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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치, 서울역 다시서기센터 대면 진료 봉사 재개
열치, 서울역 다시서기센터 대면 진료 봉사 재개
  • 김정교 기자
  • 승인 2022.05.12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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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호 회장 등 봉사자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편해져”
김민재-한정희 팀(좌)과 기세호-김승란 팀이 진료에 열중하고 있다.
김민재-한정희 팀(좌)과 기세호-김승란 팀이 진료에 열중하고 있다.

열린치과봉사회의 대면 진료 봉사가 9일 오후 7시 서울역 다시서기센터에서 재개됐다. 이에따라 치과계를 비롯한 보건의료계 진료봉사활동이 다시 궤도에 올라 소외계층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진료 봉사에는 열치 기세호 회장과 김민재 총무이사, 한정희 봉사자 팀장, 김승란 치과위생사, 서준식 치과기공사, 그리고 이도희 원장과 삼육보건대 치위생과 학생 3명이 함께 했다.

2014년 4월 14일 개소식을 가진 서울역 다시서기 진료소는 2020년 1월 20일 국내에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발생한 뒤 2년 3개월여 동안 환자와 못 만났다. 그러다 지난달 18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사회활동이 활발히 전개됐고, 열치 진료 봉사활동도 2년여 만에 다시 하게 된 것.

기세호-김승란 팀이 진료하고 있다.
기세호-김승란 팀이 진료하고 있다. 뒤는 서준식 소장.

오후 7시에 시작된 진료는 1시간여 동안 이어져 예약 접수된 5명의 환자에게 열치의 사랑이 전해졌다. 

김승란 치과위생사와 팀을 이뤄 진료에 나선 기세호 회장은 “오랫동안 하지 못하던 진료를 재개하기 위해 열치는 1주일 전부터 진료소 환경정리와 진료기구 정비를 했다”며 “장비는 깨끗하고 봉사자들도 기운이 넘친다”며 만족스러워했다.

한정희 팀장과 조를 이뤄 환자를 진료하던 김민재 총무이사는 “그동안 진료 봉사를 쉬면서 몸은 편했으나 마음은 항상 불편했다”며 “이제 활동을 다시 하게 됐으니 전보다 더욱 성심을 다해 환자를 돌봐야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민재-한정희 팀이 진료하고 있다.
김민재-한정희 팀의 진료를 학생들이 보고 있다.

진료하는 동안에도 기 회장과 김 총무이사는 ‘열치의 더 효율적인 봉사’를 놓고 활발하게 의견을 주고받았다.

기 회장의 “틀니를 잃어버리는 환자가 가끔 있는데, 이들에게 다시 만들어주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는 제안에 김 총무이사는 “무한정 다시 제공해주긴 어렵다. 틀니는 대개 맞춰가며 사용하니 건강보험에서처럼 7년에 한 번, 이런 식으로 기한을 정해야 한다”고 답하는 등 이들의 대화는 진료 시간 내내 이어졌다.

치과의사의 진료를 도우며 진료소 구석구석을 돌보던 한정희 팀장은 “오늘 원래 6명 예약인데 한 분은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평소에는 8명 정도를 1시간 반에서 2시간가량 진료하는데, 센터에서 환자의 신청을 받아 대상자 심의-결정-교육까지 하고 난 뒤 우리가 진료한다”고 설명했다.

진료를 마친 열치봉사팀이 파이팅하고 있다.
진료를 마친 열치봉사팀이 파이팅하고 있다.

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들도 기쁨에 들뜬 분위기였다. “틀니를 하려고 본까지 떴었는데 코로나19가 나면서 못 했다”는 환자 A씨는 “쇠고기 같으면 찢어서 먹을 수 있는데, 돼지고기나 닭고기 같은 건 그냥 삼킨다. 치아가 이렇게 소중한 줄 알았으면 그동안 잘 관리했을 텐데”라 후회하면서도 “이제 틀니를 받으면 제대로 먹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뻐했다.

A씨와 같은 방을 사용해 “우리는 동지”라는 B씨는 “2년 넘게 치료를 받지 않으니 그동안 이가 다 빠져서 지금은 하나도 안 남았다”며 “무식해서 이를 관리하는 방법도 잘 모르고, 치과도 못 가니~”라며 아쉬워했다.

진료를 마친 봉사팀은 “어렵게 진료를 다시 시작하고 보니 우리의 존재 가치를 새삼 느낀다”며 “앞으로도 제도권 밖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이 진료 혜택을 받아 살아가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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