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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귀 교수 ‘치아유래골 특강’ [4]
구정귀 교수 ‘치아유래골 특강’ [4]
  • 구정귀 교수
  • 승인 2022.04.1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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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뽑고, 따뜻하게 심다··· 역사편
치아를 잘 쓰기 위한 노력, 재사용 아닌 재활용
구정귀 강남세브란스 진료교수
구정귀 강남세브란스 진료교수

1965년 탈회된 죽은(dead) 뼈를 근육에 이식했을 때, 새로운 뼈가 만들어지는 현상을 발견한 미국 정형외과 Marshall R. Urist 교수는 1967년 치배의 Hertwig’s 상피잔사나 상아모세포(odontoblast)가 뼈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토끼의 이빨을 완전한 탈회(demineralization) 후 근육에 이식하는 실험을 처음 시도했다.

이 실험에서, 상아질의 콜라겐 기질은 골유도능력을 입증했고, 이 현상은 뼈의 기질과 유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에는 골유도에 대한 기전이 밝혀진 바 없어서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지만, 1971년 Urist 교수는 뼈와 상아질 기질 내에 재생을 담당하는 어떤 물질이 있는 것을 발견하였고, 이 물질을 Bone morphogenic protein(BMP)라고 명명했다.

1980년대까지 미국과 덴마크에서 치아유래골을 이용한 임상연구들이 발표되었으나, 이후에는 다양한 형태나 탈회 방법을 적용한 기초연구 결과가 주로 보고되었다. 

국내에서는 1993년부터 구강악안면외과 김영균 교수와 엄인웅 박사가 치아유래골이식재 개발을 시작하여, 2008년 한국치아은행이 동종골 처리 기술과 특수 공법을 접목하여, 세계 최초로 치아유래골이식재의 처리 공정을 표준화하여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더 나아가 치아유래골에 rhBMP-2와 같은 첨가제를 적용하여, 골형성능력을 증진시키거나 Putty 나 Block 형태로 조작편이성이 좋은 제품을 개발하였다. 치아골이식재의 연구결과나 제품의 시연 영상은 한국치아은행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다양한 형태의 치아유래골이식재.
다양한 형태의 치아유래골이식재.

국내에서 개발한 치아유래골이식재의 임상적 안정성과 유효성은 많은 동물실험 및 중-장기간의 임플란트 임상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 이러한 연구를 기반으로 2015년 치조골결손부의 자가치아유래골이식술이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당시 폐치아에 대한 관리규정이 미비하여, 2018년 치아관리기관 표준업무지침이 만들어졌고,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가 정부로부터 치아를 관리하는 기관에 대한 지도감독업무를 위임받아 2019년부터 선별급여 50%로 건강보험 적용대상이 되었다. 

2021년에는 낭종, 종양이나 외상 등에 의한 악골 결손 또는 퇴축부의 자가치아유래골이식술이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은 상태이다. 향후엔 치아를 이용하여 국소적으로 결손이나 퇴축부에 적용하는 이식재의 형태를 벗어나, 줄기세포나 성장인자 등을 탑재하여 조직공학적 생체재료 개발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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