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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치과계 리더, 이런 사람이 돼야 한다” -2-
“새 치과계 리더, 이런 사람이 돼야 한다” -2-
  • 김정교 기자
  • 승인 2023.01.09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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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섭 전 치협회장··· “다양한 회무 경험에서 나오는 전문성”이 필수 덕목
최남섭 전 치협회장이 치과계 새 리더의 인물론을 밝히고 있다.
최남섭 전 치협회장이 치과계 새 리더의 인물론을 밝히고 있다.

치협 33대 회장 선거가 3월 7일 치러지니 이제 2달도 채 남지 않았다. 여태껏 누가 출마할 것이라는 설은 분분하나 정작 거론되는 인물들은 바이스조차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덴탈이슈는 치협회장이 될 인물이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할지, 또 어떤 일을 먼저 추진해야 할지 오피니언 리더부터 개원의까지 다양한 독자의 의견을 들어본다. 선거에 별 관심이 없더라도 나중에 투표하려면 회장감의 자질에 대한 기준은 가지고 있어야 바른 선택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덴탈이슈의 2번째 인터뷰이는 최남섭 전 치협회장이다. 남부터미널역 나이스치과의원 인근 커피숍에서 만난 최 전 회장은 “다양한 회무 경험에서 나오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강한 추진력”을 필수 덕목으로 꼽았다. 그의 인터뷰를 1문 1답으로 정리한다. <편집자 주>

-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회장의 덕목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다양한 회무 경험에서 나오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나오는 추진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내 경험에서 보면 전문성이 있어야 추진력도 생긴다. 현안이야 항상 있는 것인데, 협회장이 경험에 의한 전문성이 있어야 회무 추진력이 생기는 거지, 전문성이 없으면 추진력도 생길 수가 없다.

쉽게 얘기하자면 회장이 뭘 알아야 일을 하는 거다. 집행부 임원이나 직원을 리드하려면 회무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이 가장 필요하다. 어떤 이들은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딨냐, 해가면서 배워가면서 하는 거다’라거나 ‘이사들이 일하는 거지 회장이 일하는 거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나는 그거 절대로 맞지 않다고 본다.

2016년 6월 치협이 복지부 세종청사에서 전문의제 시위를 벌이는 모습.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는 이지나 부회장 뒤로 최남섭 회장이 보인다.
2016년 6월 치협이 복지부 세종청사에서 전문의제 시위를 벌이는 모습.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는 이지나 부회장 뒤로 최남섭 회장이 보인다.

우리가 위원회별로 일을 하게 되는데 회장이 전문성이 없는 이사 보고 다 알아서 하라고 그러면 그게 되겠는가. 회장이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야 다양한 방면에서 이사하고 소통해가면서 방향도 알려주고, 추진도 할 수 있는 거다.

더구나 대외적으로 회장이 추진하는 거 하고 이사가 가서 추진하는 거는 하늘과 땅 차이다. 회무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겸비한 사람만이 협회장의 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다.”

- 인사가 만사(人事萬事)라는 얘기도 있는데, 전문성 있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쓰는 것은 어떤가.

“대한치과의사협회는 협회장이 주도해 나갈 수밖에 없는 그런 구조로 되어 있다. 회장이 전문 지식을 모두 갖추기는 어렵겠지만 회무 경험이 너무 없으면 포퓰리즘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게 된다. 자기 철학과 소신이 있어야 한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것도 자기 경험과 전문성이 없으면 나올 수 있겠나. 결국 인기 위주로 포퓰리즘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거다.

지금 회무 일선에서 떠난 지 5년 정도 되는데, 밖에서 보니 다 보인다. 지금 현안이 비급여 진료 내역 고시라서 그걸 헌법소원을 했다는데, 이거 진짜 포퓰리즘이고 일을 하는 척하는 거다. 진짜 헌법소원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고 그러면 다 머리 깎고 (정부에) 가서 앉아 있어야지.

그러니까 뭘 착각하냐면 우리는 우리 쪽만 생각한다. 정부의 명분은 국민을 생각하며 일한다는 것을 내세우니, 우리도 국민을 생각하면서 일을 해야 한다. 물론 우리가 치과의사의 권익을 위해서 생긴 협회이고 협회장이지만 공식적인 멘트나 활동은 ‘국민을 위한다’는 이런 모양새를 갖춰야 하는 거다.

최남섭 전 회장이 인터뷰 중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있다.
최남섭 전 회장이 인터뷰 중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있다.

내가 3년 동안 경험해 본 결과 국민의 편에서 설득하면 국회의원이고 정부 실무자들이고 다 설득된다. 실제로 우리가 스케일링하고 임플란트 급여화를 얘기할 때 국민 편에서 정부와 논의를 했기 때문에 성사가 됐다.

협회는 표면적으로는 그렇게 얘기를 해야 일을 할 수 있는 단체다. 왜냐하면 우리 협회는 정부, 국회, 정당, 청와대, 이렇게 상대해서 일하는데, 국민 입장은 싹 빼버리고 치과의사 입장만 반영해 달라고 그러면 어떤 공무원이 그걸 해주겠나. 그거는 진짜 포퓰리즘도 그런 포퓰리즘이 없지.

비급여 수가 고지에 저항하는 것도 나는 일종의 포퓰리즘이라고 본다. 지금 자기 일반 수가를 인터넷에 안 띄워놓은 치과가 몇 프로나 되겠나. 지금은 포털에서 A 치과 이렇게 치면 수가부터 학력, 경력 다 나온다. 내가 임플란트를 얼마 받고, 보철 뭐를 얼마 받고를 다 올려놨고, 환자들이 그거 모두 훑어보고 온다. 인터넷에 안 올라 있으면 그 치과에는 가지도 않는다. 그렇게 스스로 다 해놓고 복지부에서 하라 그러면 ‘그거 불법이야’ 이러는 게 말이 되는가. 국민을 앞세워야지 치과의사를 앞세워선 안 된다.”

- 다양한 회무 경험을 어떻게 풀이해야 하나. 협회나 지부에서 오래 일한 것을 말하는가.

“단순히 지부에서 일을 몇 년 했고 협회에서 몇 년 했다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회원을 위해서 진정성을 가지고 일한 경험을 말하는 거다. 치무나 정책은 물론 후생이나 자재 등 모든 분야에서 일반 회원의 고충을 이해해 가면서 그걸 해소해 주려고 노력한 회무 경험이 진짜 회무 경험이다.

우리 협회는 개원의로만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학교에 계신 분들이나 공공기관에 계신 분, 공중보건의까지 다양하게 있다. 그러니 치과의 미래를 걱정하고 또 그걸 헤쳐나갈 수 있는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한다. 전문적 지식이 없고서는 동력이 떨어진다.”

치과의사의 안면 미용 보톡스 시술과 관련,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최남섭)와 ‘치과진료영역 수호를 위한 범 치과계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종열)’가 2016년 7월 5일 치과의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가 진실을 왜곡한 사태에 대해 반박하는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치과의사의 안면 미용 보톡스 시술과 관련,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최남섭)와 ‘치과진료영역 수호를 위한 범 치과계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종열)’가 2016년 7월 5일 치과의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가 진실을 왜곡한 사태에 대해 반박하는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 새 회장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은 무엇이라 보는가.

“지금 치과계에 들불처럼 퍼져가고 있는 병폐가 뭐라고 생각하나. 제일 눈에 띄는 건 소송이다. 우리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나 장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꼭 법적인 판단을 구하려고 하는 풍조가 생겼다. 그게 모두 만병통치냐, 전혀 아니다.

수사기관에서 우리 현안을 알겠나. 우리의 어떤 내부적인 갈등이나 분쟁을 제대로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우리 내부에 있지 않나. 근데 고소 고발을 남발해서 쓸데없는 소송 비용으로 나가는 게 지금 얼마인가.

이게 어떻게 보면 불법 네트워크 치과하고의 전쟁을 하겠다고 하면서부터 시작됐는데, 거꾸로 이제는 제도권 내에 들어와 있는 치과의사들끼리 고소 고발을 하느라고 시간 다 보내고 에너지 소모 다 하는 거다. 그거 해서 결과가 어떻게 나왔든 간에 문제가 해결되거나 발전된 게 있나, 전혀 없잖은가. 이게 지금 치과계가 풀어야 할 가장 큰 문제다.

대관 업무, 보건복지부나 국회, 또 여러 기관을 향해서 해야 할 것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지금 어떻게 보면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할 게 더 시급하다. 그런 걸 다 인식은 하고 있을 텐데 그걸 누가 나서서 해결할 사람이 없지 않은가. 그러다 보니까 협회 집행부 내에서 서로 고소 고발하는 게, 이게 말이 되는가.

이런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금 차기에 우리가 선출하게 될 협회장이 가져야 할 첫 번째 의무이자 덕목이 지금 유행처럼 번져나가는 이 고소 고발을 일소할 수 있는 그런 협회장이 필요하다, 물론 그런 협회장이 쉽지는 않겠지만.

이제 새로 되는 협회장이 정관이나 규정 이런 것도 한번 제대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거를 어정쩡하게 해놓으니까 협회장이 계속 고발당하고 고소당하고 그러는 거다.”

(앞줄 오른쪽부터) 김종열 명예교수, 치협 최남섭 전 회장, 박영섭 전 부회장, 이부규 교수 등이 치과의사 안면부 보톡스 시술 사건에 승소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김종열 명예교수, 치협 최남섭 전 회장, 박영섭 전 부회장, 이부규 교수 등이 치과의사 안면부 보톡스 시술 사건에 승소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새로 되는 회장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해야 할까.

“내가 그런 얘기를 즐겨 했었는데 ‘일을 안 하는 것보다 일하는 척하는 게 더 나쁜 거’라고. 차라리 일을 안 하면 누군가 딴 사람이 할 텐데, 하는 척하면 다른 사람도 못 하게 하니 그게 가장 나쁜 거다.

회장이 포퓰리즘에 따라가다 보면 3년 동안 눈치만 보고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 자기 인기나 생각하고, 욕 덜 먹고, 대의원총회 가서 깨지지 않고, 뭐 이런 것만 생각하려면 협회장 안 하면 되지. 안 하면 아무 얘기도 안 듣는데 왜 하나.

회원들도 제대로 일한 협회장이라고 생각하면 3년 일할 기회를 또 줘야 한다. 그래야 치과계가 발전하는 거 아니겠나. 회원들이 판단해서 저 사람이 제대로 역동적으로 일했다고 인정하면 그 사람이 ‘내가 한 번 더 하면서 이런 마무리를 좀 했으면 좋겠다’ 그럴 때 그 진정성을 받아들이고 밀어줄 필요도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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