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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근 치협회장 “월급 받으며 더 일하라는 뜻”
상근 치협회장 “월급 받으며 더 일하라는 뜻”
  • 김정교 기자
  • 승인 2023.01.29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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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탈이슈 편집위 신년 좌담회, 3·7 선거 앞두고 ‘치협회장像’ 논의

덴탈이슈 편집위원회는 지난 17일 오후 7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석류실에서 ‘치협회장,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를 주제로 제13차 좌담회를 개최했다<사진>.

계묘년 새해를 맞아 열린 이번 좌담회에는 이수구 위원장(건강사회운동본부 이사장, 전 치협회장)과 김경선 스마일재단 이사장, 김우성 전 치협 수석감사, 박영국 FDI 상임이사(전 경희대 총장직대), 안정모 바우지움미술관 이사장, 허윤희 전 대한여자치과의사회장(가나다순) 등의 위원이 참석해 주제에 대한 의견을 활발하게 내놓았다.

이수구 위원장은 모두 인사에서 “최근 변협회장 선거가 치열한 경쟁을 거쳐 끝났는데, 치협 33대 회장단 선거도 오는 3월 7일 치러진다”며 “새 치협회장은 치과의사의 향후 위상과 진로 등 여러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어떤 생각을 하는 리더를 뽑아야 할지 논의해보자”고 제안했다.

덴탈이슈 신년 좌담회 뒤 편집위원이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덴탈이슈 신년 좌담회 뒤 편집위원이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해 편집위원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며 현 선거제도 개선 방향, 새 치협회장의 인물상과 함께 치협회장 상근제에 이르기까지 논의했다. 덴탈이슈 편집위원회의 신년 좌담회 발언 요지를 정리한다. <편집자 주>

회장 직선제 이대로 좋은가

이수구 위원장(이)= 지금 선거가 직선제로 되면서 동창회 선거로 나가는 분위기가 과거보다 오히려 더 심해졌다. 대의원 선거제에서 선거인단제, 그리고 직선제로 바뀐 것이 바람직한 방향인지도 얘기해 보자. 직선제가 제대로 된 선택인지, 선거인단제 선거는 어떤지 등 선거제도에 대해 논의해보자.

안정모 위원(안)= 15~16년 전 직선제에 찬성하는 칼럼을 쓰기도 했으나 지금은 후회하고 있다. 학교 다닐 때 한글 전용에 찬성하다가 지금 후회하는 것과 같다. 대의원 선거제면 후보에 대한 파악이 쉽다. 분회나 지부 등에서 활동한 그동안의 경력을 살피기에도 수월해서 지금은 간선제가 났겠다고 생각한다.

이수구 위원장
이수구 위원장

박영국 위원(박)= 선거제도는 툴이므로 어떤 역량을 가진 회장이 좋을지 먼저 얘기하고, 그 회장을 어떤 툴로 뽑을지 논의하는 게 어떨까. 선거의 목적은 좋은 회장을 뽑는 것이니 선거제도보다는 회장 자질을 먼저 얘기하자.

허윤희 위원(허)= 현재 거론되는 후보의 인물 면면을 보면 자질보다 어느 특정 세력에 기대려는 사람이 있다. 지금 걱정은 특정인이 선거판을 짜고 있다는 생각까지 드는 거다.

안= 현 체제에서는 치과의사회장의 자질이나 능력이 문제다. 치과계에서 다양한 경험이 있어야 회장이 되어서도 이사 선임 시 능력 위주로 선별이 가능해진다. 아울러 인맥이 상당히 넓어야 한다는 것, 이 두 가지만 먼저 강조해 둔다.

허= 우리가 간선제로 해오다가 직선제로 회장 선거를 했으나 실제 우리에게 이익되는 부분이 거의 없다. 이수구 회장 때는 로비스트로 열심히 했으나 직선제인 지금은 별로이고. 어떤 경우에는 치열하게 선거하고도 중간에 그만두기까지 했다.

김경선 위원
김경선 위원

이= 회장으로 나오는 사람이 과거에 치과계를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일반회원이 보려면 지회 지부 등에서 일한 경험을 검증해야 하는데, 직선제는 그게 부족하다. 예전 대의원제에서는 인물을 예측하고 가늠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불가능하다. 이런 선거제가 정말 유능한 회장을 뽑는 데 있어서 효율적인가.

김우성 위원(우)= 후보 자질을 검증하는 시스템으로 청문회 과정도 있어야 한다. 대의원제에서는 후보가 시도지부 다니면서 검증도 했다. 지금은 부회장단의 역할과 인맥도 중요하므로 이들도 검증해야 한다.

이= 지금의 직선제를 바꿀 수도 없는데, 이번에는 4명이 출마한다고 한다. 이들을 어떻게 검증해야 하나.

동창회 선거, 시대착오적 발상

박= 우리나라의 모든 기관장은 권한과 의무가 아닌 역할과 직무 규정이 있으나 치협회장은 없다. 누가 치협회장이 되든 업무가 유지되어야 하는데, 역할과 직무가 없으니 회장 하나 바뀌면 모든 게 뒤집힌다. 이제는 누가 되더라도 치협회장은 이런저런 일을 해야 한다고 정해져야 한다. 이게 나오면 선출 방식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김우성 위원
김우성 위원

안타깝게도 어느 동창회에서 이번 선거에 누구누구를 찍기로 했다는 기사가 있더라. 지금 젊은 사람들은 동창회장이 누구 찍으라고 한다고 찍지 않는다. 치협 회장선거가 동창회에 끌려다니는 것은 역할과 직무가 없기 때문이다.

김경선(경)= 정관에 제시되는 회장의 역할과 책무 그런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그렇지만 헌법에 제시되어 있다고 우리나라 정부가 바뀌면서 똑같이 지난 정부의 역할이 잘 이행되거나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허= 선거에 나온 사람들이 처음엔 공약을 얘기하지만, 사실 치과는 빤해서 처음엔 다르다가도 나중엔 다 같아진다. 넓은 분야가 아니다.

박= 치과의 재정난이나 구인난과 같은 현안 해결도 중요하나 한 번쯤 대한민국 치과의사가 국민 구강건강을 우선 이야기하면 어떨까. 우리나라 국민 구강 건강지수를 세계적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얘기 말이다. 이러기 위해 정부가 어떤 재원을 투입해야 하고, 현재 2.8%에 불과한 치과의료 건강보험 급여를 최소 3.1%까지 늘려야 하고, 이런 이야기를 논리적 근거로 체계적으로 제시해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

두 번째는 치과의사끼리 말고 전문가도 불러서 자문을 들어야 한다. 치협 재정 문제를 논의할 때 재정전문가를 불러 의견을 듣고, 치과의사는 결정만 하면 된다.

박영국 위원
박영국 위원

이= 치과계가 국민을 벗어나선 존재할 수 없다. 과거 보철 문제나 고려대 치대 신설 문제도 국민 신뢰를 얻은 뒤에 근거 데이터를 제시함으로써 돌파할 수 있었다. 치협회장은 치과의사뿐만 아니라 국민을 쳐다보는 시각이 있어야 국민으로부터 위상도 올라간다. 로비는 말로만 되는 게 아니다. 회장은 직관과 추진력도 있어야 하고, 주변에 인적 네트워크도 있어서 문제 즉각 즉각 해결 해야 한다.

박= 선거제도와 관련해 ADA나 FDA는 차기 회장을 뽑아 미리 학습도 하게 한다. 중요한 안건에 대해선 회장과 차기회장, 총무 등 회장단에서 일정한 결정을 하고, 이사회는 추인하는 과정만 거친다. 이렇게 하면 차기회장이 취임했을 때 많은 이익집단이 회무 방해를 못 한다. 지금 치협회장에게는 너무나 많은 권한이 집중되고 있는데, 사실은 치협 정도 되면 회장이 아닌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한다.

우= 회장과 부회장 셋을 같이 뽑는 것도 문제다. 이렇게 되니 A 부회장은 연대, B 부회장은 경희대, 이런 판국이 되어버린다. 부회장은 회장 유고 시 대신할 사람 하나면 충분하다. 아니면 동창회 선거를 벗어나기 어려워진다.

회장 상근, 월급은 대외 로비 활동에 쓰라는 것

이= 오늘 신문 보니 모 출마자는 회장이 되면 월급을 한 푼도 안 받겠다고 했다더라. 회장 상근제에 대한 생각을 말해보자, 제가 첫 상근제 회장을 했는데, 애초에 회장 상근제를 도입하면서 급여를 준 것은 단순한 월급이 아닌 일종의 로비자금 성격이었다. 그전에 우리가 치정회 활동하다가 검찰 조사받고 하면서, 앞으로 국회의원에게 조그만 헌금이라도 하려면 개인 돈을 쓰게 한 거다. 치협회장이 대외적으로 로비 활동하는 데 쓰라는 의미에서 처음 시작된 것이다.

안정모 위원
안정모 위원

허= 월급을 안 받는다는 것은 과시용이고 포퓰리즘이다. 월급을 받아서 국회의원 밥을 한 번 더 사주던지, 그도 아니면 후배들 장학금으로 내놓던지. 대기업 사장에게 월급 주는 것은 돈 때문에 나쁜 짓 하지 말라는 뜻도 있다.

경= 그게 정책 제안이 돼서는 안 되는데. 대통령 선거에서 허경영처럼 유권자가 판단할 것이다.

우= 내가 치협 감사 때 이수구 회장부터 상근제로 했다. 회장에게 월급을 주고 기사와 차를 내준다는 것은 전국을 다니며 일을 하라는 뜻이다,

안= 회장 월급은 반드시 받아야 한다. 받고 나서 월급보다 많은 일을 해야 하고, 필요 없으면 자선 단체에 기부하면 되지.

이= 회장이 글로벌한 마인드도 가져야 하지 않나. FDI 등 세계적인 치과의사 단체에서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할지 말해보자.

허윤희 위원
허윤희 위원

박= 국제기구에서 한국은 최고 조직으로 분류된다. 국제사회에서 구강건강 관련해 인류에 기여할 의무가 생기는데, 한국은 규모에 비해 기여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고, 기업도 기여가 적다.
또 한 가지는 전 세계 난민이 수억 있는데, 이들에 대한 구강건강이 방치되고 있다는 거다. 한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한국 치과 산업의 국제진출을 위한 마케팅 때문에라도 역할을 해야 하고, 인력의 해외 진출 게이트로도 써야 한다. 한국 수장으로서 국제적으로 가장 우선해야 할 일이다.

우= 저출산으로 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치과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범위가 노년층으로 갈 것이므로 여기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치과의료정책연구소의 데이터가 중요하고, 수가 관련 데이터도 지금 국회 복지위에 올라가 있어야 우리가 얻을 것을 얻을 수 있다. 국제적 감각이 있으면서 치과의사의 위상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이= 회장으로서 또 봐야 할 일은 사회 밑바닥 사람들을 위한 봉사 차원의 일도 해야 한다. 초고령사회가 되면서 가난한 노인도 많아졌다. OECD 국가 가운데 노인 규모 1위에 올랐으니, 장애인을 포함해 치과계가 할 일에 대해 스마일재단 김경선 이사장이 얘기해 달라. 올해의 치과인상도 받았으니.

경= 치협이 스마일 런 페스티벌로 FDI에서 수상하는 등 긍정적 평가를 받았으니 치협회장으로서 일반이 하지 못하는 사회 구석구석에의 사회공헌사업이 대단히 중요하다. 그것이 치과의사의 위상 향상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니까. 치과의사의 권익이나 문화복지만이 아닌 사회 사각지대, 장애인 등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공헌단체로서 모습 보여 줘야 한다. 넓은 시야 가진 단체장이면 좋겠다.

이= 오랜 시간 좋은 말씀에 감사드린다. 계묘년 새해에 편집위원과 덴탈이슈 독자의 건승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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