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20:17 (수)
잇몸병과 심혈관질환 간의 관련성에 대한 최신 연구
잇몸병과 심혈관질환 간의 관련성에 대한 최신 연구
  • 김윤아 기자
  • 승인 2022.04.01 18: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왼쪽부터) 김윤정 이사, 강시혁 교수, 이효정 교수, 허익 회장
(왼쪽부터) 김윤정 이사, 강시혁 교수, 이효정 교수, 허익 회장

분당 서울대병원 이효정·강시혁 교수팀이 ‘구강검진을 포함한 개선된 구강 위생 관리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최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월 「Journal of Clinical Periodontology」를 통해 발표된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코호트 자료 중 2002년부터 2003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47만8,235명을 2005년부터 11년간 추적했다.

이 연구에서는 심인성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을 아우르는 주요 심혈관질환의 발생 여부를 조사했고,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자, 건강검진 중 일반검진만 받은 수진자, 건강검진 중 일반검진 및 구강검진을 모두 받은 수진자로 나누어 연구했다.

그 결과, 건강검진 중 일반검진 및 구강검진까지 함께 받은 군에서 의미 있는 심혈관질환의 감소(10%)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치주과 이효정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치주과 이효정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치주과 이효정 교수는, 현재 대한민국 외래 다빈도 상병 1위를 차지하여 감기보다 더 흔한 질환이 된 치은염과 치주질환의 현황에 대해 발표하고, 치주질환이 전신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수년 전부터 치주질환과 심혈관질환의 연관성에 대해 연구해 온 이효정 교수는, 실제 임상 사례를 통해 치과치료 시 촬영하는 파노라마 방사선 사진과 치주질환의 심도 등을 종합하여 심장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음을 알렸다. 

이 교수는 초고령사회를 맞이하는 대한민국의 치과의료인들이 심혈관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전신질환의 초기 발견자로서 막중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구강 내 세균과 심혈관질환 환자의 혈전에서 발견되는 세균 사이의 관계에 대한 연구 중 2020년 「Experimental and Molecular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구강과 장내의 미생물은 심근경색환자(ST-elevation myocardial infarction, STEMI)와 정상인에서 다르게 나타나며, 구강 및 분변에 존재하는 세균과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혈전 내 세균 사이에 연관성이 있음을 밝혔다. 

덧붙여 앞으로 ‘종’ 단위에서의 관련성을 밝혀, 심장질환과 연관된 특정 세균에 대한 백신 개발을 통해 심혈관질환의 예방까지도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

이 연구팀의 강시혁 교수는 치주질환과 심장질환의 연관성에 관한 미국심장학회의 최신 지견을 정리하고, 2018년 「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한 ‘철저한 구강 위생 관리가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에 미치는 영향’을 먼저 소개했다.

이 연구를 통해 건강검진 수검자 24만7,696명을 약 9.5년 추적 관찰한 결과, 양치를 매일 하는 경우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9% 줄일 수 있었으며, 매년 꾸준히 스케일링을 받는 경우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14%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에 기반하여 진행한, 구강검진이 심혈관질환의 발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최근 연구에서는,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자, 건강검진 중 일반검진만 받은 수진자, 건강검진 중 일반 및 구강검진을 모두 받은 수진자로 검진대상을 나누어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일반 건강검진만을 받았을 때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경우보다 4% 정도 위험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일반검진에 더해 구강검진도 같이 받는 경우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10%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매년 구강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심장질환에 미생물들이 관여하는 기전에 대해 설명하고, 그중 trimethylamine N-oxide (TMAO)를 강조했다. 결국 우리 몸 특히 구강 내 미생물 수를 줄이는 것이 심혈관질환을 줄이는 데 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고, 이를 위해 구강건강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치주과학회 김윤정 공보실행이사의 ‘구강건강관리를 위한 정책 제언’ 전문

구강건강관리를 위한 정책 제언

 

김윤정 교수
김윤정 교수

제14회 잇몸의 날을 맞아, 대한치주과학회는 심혈관질환과 치주질환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심혈관질환은 2020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한국인의 3대 사망원인 중 하나로, 잇몸질환과 다양한 위험 요소를 공유하고 독립적인 연관성도 갖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많은 후향적 연구에서 치주질환에 이환된 환자의 경우 심혈관질환의 발생율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 발표한 최근의 연구 결과, 심혈관질환의 발생율이 검진을 받지 않은 자에 비해 일반건강검진을 받은 경우 4%, 구강검진까지 받은 경우 1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구강검진의 의미가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었다. 하지만 실제 보건의료 데이터를 살펴보면, 구강검진 수검율은 의과에 비해 매우 낮은 30%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생애 전환기 검진은 그마저도 2018년도 이후 통계에 반영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구강검진의 이러한 낮은 수검율은 검진 서비스의 필요성에 대한 동기부여의 부족과 불충분한 수가에 기인하는 의료기관의 수동적인 참여를 주원인으로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구강검진에 파노라마 영상 촬영 항목을 포함시켜, 최근 높아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양질의 검진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할 수 있다.

육안으로만 검진을 하는 경우에 비해, 방사선 촬영을 하는 경우 치아 우식이나 치조골 소실 상태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특히 치과 파노라마 영상을 통해 치아와 잇몸뼈뿐 아니라 윗턱과 아래턱뼈에 발생하는 악골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많은 지식과 자료의 축적으로 경동맥 경화증, 다발성 골수종 및 편도석, 림프절 석회화 등 다양한 전신질환의 탐지도 가능해졌다. 

대한치주과학회 김남윤 부회장(홍보위원장)은 “대한민국 성인의 치주질환 유병율을 연령대별로 분석한 다년간의 통계 자료에 의하면, 무엇보다도 40대 이후 치주질환에 이환된 환자 수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대한치주과학회는 2015년부터 생애 전환기인 만 40세 구강검진에 파노라마 촬영을 포함할 것을 제안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 문제에 대하여 관련한 많은 기관 및 단체의 공동 노력이 필요할 때”라고 생애 전환기 구강 검진에서의 파노라마 촬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2019년도 선행 연구에서는 연 1회 이상의 전문가 세정(스케일링)이 심혈관질환 발생율을 14% 감소시킬 수 있음이 보고되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2013년 7월 1일 전악치석제거, 즉 스케일링 연 1회 보험적용이 전격 시행된 이후, 현재 만 19세 이상 성인의 연 1회 치석제거 수진률은 불과 20% 선에 머물고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연1회 스케일링의 필요성을 알리고, 수진률 제고를 위한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더불어, 만 15세 청소년들에 대한 치면세마필요자율이 2010, 2012년 35% 이상에 달했음에도 주목하여, 연 1회 스케일링의 급여 혜택을 받는 연령 대상을 15세 이상으로 확대하여 구강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의 잇몸병 예방에도 노력해야 한다. 다만, 15세 청소년들에 대한 치면세마필요자율에 대한 자료가 2013년도 이후에는 없다는 점은 앞으로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이다.

아울러, 치주질환에 이환된 환자의 경우 2~4개월 주기의 지속적인 유지치료가 필요하므로, 적어도 치주질환에 대한 유병률이 급증하는 생애 전환기 만 40세 이상에서는 스케일링을 연 2회까지 확대 적용하여 외래 다빈도 상병 1위인 치주질환을 예방하고 조기에 치료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때다. 

대한치주과학회에서는 심혈관질환, 암, 당뇨, 폐 질환을 포괄하는 만성비전염성질환(NCD, Non-Communicable Diseases)에 치주질환도 포함된다고 생각하며, 적어도 그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여느 NCD의 예방, 관리 원칙에 준하여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10여 년간 치주질환에 들어간 사회적 비용은 대략 연평균 24%의 속도로 급격하게 증가하였으며,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내과계 만성질환에 대한 환자 수와 진료비 통계를 보면 연간 증가율이 각각 3.0%와 7.7%로 나타나, 치은염 및 치주질환의 증가율이 현격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치주질환의 예방과 조기 치료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의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며, 이는 결과적으로는 사회적 비용을 줄여 국민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앞으로 1차 의료기관의 만성질환 관리사업에 치주질환을 포함하고, 검진에 적극적인 가입자의 건강보험료 할인 등 새로운 정책으로 구강검진 수검율을 높이는 문제, 그리고 치주질환 예방을 위한 대국민 홍보 및 교육사업의 확대 등 국민의 구강건강 증진 및 전신 건강 증진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의 국가적인 관심과 지원을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