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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마일치과 ‘장애인치과주치의’ 사업으로 의미 더해
더스마일치과 ‘장애인치과주치의’ 사업으로 의미 더해
  • 김정교 기자
  • 승인 2023.02.09 1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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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스마일재단, 대관업무는 치협이 맡아 장애인 진료 강화

스마일재단 장애인치과센터 ‘더스마일치과’가 영등포에서 은평구 서울혁신파크로 이전한 2021년 1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치과를 운영하던 김우성 박사(전 치협 감사)가 2대 센터장으로 초빙됐다.

센터장으로 만 2년을 넘긴 김 박사는 “더 많은 장애인이 더 편리하게 전문화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진심으로 진료하고, 후원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게 장애인치과센터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김 박사로부터 더스마일치과의 존재 이유를 듣는다. 아울러 3.7 치협 선거를 보는 김 박사의 시선을 통해 치협이 사회를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지도 가늠해 본다. <편집자 주>

김우성 센터장
김우성 더스마일치과 센터장

- 더스마일치과가 혁신센터로 이전한 뒤의 역할이 궁금하다.

“영등포구 나로센터에 있던 더스마일치과는 지난 2020년 6월 갑작스러운 임대 종료 통보로 인해 폐원 위기에 처했다. 스마일재단은 ‘더스마일치과 이전 TF’를 구성해 다각적인 논의 끝에 장애인이 2만5,000여 명으로 서울에서 3번째로 많은 은평구 서울혁신파크로 입주하기로 했다.

은평 더스마일치과는 지하철 불광역이 가까운데다 서울혁신파크 입구의 참여동 1층에 있어서 장애인 접근성도 좋다. 이전하면서 약 2달에 걸친 공사를 통해 건물 출입구에 휠체어 이동로를 새로 만드는 등 장애인 친화적인 진료 환경을 구축했다.

비영리 장애인 치과로 1차 의원이지만 물리적 행동 조절부터 전신 마취로 치과 진료까지 하는, 중증장애인에 특화된 진료를 하고 있다.”

더스마일치과 외부
더스마일치과 외부

- 1차 의료기관에서 전신 마취까지 한다니, 큰 병원도 있는데 왜 그렇게까지 하는가.

“서울에는 서울대치과병원에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가 있어서 필요한 진료를 받지만 이런 센터에서 하려면 예약만 1달 이상 걸린다. 아시다시피 치아 통증은 일반인에게는 물론 장애인에게는 참기 어려운 고통이다.

우리 센터에서는 장애인 치과 진료를 위해 1주일에 한두 번 마취전문의를 초빙한다. 이들이 무료로 오는 것은 아니지만 강남 성형외과 등에서 젊은 환자에게 하는 마취보다 장애인 마취가 몇 배나 힘들고 어렵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들도 봉사의 마음으로 오는 것이다.

사실 중증 장애가 있는 환자는 간단한 치료라도 과정이 쉽지 않다. 어린이는 물론 지적 장애가 있는 어른 환자도 치료하려면 계속 행동 조절을 해야 한다. 또 체어에서 떨어지면 위험하니까 안전벨트를 하고, 입을 잘 벌리지 않으니까 개구기도 써야 한다. 환자 하나에 부모를 포함해 3~4명이 붙는 거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대기실 수술실 진료실 방사선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대기실 수술실 진료실 방사선실

- 혁신센터로 이전한 뒤 ‘장애인 치과 주치의’ 프로그램으로 효율을 높이고 있다는데.

“구강 관리나 치과 이용에 어려움이 많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1회성이 아닌 연중 개별 맞춤식으로 장애 특성과 생애 주기에 맞게 구강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진행함으로써 치과 진료 기회를 제공하고, 구강건강을 증진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작년 3월부터 12월 말까지 진행한 ‘더(the) 스마일 행복 더(+)함 주치의 사업’이 좋은 예가 되겠다. (재)바보의나눔 지원으로 진행된 이 사업은 치과에 대한 공포심과 거부감이 높은 장애인과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장애인 33명에게 개별 장애 특성과 생애 주기에 맞는 맞춤식 구강 건강관리 프로그램으로 치과 진료 기회를 제공하고, 구강위생용품 등을 지원해 장애인 구강건강을 높였다.

이 사업은 지난 2021년에도 진행되어 많은 장애인의 성원과 문의를 받았기에, 2022년에도 연속적으로 진행했다. 치과 입구에 들어오는 것조차 무서워하던 장애인 한 분이, 현재는 행동 조절 프로그램을 통해 체어에 앉아 스케일링, 우식 치아 치료 등의 치료를 무리 없이 진행할 만큼 크게 호전됐다. 앞으로도 저소득 장애인의 구강건강 증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연구하겠다.”

진료실을 돌아보는 김우성 센터장.
진료실을 돌아보는 김우성 센터장.

- 의과에서는 소아환자나 응급환자에 대한 가산점이 있는데.

“중요한 부분이다. 장애인 치과 진료를 위해선 앞서 설명했듯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환자 하나를 진료하는데 3~4명이 붙어서 보조해야 하니까 인력도 무시하지 못한다. 안전벨트나 개구기 등 일반환자에 쓰이지 않는 도구도 많다.

일본은 장애인 치과에 쓰이는 도구 비용을 별도 지불하고, 진료비도 일반보다 150%를 가산하고 있다. 대부분의 선진 외국에서도 비슷하게 하고 있는데, 그렇게 해야 장애인 환자를 진료하는 치과가 늘어날 수 있다. 지금은 스마일재단과 함께하는 협력 치과가 전국에 400여 곳에 불과한 형편이다.

그나마 스마일재단에서 이들 협력 치과에 장애인 환자를 의뢰할 때 치료비가 100원이면 70원만 지불하고 나머지 30원은 협력 치과의 재능기부로 대신한다. 치과의사가 30원을 재능기부로 한다고 해도 원래의 진료비는 제대로 계산돼야 장애인 치과가 늘 수 있다.”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

-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정부가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하고, 이를 위한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장애인 등 사회에 대한 봉사는 스마일재단과 같은 치과계 봉사 단체에서 맡더라도 치협에서 대관업무 등을 통해 정부를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제가 치협 감사를 지내면서 협회비에 봉사 후원금을 단돈 천 원이라도 얹어 내게 하자고 대의원총회에 호소했으나 쉽지 않았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고 해도 이런 기부금을 치과의사가 회비에 얹어 낸다고 하면 그 사실만으로 치과의사의 사회적 위상이 높아지고 대관업무에 융통이 될 것이다.”

진료용 체어. 환자를 묶는 안전벨트가 먼저 눈에 띈다.
진료용 체어. 환자를 묶는 안전벨트가 먼저 눈에 띈다.

-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예전에는 치협에서 스마일재단과 같은 장애인 봉사 단체에 3,000만 원을 후원했었다. 이것이 최근 들어 없어졌는데, 이번에 새로 되는 치협회장은 이 부분을 꼭 기억해서 새로 집행부를 꾸리면 부활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치협 선거에 나온 모 후보가 월급을 받지 않겠다고 공약했던데, 참으로 우려되는 발상이다. 치협회장 상근제와 월급은 내가 감사로 있을 당시 제안해 만들었다. 당시 치정회 활동을 하던 임원들이 국회 로비 건으로 검찰수사를 받는 등 어려움이 컸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치협회장에게 월급을 주어 로비활동에 쓰도록 했다.

그런 월급을 개인 돈으로 생각해 받느니 마느니 하는 것이 타당한가. 만약 개인 돈으로 받는다손 쳐도 나중에 장학재단을 설립하든지 스마일재단에 기부하든지, 좋은 데 쓸 일이 얼마나 많은가. 그걸 미리 나서서 ‘받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포퓰리즘일 뿐이다.”

-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

“치과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은 장애인 치과센터 더스마일치과의원(서울혁신파크 참여동 1층 소재)에서 예약과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타 지원 사업에 대한 문의는 스마일재단 홈페이지(www.smilefund.org) 또는 스마일재단 사무국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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