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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치 진료 봉사 현장 탐방] 서울역 다시서기 진료소
[열치 진료 봉사 현장 탐방] 서울역 다시서기 진료소
  • 김정교 기자
  • 승인 2023.04.24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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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란 봉사자 “함께 좋은 일 하자, 계속 권할 것”

코로나19 이후 2년여 만에 재개된 열린치과봉사회의 서울역 다시서기 진료소 대면 진료 봉사가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열치는 2014년 4월 14일 서울역 다시서기 진료소 개소식을 가진 뒤 코로나 기간을 제외하고 매주 월, 금요일 오후 7시 진료 봉사를 하고 있다. 열치신문이 찾은 두 번째 월요일 진료 봉사에는 김민재 총무이사와 이도희 원장, 김승란·양재영 치과위생사, 서준식 치과기공사, 그리고 삼육보건대 치위생과 이유빈·이혜민 학생이 함께 땀을 흘렸다.

(앞줄 왼쪽부터) 김민재 총무이사, 이도희 원장. (뒷줄 왼쪽부터) 양재영 봉사자, 이유빈·이혜민 학생, 서준식 소장, 김승란 봉사자가 진료를 마친 뒤 파이팅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민재 총무이사, 이도희 원장. (뒷줄 왼쪽부터) 양재영 봉사자, 이유빈·이혜민 학생, 서준식 소장, 김승란 봉사자가 진료를 마친 뒤 파이팅하고 있다.

이날 수진자는 모두 6명. 김민재 총무이사는 “여기서는 주로 발치하고 치아 만들어 주고 간단한 수술 정도를 한다”며 “한 달에 틀니 8명 정도 만들어 준다”고 진료 내용을 설명했다. 틀니 만드는데 기공료만 400만 원가량 들어가 비용 부담이 있으나 봉사자와 회원이 열정을 모아 쉼 없이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 이들의 봉사 이야기를 김승란 치과위생사와 일문일답으로 정리한다. [편집자 주]

- 열치 봉사활동에는 언제부터 함께 했는가.

김승란 치과위생사
김승란 치과위생사

“제가 3년 차부터 했으니 10여 년 된다. 안국동 노인센터에서 시작했는데, 거기가 없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왔다. 한 달에 한 번 둘째 주 월요일에 온다. 시작할 때는 저년차여서 업무 익히는 데 도움이 될까 해서 참여했는데, 그게 지금까지 이어오게 됐다.

한 달에 한 번이라는 게 일이 끝나고 오는 거라서 누구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저도 약간 피곤한 날은 조금 귀찮은 마음이 들다가도 와서 이렇게 하고 나면 어쨌든 도움을 제가 드리는 거라서 보람을 느껴 여태까지 할 수 있었다.”

- 열치는 어떻게 알게 됐고, 참여 계기는 무엇이었나.

“처음에 로컬에서 일했는데 그곳에서 같이 일하던 선배가 ‘이런 봉사활동이 있는데 관심 있는 사람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하면서 제게도 권했다. 학교 다닐 때 의정부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 센터에서 잠깐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었는데, 그때 경험이 나쁘지 않아서 해보겠다고 했고, 안국으로 가게 됐다.”

- 여기 진료 여건은 어떤가. 직장에서보다 불편하지 않은가.

“제가 지금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에서 근무하고 있고, 그 병원 환자가 조금 특수해서 이곳에서 만나는 환자들이 별로 놀라운 상황은 아니다.

우리 병원 공공의료사업팀에서 한 달에 한 번 서울의료원이랑 시립병원과 조인해 서울역에서 나눔진료라고 협력 사업을 하고 있고, 저는 6년 정도 참여하고 있다. 내과부터 쫙 나와서 크게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못 하던 것을 지난달부터 병원 3개가 희망센터에서 진료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재 총무이사, 이혜민 학생, 이도희 원장, 김승란 봉사자가 진료에 열중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재 총무이사, 이혜민 학생, 이도희 원장, 김승란 봉사자가 진료에 열중하고 있다.

여기서 진료를 받으려면 장애인 등록증이 있어야 하고, 또 수급자 조건도 갖춰야 한다. 이런 조건이 안 되는 분들은 제가 우리 열치의 서울역 다시서기 센터로 연결하기도 한다.

오늘도 나오면서 병원에 열치 봉사활동 간다고 했더니 장애인 등록증 있는 분들은 병원으로, 없는 분들은 열치 다시서기로 연계를 좀 더 해보자고 하시는 등 그런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 봉사하면서 안타까운 일도 있는지.

“다시서기를 찾는 분들은 대개 틀니 대상자다. 이분들 구강 상태로만 보면 70~80 노인보다 더 심하신 분들도 계시는데, 실제 나이를 보면 저랑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분들이 많다.

구강 관리에 소홀했다는 부분도 있으나 경제적 부담이 더 크기도 하니까. 이런 분 가운데 우리 열치 봉사활동이나 장애인치과병원처럼 도움받을 곳을 잘 모르는 사람도 있지만 알면서도 ‘괜히 신세진다’ 이런 생각으로 최악의 경우까지 가는 경우가 안타깝다.”

김민재 총무이사(좌)와 서준식 소장이 환자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김민재 총무이사(좌)와 서준식 소장이 환자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 보람을 느끼는 때와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달라.

“당연한 얘기지만 만들어 드린 틀니를 편안하게 사용하신 분들이 ‘너무나 고맙다’며 몇 번씩 인사를 하고 가시면, 그게 다음에 또 봉사하러 나오는 계기가 되더라.

이렇게 봉사활동을 하지만 나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지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한 달에 한 번만 나오는 거로 정했다. 그런데 제가 해외 봉사는 아직 한 번도 안 나가봤다. 그래서 한 몇 년 전부터 해외 봉사 생각을 하고 있는데, 직장 다니면서 다른 분들과 날짜도 맞춰야 해서 아직 못 갔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해외 봉사를 한번 나가고 싶다.”

-혹시 주변 동료들에게 열치 봉사활동을 권하기도 하나.

“실제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세분을 데려왔고 지금까지 함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일상에서 대화하다가 열치 봉사 얘기를 했을 때 관심을 보이는 친구가 있으면 부담감을 주지 않고 ‘한 번 같이 가보자. 봐서 괜찮으면 쭉 하면 되잖아’ 이런 식으로 해서 지금 세 분이 하고 계시다. 좋은 일 같이하자는 거니까 앞으로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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