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8 15:52 (일)
직원 관리와 직원 구하기 1
직원 관리와 직원 구하기 1
  • 덴탈이슈
  • 승인 2018.07.16 12: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편- 직원 관리 편
강병현 대구시치과의사회 정보통신이사
강병현 대구시치과의사회 정보통신이사

병원경영, 환자와의 갈등, 직원 관리 등 개원의들이 치과를 운영하면서 겪는 여러 가지 문제 중에 직원 관리 혹은 구인문제가 요즘 크게 관심을 받고 있다.

치과 원장님들이 느끼기에 예전 세대와는 다르게 직원들이 장기근속을 하지 못하고 병원을 금방 그만둔다든지, 직원을 구하려고 인터넷 구인 구직 사이트에 구인 글을 올려도 연락이 한 통도 안 온다든지, 주변에서 직원 문제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개인적인 경험을 얘기하자면, 필자도 개원하고 나서 3년 동안 개원 당시 멤버 그대로 직원이 안 바뀌고 유지되어서 “아! 나는 좋은 원장이고 우리 치과는 직원들이 근무하기 좋은 직장인 모양이다.”라는 생각을 하며 직원 관리에 대해 나름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으나 이것은 커다란 착각이었다.

어느 날 느닷없이 중간 연차 직원 한 명이 눈시울을 붉히며 죄송하다면서 더 이상 출근을 못 하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나는 예기치 않은 상황에 당황하며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그간의 정을 봐서라도 한 번만 더 생각해봐달라고 간곡하게 만류하며 연유를 물었다. 그리곤 나서 그 직원이 내뱉은 묵직한 한마디. “원장님 얼굴만 봐도 화병이 나서 더 이상 못 다니겠어요.”

그간 직원들과 사이가 좋다고 자부하고 있던 필자로서는 느닷없는 청천벽력 같은 얘기였지만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는 직원의 말을 듣고 나서는 만류하던 것을 그만두고 직원에게 사과하면서 사직 의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 후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간 내가 얼마나 직원들에게 잘못된 행동을 했었는지 하나하나 떠올랐다. 예를 들어 20번 엔도 파일이 꽂혀있어야 할 자리에 30번 파일이 꽂혀있으면 “환자 없을 때 하릴없이 그냥 놀면서 쉬는 시간에 이런 거 제대로 꽂아두지 않고 뭐했냐?”라든가, 점심시간이 다 된 시간에 진료를 하다 직원이 별것 아닌 실수를 하게 되면 “밥 빨리 먹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라는 식의 말을 아무 생각 없이 내뱉곤 했었다.

그때는 듣는 상대방에 대한 고려 없이 했던 질책성 말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걸 듣는 당사자 입장에서 얼마나 기분이 나빴을지. 지금 다시 돌이켜 생각해봐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그 이후 남아있는 다른 직원들과 면담하면서 병원근무 여건과 분위기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보라고 하니 그간 쌓여있던 감정과 불만들을 하나 둘씩 쏟아냈고 그 이야기들을 들은 나는 단 한마디의 변명도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직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대부분 수긍할 수밖에 없는 팩트들 이었기 때문이다.

내 딴에는 내가 젊은 치과의사 축에 속하고 직원들과 가깝게 지내며 소통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직원 입장에서는 원장이 너무 말을 직선적으로 하고 본인들 가슴에 상처를 줄 수 있는 말과 행동을 쉽게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즉 내가 그들에게 어떻게 대해 주고 생각해주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들이 나의 행동을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느냐가 중요한 것이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느낀 점. 직원들이 좋아하는 원장이 되는 건 내게 지나친 욕심이고 다만 직원들이 싫어하는 원장만은 되지 말자는 것이다. 이런 식의 얘기를 하면 다른 치과 원장님들이 나한테 “너무 직원한테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고 생각한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예전에는 원장이 직원을 선택하는 시대였다면 요즘엔 직원이 원장을 선택하는 시대라고 느껴진다.

직원 관리만 잘 되면 원장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 하나가 해결되고 거기에 사용했던 관심과 에너지를 진료와 다른 문제 해결하는데 좀 더 집중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 아니겠는가? 라는 생각에 오늘도 난 직원들의 눈빛과 분위기도 가늠해보면서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