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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회에 무슨 일 할지 고민 해야”
“우리가 사회에 무슨 일 할지 고민 해야”
  • 김정교 기자
  • 승인 2018.07.24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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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덕재 덴탈이슈 편집위원, 제52회 청룡봉사상 수상
열린치과봉사회 조직, 어려운 이웃에 행복한 웃음 찾아줘
신덕재 덴탈이슈 편집위원
신덕재 덴탈이슈 편집위원

신덕재 덴탈이슈 편집위원(중앙치과의원장)이 희생과 헌신으로 사회를 밝힌 시민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소임을 다한 경찰관들의 공적을 기리는 제52회 청룡봉사상 시상식에서 인(仁)상을 받았다.

신 위원은 6월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열린치과봉사회를 조직해 탈북민, 노숙인, 무의탁 노인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오랜 기간 봉사해 왔음”을 인정받았다.

신 위원으로부터 봉사의 의미와 치과계에 주는 당부를 듣는다. [편집자 주]

- 치과계에서는 52년 만에 두 번째 수상자라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소감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남북하나재단에서 추천해서 받게 됐지만 추천 사실은 주최 측에서 우리 병원에 대해 실사를 하면서야 알았어요. 전화로 2시간여 인터뷰를 했는데, 시시콜콜한 것까지 모두 확인하더군요.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추천을 해 주고 수상을 하게 되니 얼떨떨한 기분입니다. 봉사는 많은 사람이 하고 있으니 수상은 제가 했지만 모든 봉사자를 대신해 받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 신 위원께서 오랜 시간 봉사를 해 오신 것으로 압니다. 언제 봉사활동을 시작하셨는지요.

“1974년 치과대학 4학년 당시에 ‘푸른얼’이라는 봉사연합써클을 만들었어요. 농활과 무의촌 의료봉사가 많을 때이므로 의대와 치대는 물론 약대와 간호학과, 위생학과 등 의료봉사를 위한 모든 학생이 참여했고, 다른 봉사팀도 많았지만 우리 인기가 제일 좋았지요. 진료 봉사를 나가면 지금의 가난한 나라 사람들처럼 반기고 고맙게 생각했어요.

써클은 없어졌지만 지금도 후배를 만나 옛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시대 분위기가 개인주의로 바뀌면서 진료 봉사 써클이 마치 3D 업종처럼 되어 안타깝습니다. 영어회화반이나 취업을 위한 써클은 인기가 좋은데 말이지요.”

신덕재 덴탈이슈 편집위원이 청룡봉사상 인상 수상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덕재 덴탈이슈 편집위원(가운데)이 청룡봉사상 인상 수상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열린치과봉사회 창립부터 초대회장을 맡아 지금까지 2억 원이 넘는 금액을 기부하면서 봉사활동의 중심에 서셨고, 최근에는 탈북민의 보철치료비용으로 1억 원을 기부했습니다. 오랜 시간 봉사활동을 하면서 어떤 점이 예전과 지금의 달라진 점이라 생각하시는지요.

”열린치과봉사회는 시대적 상황의 소산입니다. 창립 당시 IMF로 인해 경제는 악화되고 노숙자가 넘쳐나던 시기였어요. 이런 상황에서 치과계가 나서서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준 것은 사회적으로도 치과계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봅니다.

2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에 와서 보면 노숙자와 이주노동자, 탈북민은 물론 해외 봉사에 이르기까지 소외계층도 다양해졌고, 봉사대상자도 많아졌어요.

소외계층도 부침이 있었고, 사회의 변화와 함께 치과의사의 생각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치과 경영악화로 어찌 보면 저소득층보다 치과의사 자신들의 삶이 더 팍팍해졌는지도 모르고, 그만큼 봉사에 관심이 줄었는지 모릅니다.

이제 봉사에도 새로운 계기가 생겨야 합니다. 지금까지 ‘봉사’라는 감성에 호소해왔다면 앞으로는 진실된 마음이라는 철학과 함께 운영의 메리트, 그러니까 참가자에게 어떤 메리트가 주어져야 합니다. 정부나 협회, 관련 단체 등에서 펀드를 만들고, 봉사자가 마음 놓고 봉사를 할 수 있게 해줘야 해요.”

신 편집위원이 수상한 청룡봉사상 인상 트로피와 상장.
신 편집위원이 수상한 청룡봉사상 인상 트로피와 상장.

- 치과의사의 봉사활동을 널리 알려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지금 사회에는 언론이나 대기업 등에서 주는 많은 봉사상이 있으나 치과의사가 상을 받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일반인이나 의, 약 파트에 비하면 흔치 않다는 것이니 치과계의 여러 사람이 봉사활동을 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스스로 상을 받는 여건을 만들어가야 해요.

청룡봉사상도 작년에 소록도에서 근무하는 치과의사 오동찬 씨가 받고, 올해 제가 받았으니 지금까지 치과의사가 받은 것은 전체 52년 중 단 두 번에 불과합니다. 많은 사람이 받도록 치과계의 봉사활동을 널리 알리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치과의사로서의 보람이 크시겠습니다.

“대학 들어가 공부하면서 치과가 천직이라고 느꼈고, 내가 가진 것으로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은 과거 6.25나 독재 정치 등을 겪으면서 어렵고 힘들게 살았고 그때 외국의 도움을 많이 받았잖아요.

의료든 지식이든 더 가진 사람이 덜 가진 사람과 나누는 것이 도리지요. 또 저도 어려서는 힘들게 자라서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 후배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열치는 현재 재정도 탄탄하고 회비를 내는 진성회원도 많이 늘어나 400여 명에 이르고 있어서 운영에 큰 어려움은 없어요. 대신 회원의 긴장감이랄까 하는 초심이 많이 흐려진 것으로 보이는데, 조금 아쉬우니 참여 정신 등의 초심을 찾아갔으면 하는 바람이죠.

걱정되는 다른 일이라면 신입회원 영입이 저조해서 회원이 점점 고령화되어 간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회원의 업무 부담감이 커져서 서로가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선 신규 회원을 늘리는 것이 답이지만 쉽지 않습니다. 열치 회원 각자가 봉사활동과 함께 회원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할 시기인 것입니다.”

- 치과계 전체에 전하는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치과계가 전과 좀 다른 것은, 개원이든 페이든 정착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주변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이기도 하나 치과계가 너무 배금주의로 흘러 돈, 돈, 돈 하고 있지 않나 걱정입니다. 이렇게 해서는 치과의사의 설 자리를 찾기 어렵습니다. 이제는 치과라는 테두리에서 결속해 국가나 사회에 할 말을 해야 하고 치과계 전체를 위해 힘을 모아 나아가야 합니다.

지금 사회는 치과의사를 돈만 보고,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집단으로 보고 있어요. 이러한 치과의사에 대한 인식이 사회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우리가 먼저 사회에 대해 무슨 일을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봉사나 기부 등으로 사회와 국가에 도움을 주다 보면 이러한 사회의 인식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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