선 경영학박사, 베터비즈경영컨설팅연구원장

마이클 포터(Micheal E. Porter) 교수(하버드 대학)가 산업구조를 분석하고 해당 산업의 매력도를 측정하기 위한 분석 방법으로 제시한 5가지 경쟁요인(Five-forces Model) 중 마지막 요인인 ‘구매자(Buyer)’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 구매자의 교섭력

구매자의 교섭력은 자사(自社)와 소비자(고객 기업) 사이에서의 교섭력(협상 주도권)이 어느 쪽에 있는지 그리고 그 협상 주도권의 정도가 얼마나 강한지 나타내는 것이다. 구매자도 기업과의 사이에서 경쟁 관계가 있다는 것이 마이클 포터 교수의 생각이다. 구매자는 가격 인하와 품질 및 서비스 개선을 요구하고, 때로는 판매자들을 경쟁시키는 힘을 갖고 있다. 이것은 산업혁명 이후 산업구조가 자동화에 의한 대량생산 사회로 전환되면서 구매자의 위치나 위상이 이전과 달라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산업혁명 이전과 달리, 구매자는 생산자(공급자)에게 교섭대상자의 지위를 획득하게 된 것이다. 구매자의 힘(주도권)이 강해질수록 판매자의 힘은 약해져, 가격을 인하하게 되며 각종 마케팅 비용 증대로 수익성은 낮아지게 된다. 

□ 교섭력을 주도하는 요인들

생산자(기업)와 구매자(소비자) 사이에서 교섭력을 주도하는 주요한 요인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구매자 집중도 & 구매자 집단크기 - 구매자 집단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든지 혹은 구매자 집단의 규모가 커서 대량구매를 할 수 있는 경우라면 구매자의 교섭력이 강해지고 판매자(기업)는 교섭력이 약해져서 불리한 경쟁 환경에 놓이게 된다. 

▲판매자 교체를 위한 구매자의 전환비용 - 판매자를 교체하기 위한 구매자의 전환비용이 낮을수록 구매자의 교섭력이 강해진다. 즉, 기존에 거래처를 다른 거래처로 바꾸는데 구매자가 지불하는 교체 비용이 없거나 적다면 기존 거래처를 쉽게 바꾸게 되어 구매자의 힘(교섭력)이 강해져서 판매자(기업)가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구매제품 표준화 및 차별화의 정도 - 구매자가 구매하는 제품이 표준화되어 차별성이 없는 제품이라면 구매자는 해당 제품의 구매가 용이하여 구매자의 교섭력이 강해진다. 반대로, 제품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고 차별화 정도가 강할수록 구매자는 쉽게 해당 제품의 공급처를 찾기 어려워 그 제품을 판매하는 판매자(기업)의 주도권이 강해지게 된다.

▲구매자 후방통합 가능성 - 구매자가 공급자를 통합(인수 혹은 합병)할 가능성이 높을수록 구매자의 교섭력이 강해진다. 

▲구매자 이익 - 구매자가 구매하는 제품이 구매자(회사)가 취급하는 다수의 제품 중에 구매자 이익이 낮은 제품에 해당한다면, 구매자의 협상력이 강해진다. 구매자에게 구매제품의 수익성이 낮은 제품이라면 구매자는 해당 제품을 별로 중시하지 않아서 공급자(공급회사)를 중시하지 않게 된다.

▲상표(브랜드) 및 제품 인지도 - 상표(브랜드) 및 제품 인지도가 약할수록 구매자의 교섭력이 강해진다. 즉, 브랜드 인지도가 강할수록 공급자는 구매자를 확보하기에 용이하기에 구매자와의 교섭력에서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구매자도 공급자와의 사이에서 경쟁력을 가진다. 사진= 픽사베이
구매자도 공급자와의 사이에서 경쟁력을 가진다. 사진= 픽사베이

□ 의료서비스에서의 구매자

의료서비스 분야에서의 구매자는 의료기관을 방문하고 의료서비스를 소비하는 내원객들이 될 것이다. 의료기관과 내원객(환자 및 의료서비스를 구매하는 소비자들)과의 교섭력을 단순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우선 의료기관의 각 전문분야가 매우 상이하고 또한 의료기관들 상호 간 규모의 차이도 매우 크다. 이러한 제한된 요인들을 감안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①구매자 집중도 & 구매자 집단 크기 -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구매자의 집중도는 대도시와 중·소 도시와의 차이는 매우 크다. 대도시는 집중도가 크지만 그에 반해 중·소 도시는 구매자(고객)들의 거주지 분산이 커서 집중도가 매우 낮다. 구매자 집단의 크기도 역시 대도시는 집단크기가 크지만, 중·소 도시는 크지 않다. 따라서 구매자 집중도 및 집단크기로 보면, 대도시는 구매자(고객) 교섭력이 강하고 중소 도시는 공급자인 의료기관의 교섭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②판매자 교체를 위한 구매자의 전환비용 - 구매자 입장에서 공급자인 의료기관을 교체하는 것은 의료서비스 제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정 의료기관에서 장기간 의료서비스를 구매하는 경우, 환자나 내원객의 과거 병력이나 질병에 관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기에 구매자가 새로운 의료기관을 찾아 대체하는 경우 새로운 각종 검사 비용 및 진료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그 부담 비용이 전환비용으로 이 비용이 큰 경우에는 의료기관의 교섭력이 강해지고, 그 비용이 낮은 경우에는 구매자인 고객의 교섭력이 강해진다.

③구매제품 표준화 및 차별화의 정도 - 고객인 내원객의 입장에 볼 때, 구매하는 의료서비스가 차별화가 크지 않고 일반적이라면 어떤 의료기관을 특정하여 의료서비스를 구매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경우에는 의료기관의 교섭력은 약해지고 구매자인 고객의 교섭력이 강해진다.

④구매자 후방통합 가능성 - 구매자인 내원객이 의료기관을 인수 혹은 합병할 가능성은 있지만 사실 그 가능성 매우 낮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의료기관의 교섭력이 강하다고 할 것이다.

⑤구매자 이익 - 의료서비스를 구매하는 내원객이 의료서비스를 구매함으로써 얻게 되는 이익은 매우 크다고 보아야 한다. 의료서비스는 구매자인 내원객의 건강 보존을 위해 매우 중요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생명 보존과도 직결되는 서비스 제품이다. 따라서 구매자의 이익이 매우 크며 구매자는 그 수익을 갖기 위해서라도 그 수익을 제공하는 의료기관의 서비스를 구매해야 하기에 당연히 의료기관의 교섭력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⑥상표(브랜드) 및 제품 인지도 - 공급자인 의료기관의 상표(브랜드) 및 서비스 제품의 인지도가 클수록 의료기관의 교섭력은 강해진다. 예를 들어 대학병원처럼 잘 알려진 의료기관은 인지도가 높아서 내원객이 집중되어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한 대기시간이 길어진다. 또한 특정한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의사)이 제공하는 의료서비스가 매우 좋다고 평가가 고객 사이에서 퍼지면 많은 고객이 특정한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몰리게 된다. 결국, 상표 및 제품 인지도가 높을수록 의료기관의 교섭력이 강해지고 구매자의 교섭력은 약해진다.

지금까지 구매자 교섭력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의료기관의 입장에서 보면, 구매자인 내원객의 교섭력(force)이 강해지면 경영에는 불리하고 구매자의 교섭력이 약해지고 반대로 의료기관의 교섭력이 강해지면 경영에 유리한 환경이 된다.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은 새롭게 개원을 하는 경우 혹은 현재 개원을 하고 경영을 하는 경우 자신과 구매자의 고객과의 교섭력(force)에 대한 주도권이 어느 쪽에 있는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교섭주도권이 의료기관에 있는 경우에는 가격조정이나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여 경영수익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그 교섭력이 구매자에게 있는 경우에는 서비스 가격을 인하해야 하고 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을 상승시켜야 하는 환경에 놓이게 되며 수익이 감소하여 경영악화에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의료기관의 경우에는 일반 영리기업과 달리 공공성이 강하고 정부에 의해 가격 보존에 보호를 받고 있는 비영리기관이며 서비스 품질 자체가 구매자의 건강 및 생명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의료기관의 교섭력이 훨씬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구매자인 고객들이 단체를 구성하여 대항하지 않는 한, 개별고객은 사실 의료기관을 상대로 교섭력에 영향을 미치기는 상당히 어려운 업종이라 할 것이며 그러한 면에서 의료기관의 교섭력(주도권)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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