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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못 메우는 구멍, 우리가 막는다”
“국가가 못 메우는 구멍, 우리가 막는다”
  • 김정교 기자
  • 승인 2023.07.31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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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감찬관악종합사회복지관 이수백 고문팀의 봉사 현장을 찾아서
(뒷줄 오른쪽부터 반시계 방향) 이수백 고문, 최유민 사회복지사, 차지윤 봉사자, 김창헌 소장, 김혜연·이채윤 봉사자가 파이팅하고 있다.
(뒷줄 오른쪽부터 반시계 방향) 이수백 고문, 최유민 사회복지사, 차지윤 봉사자, 김창헌 소장, 김혜연·이채윤 봉사자가 파이팅하고 있다.

한여름 뜨거운 태양의 열기가 아직도 힘을 뽐내는 7월 4주차 금요일 오후 6시 30분께. 강감찬관악종합사회복지관 사무실에서 열린치과봉사회 이수백 고문과 김창헌 소장, 차지윤·김혜연·이채윤 봉사자가 환자 진료에 땀을 흘리고 있다. 

체어도 없어서 일반 사무용 의자에 앉아 치료를 받은 환자는 연신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래, 이게 열치의 본모습이지.” 삼복더위에 힘겨워하며 강감찬복지관을 찾은 기자는 이들이 함께 땀 흘리는 모습에서 가슴 울림을 느끼며 이야기를 나눴고, 내용을 1문 1답으로 정리한다.

- 강감찬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여기는 이수백 고문과 채규삼 회장, 김창헌 소장, 그리고 봉사자가 뜻을 모아 시작한 지 5~6년 된다. 처음에 강남 구룡마을에서 시작했는데, 거기를 재개발을 한다고 해서 나왔다. 그 뒤에 관악구 남현동사무소에서 3년가량 하다가 환자가 줄자 이곳에서 다시 시작했다. 저희가 열치 봉사활동과 관계없이 한 기간이 10년을 훌쩍 넘는다.”

이수백 고문을 비롯한 봉사팀이 진료를 하고 있다.
이수백 고문을 비롯한 봉사팀이 진료를 하고 있다.

- 환자는 어떻게 오는지. 추천을 받는가, 환자들 스스로 아는 방법이 있는지.

“최유민 사회복지사가 강감찬복지관 홈페이지에 의뢰서 양식을 올려놓고, 주민센터 주무관이나 사회복지 담당 주무관에게 공문을 보냈다. 주무관이 양식을 보고 공문으로 추천하면 복지관에서 전화로 확인을 해서 접수해 우리에게 전달한다.”

- 대상 환자가 65세 미만 차상위 계층이라고 하던데.

“그렇다. 이곳에서는 이들에게 주로 틀니를 만들어 준다. 65세 미만이라도 지역 자활센터에서 오는 환자가 많아서 치아 관리가 어려웠던 분이 많다. 65세 이상은 건강보험에서 노인 틀니 대상이고, 의료보호 대상자는 국가 지원으로 10만 원이면 틀니를 한다. 오늘 58세인 환자도 왔었는데, 55세에서 65세 사이에 수급자, 이가 없어 못 먹는 사람만 대상으로 무료로 해주는 거다. 국가가 메우지 못하는 구멍을 우리가 막고 있는 셈이다.”

김창헌 소장과 차지윤 봉사자가 환자 틀니를 맞춰보고 있다.
김창헌 소장과 차지윤 봉사자가 환자 틀니를 맞춰보고 있다.

- 진료 요일과 시간은. 한 번에 몇 명의 환자를 보나.

“매주 금요일 오후 6시께 시작해서 월 4회 진행하고, 회당 5~6명씩 진료하고 있다. 이게 비용이 좀 많이 들기에 열치에서 올해부터 기공료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전에는 이 고문과 채 회장, 김 소장 셋이 돈을 모아서 했다. 월 10만 원씩 모아서 경비 쓰고 나머지는 기공료로 줬는데, 기공료라야 재료값만 준 거다.”

- 그렇겠다. 여기가 지금 보니까 체어도 없고, 진짜 열악한데.

“이 지역 재개발을 하게 되어서 복지관 건물이 이곳에 다시 생긴다. 강감찬복지관 관장께서 ‘건물이 새로 생기면 치과 진료를 위한 스페이스를 주겠다’고 해서, 그때는 이제 기계를 세팅한다. 그러면 1주일에 두 번 정도 진료 봉사를 할 수 있게 되므로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이수백 고문과 채규삼 회장, 조익현 이사, 소우찬 원장 등으로 매주 팀이 짜여 있으니까 이들 팀이 좀 더 봉사하면 된다.”

강감찬복지관에서 진료를 마치고 인근 식당에서 회식을 하고 있다. 이번 모임에는 강감찬의 '조직원' 외에도 곳곳에서 온 열치 지원군이 함께 했다
강감찬복지관에서 진료를 마치고 인근 식당에서 회식을 하고 있다. 이번 모임에는 강감찬의 '조직원' 외에도 곳곳에서 온 열치 지원군이 함께 했다

- 봉사활동을 하면서 바람이 있다면.

“우리 바람은 이 봉사활동을 25개 구에서 다 하는 거지만 그럼 돈이 너무 많이 든다. 그렇다고 도봉구에서 여기까지 올 수도 없고. 그래서 일단 이곳 주위의 몇 구라도 확대하면 많은 도움을 줄 것 같은데, 재정과 스페이스 문제가 있어서 쉽지 않다. 일주일에 두 번만 여기에 나오면 여기서 아주 보람된 진료를 할 것 같다. 혜택을 보는 사람도 좋아하고, 우리도 기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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