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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병협, 수술실 CCTV 설치 법제화 적극 대응
의·병협, 수술실 CCTV 설치 법제화 적극 대응
  • 김윤아 기자
  • 승인 2023.09.05 1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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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사안”··· 5일 헌법소원심판청구서 제출
가처분 신청서를 든 윤동섭 병협회장(좌)과 심판청구서를 든 이필수 의협회장.
가처분 신청서를 든 윤동섭 병협회장(좌)과 심판청구서를 든 이필수 의협회장.

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가 25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와 대한병원협회(회장 윤동섭)가 의료진 기본권 보호와 필수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수술실 CCTV 설치 의무 법제화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의협은 헌법소원 진행을 위한 청구인을 모집하고, 해당 의료법 개정 조항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서 및 헌법소원심판청구서’를 오늘(5일) 오전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이날 병협도 함께해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에 대한 반대에 힘을 보탰다.

그간 의협은 수술실 CCTV가 설치되어 운영되면 △수술에 참여하는 의료인 등에 대한 민감한 개인정보 유출 △의료인과 환자 간 신뢰 붕괴 △직업수행의 자유와 초상권 등 헌법상 기본권 침해가 우려된다고 밝혀왔다.

또한 의협은 수술실 CCTV 설치 의무 법제화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사안인 만큼, 의사의 원활한 진료행위가 위축되어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음을 강조해왔다. 

의협은 무엇보다 수술실 CCTV로 인해 의사와 환자 간 신뢰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고, 최적의 수술 환경 조성이 불가능해, 결국 방어 진료를 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필수 의협회장이 헌법소원심판청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이필수 의협회장이 헌법소원심판청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이날 이필수 의협 회장은 “CCTV 촬영은 수술을 시행하는 의사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수술 술기나 노하우를 노출하고, 불가피하게 환자의 신체를 접촉하는 것임에도 성범죄로 오인하게 만들 수 있다”며 “수술 중 파악한 환자의 상태대로 적극적으로 치료해도 오히려 의료과실로 잘못 비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동 법안이 시행된다면, 의료인은 후유증 등의 발생 위험을 염려해 적극적인 치료를 기피할 것이고, 이는 우리 국민이 최선의 진료를 통하여 건강을 회복하거나 생명을 구하는 기회를 박탈당하게 되는 것”이라 덧붙였다.

윤동섭 병협 회장도 “현재도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은 전공의 지원자가 정원에 미달하여 필수의료 붕괴가 우려되므로, 필수의료 과목에 대한 각종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수술실 CCTV 의무 설치로 오히려 필수의료 붕괴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 명확하다”고 우려했다.

윤 회장은 또 “환자들도 밝히고 싶지 않은 자신의 건강과 신체에 관한 민감한 정보가 녹화되어, 인격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의 침해가 발생할 수 있으며, 해킹범죄에 의하여 환자의 민감정보, 수술을 받는 환자의 신체 모습 등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헌법소원심판 청구서 제출을 위해 의협에서 이필수 회장, 전성훈 법제이사, 최청희 법제이사 겸 보험이사가, 병협에서 윤동섭 회장, 송재찬 상근부회장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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