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원장의 사망으로 갈 곳을 잃은 환자를 위해 동료 의사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지난 21년 5월 수원 모 교정치과 원장이 건강 악화로 별세했다. 갑작스러운 담당 원장의 사망과 폐원 소식에 해당 치과에서 교정 치료를 받던 200여 명의 환자는 교정 진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이때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수원시치과의사회(회장 안윤표) 및 수원시교정학회(회장 손상락) 회원이 환자들을 돕기 위해 재능기부에 나섰다. 동료 의사의 죽음을 애도하는 한편,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될 환자들이 걱정되어서였다.
수교회는 해당 치과에서 진료 중이던 교정환자를 10여 명씩 수원과 동탄 등 23개 교정치과에서 계속 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배정해 주었다.
치아 교정은 다른 치과 진료와 달리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하므로 치료가 종료될 때까지 한 명의 주치의가 담당하는 것이 중요하다. 담당의가 바뀌면 교정계획이 달라지고 치료 기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환자는 물론 중간에 투입된 의사 또한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번 일에 동참한 한 수교회 회원은 “진료에 앞서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보게 된 환자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안심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며 “충분히 소통하고 신뢰를 쌓은 뒤 진료를 시작하니 나중에는 협조를 잘 해주셔서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수원회는 수원지역에서 일어난 이번 일에 동참해준 회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자 최근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안윤표 회장은 “요즘 같은 약육강식 시대의 녹록지 않은 개원환경 속에서도 헌신과 배려로 동료와 환자의 어려운 상황을 보듬어 주셨다”며 “자발적으로 동참해주신 회원과 고군분투하며 환자와 치과 매칭에 힘써주신 정동희, 김성철, 이창선 원장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수원회는 교정 진료에도 참여하며 환자 피해와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간에서 애써주신 정동희(본치과교정과) 회원에게 대표로 감사패를 수여하고 선뜻 동참해준 회원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수교회 한 원로 회원은 “이와 같은 일이 다신 일어나면 안 되겠지만 누구에게나 생길 수도 있는 일”이라며 “여러 선후배가 흔쾌히 이번 일에 참여해주어서 고맙고 잘 마무리가 된 것 같아 다행이다. 이 지역의 의사로서 뿌듯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수교회 회원들이 보여주었던 훈훈한 인간애와 동료애가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휘하며 지역사회 보건의료 향상에 좋은 선례를 남기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