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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와공간 갤러리, 18일부터 ‘조난아 개인 사진전’
무늬와공간 갤러리, 18일부터 ‘조난아 개인 사진전’
  • 김윤아 기자
  • 승인 2024.01.16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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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역 5번 출구 앞 무늬와공간 갤러리는 18일부터 31일까지 조난아 개인 사진전 ‘palimpsest(팔림세스트- 기억의 흔적)’을 진행한다.

조난아 작가는 과거 어머니의 유년을 색색의 장미꽃을 피워 쫓으며 어머니는 물론 자신의 유년과 화해하는 ‘엄마의 기억(2020)’, 생활의 흔적에서 삶의 생명력을 포착한 ‘Veil(2020)’을 발표했다. 그리고 갤러리 라메르 창작지원 선정작가로 초대되어 시점과 관점을 달리해 공간을 입체적으로 확장한 ‘Flow(2021)’를 발표했고, 그다음 해에는 공간의 색과 면의 내부로 들어가서 그 안의 창과 문을 통해 감정들의 소통을 표현해낸 ‘Dissolve(2022)’를 연이어 발표했다.

이번 전시회의 작업은 과거와 현재의 기억들이 흐릿하게 혼재하는 광경들을 사진으로 포착한 후, 과거 기억의 흔적속으로 들어가서 현재의 나를 살피는 조난아 작가 특유의 다양한 시선들을 느낄 수 있다. 관객은 작품 사진을 덮은 유리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중첩된 사진 속의 기억을 통해 현재의 나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일(토) 오후 3시부터 1부 오승은 선생의 ‘다양한 장르의 현대미술 맛보기’ 앵콜 강연 후, 오후 4시부터 2부 작가와의 대화가 열린다. (접수 02-588-2281, 혹은 010-6820-2875, 문자 선착순)

다음은 조난아 작가의 ‘작가노트’ 전문.

"Palimpsest"는 현재의 내 존재뿐만 아니라 내 과거 속의 여러 다른 순간에 있는 내 모습들이 층층이 쌓여서 현재의 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제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질문에 대한 나의 해답을 어떻게 하나의 사진 프레임에 담아낼까 하는 일련의 작업의 결과물입니다.

"Palimpsest"는 고대 문서나 글이 새로운 글이나 그림으로 덧씌워진 것을 말하지만 비유적으로는 여러 층의 역사나 기억이 덧씌워진 상황을 나타냅니다. 따라서 전시의 제목인 “Palimpsest"는 현재의 시선으로 과거의 여러 기억과 시간들을 하나의 사진에 담고자 하는 제 작업과 닿아 있습니다.

소설가 은희경은 장편 『빛의 과거』에서 주인공이 오랜 친구의 소설을 읽으며 함께 보낸 여대 기숙사 시절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친구의 소설 속에서 주인공은 마치 다른 사람처럼 묘사되어 있고, 주인공이 기억하는 친구들의 모습 또한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렇게 과거의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서 바래지거나 강화되며 서로 다른 기억을 만들어내고, 이런 기억들의 바탕 위에 현재의 내가 함께 하여 지금의 나의 모습을,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을 구성하게 됩니다.

스트레이트한 촬영으로 이러한 겹겹이 쌓인 시간들을 표현하기 위해 흐릿함, 반영, 그리고 장막 등을 활용하고, 철조망, 장애물, 빗물, 커튼과 유리창 같은 여러 오브제들을 통해, 내가 기억하는 과거의 모습들이 불완전하고, 변할 수 있고, 그걸 떠올리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Palimpsest"는 현재의 시선을 통해 여러 과거의 모습을 사진의 프레임 속에 담아 내어, 과거의 시간이 현재와 만나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제 "Palimpsest"에서 여러분 자신만의 특별했던 과거의 순간을 되짚어보고, 이런 순간들이 현재의 자신을 형성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만드는데 끼친 영향을 느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진작가 조난아= chonana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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