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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단원의 조선 후기 화단은?
겸재·단원의 조선 후기 화단은?
  • 김정교 기자
  • 승인 2019.10.23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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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D Korea 월례학술집담회 강연 호응 이끌어

매달 치과 전문지식은 물론 다양한 인문학을 주제로 월례학습집담회를 열어 주목을 받아 온 ICD Korea(회장 김경선)가 이번에는 조선 후기 화단을 화두로 강연을 펼쳐 깊은 호응을 이끌었다.

ICD Korea는 22일 오후 7시 서울 라움 별관 레벤홀에서 ‘조선 후기 화단의 두 거장 : 겸재 정선과 단원 김홍도’를 주제로 10월 학습집담회를 개최했다<사진>.

이날 강연을 맡은 장진성 교수(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는 먼저 중국 북송대의 사대부 문인화와 문인화의 본격 발전기인 원대 회화 혁명기를 짚은 뒤 겸재와 단원의 화풍을 밑그림으로 조선 후기 화단을 설명했다.

장 교수는 겸재의 출신과 한국 회화사의 혁신적 화풍으로 평가되는 ‘진경산수화’를 설명하며 주요 작품을 살핀 뒤 겸재에 대한 재평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장 교수는 특히 개인적인 견해임을 전제로 조선의 3대 화가로 ‘몽유도원도’를 그린 안견과 겸재, 단원을 거론하면서도 겸재에 대해 △화가에 대한 신비화 경향은 화가에 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해석을 방해하고 △조선 중화주의를 진경산수화 발생 원인으로 설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또 △천기론과 같은 관념적 개념으로 진경산수화를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렵지만 △정선이 화가로서 어떻게 살았는지 파악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며 “정선은 미법(米法, 북송대부터 사용된, 옆으로 점을 찍는 기법. 주로 구름 낀 산을 표현하는 데 사용)의 대가”라 제시했다.

장진성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장진성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장 교수는 김홍도에 대해 “전통적인 도화서 화원 가문 출신이 아니고, 전문적 화가 수업을 받지 않았음에도 회화의 독창성을 이룬 화가”라면서 ‘군선도’와 ‘모당평생도’, 용주사후불탱‘ 등을 예로 들며 “새로운 주제와 도상(圖像)을 창조했다”고 평했다.

그는 단원이 “모든 장르의 그림에서 뛰어났던 천재형, 노력형 화가”라며 단원이 △병풍화의 대가로서 △18세기 후반 조선뿐 아니라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최고의 화가라고 극찬했다.

장 교수는 “단원은 18세기 말 중국 회화가 침체기로 접어든 상황에서 중국 화풍을 새롭게 해석하고 한국적 주제도 개발했다”며 “산수, 인물, 화조, 영모 등 전 분야에서 탁월했으므로 동시대 중국, 일본의 어느 화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최고의 화가”라 덧붙였다.

장 교수는 강연 말미 질의응답에서 “지금 사람들이 유명 화가의 작품을 놓고 낙관(落款) 유무로 진품과 가품을 가리고 있으나 낙관은 참고용일 뿐”이라며 “진정으로 작품의 가치를 평가하려면 낙관이 아니라 그 시대의 ‘화풍(畫風)’이 작품에 녹아 있느냐 여부를 봐야 한다”며 낙관(형식)에 치우치는 세태를 비판했다.

김경선 회장(우)이 장진성 교수에게 감사장을 전달하고 있다.
김경선 회장(우)이 장진성 교수에게 감사장을 전달하고 있다.

김경선 ICD Korea 회장은 인사에서 “ICD Korea가 매달 학술집담회를 비롯해 다양한 행사를 꾸준하게 진행하는 것은 회원 여러분의 참여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 감사한 뒤 “앞으로도 열과 성으로 ICD Korea의 발전을 위해 마음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ICD Korea는 11월 2일 오후 4시 양평 힐하우스에서 임원 워크숍을 열어 현안을 논의하고, 임원 특강과 '우리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토론시간을 갖고 우의를 다진다. 또 11월 14일 오전 8시 30분 광진구 재한 몽골학교에서는 회원 등이 골프대회를 통해 모금한 장학금을 전달하고 구강 교육도 실시한다. 이어 12월 8일 오후 4시 30분 그랜드 하얏트호텔 2층 남산룸에서 송년회 및 신입회원 인증식을 갖고 올해 행사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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