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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관리와 직원 구하기 2
직원 관리와 직원 구하기 2
  • 덴탈이슈
  • 승인 2018.07.24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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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직원구하기 편
강병현 대구시치과의사회 정보통신이사
강병현 대구시치과의사회 정보통신이사

1편에서 언급되었던 화병이 나서 사직한 직원을 대신할 스텝을 구하기 위해 여기저기 구인 글을 올려보았으나 한 달 동안 연락이 오는 건 기대보다도 훨씬 적은 수였다.

요즘 원장님들이 직원 구하기 힘들다고 하시는 말씀들을 많이 듣기는 하였지만 내가 실제로 겪어보니 진짜 맞는 말이었다. 그럼 왜 이렇게 직원을 구하기가 힘든 것일까?

여러 가지 나름대로 생각해 본 이유들을 적어보면 치위생사 학생들이 졸업 후 치과에 취직을 안 하고 전혀 다른 업종에서 일을 하는 것, 직원들이 이직을 자주 하는 것, 직원들 사이에서 소위 블랙리스트 치과 명단에 올라 연락이 안 오는 것, 구인 구직 정보 흐름 혹은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 것 등등이 원인일 것으로 생각된다.

1. 치위생과 학생들이 졸업 후 치과 외의 진로를 선택한다?

필자는 보건대 치위생과에서 강의를 하나 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3학년 졸업반 학생들이라 수업 중간중간에 취업, 면접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곤 한다. 졸업하고 혹시 치과 이외의 다른 분야에서 일할 생각을 가진 학생이 있냐고 물어보면 대다수 학생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치과에 취직을 할 거라고 대답한다. 설문조사를 해봐도 비슷한 답변이 나온다.

요즘 주변에 구할 직원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위생과 졸업생들이 다 치과에 취직 안 하고 딴 일을 많이 하는가 라고 생각했었지만 졸업한 학생들 대부분이 처음엔 치과에서 일을 시작하지만 막상 치과 일을 시작하고 나서 여러 가지 이유로 치과 일을 안 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 블랙리스트 치과?

블랙리스트 치과 명단이 치과 스텝들 사이에서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그들 사이에서 가고 싶은 치과와 가기 싫은 치과의 이름이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분명하다. 그럼 직원들이 소위 블랙리스트라고 표현하는 가기 꺼려하는 치과는 과연 어떤 치과일까? 우리 직원들끼리 말하는 표현을 적어보면 아래와 같다.

“oo치과 원장 완전 싸이코라더라. 툭하면 MEP 집어 던지고 환자랑 싸우고.” “xx치과는 맨날 연장근무에 점심시간도 없단다. 그러면서 월급은 다른 데보다 적게 준다는 게 말이 되나?” “**치과는 위생사들 군기가 군대보다 빡세다더라. 거기 1년차는 죽어난다던데.”

위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이 “~라더라, ~한다던데” 등의 표현이 많이 쓰인다. 즉 본인의 직접적인 경험이 아닌 다른 사람을 통해 전해 들은 얘기가 소문이 되어 전달되면서 눈덩이처럼 와전되며 블랙리스트 치과가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으로 생각된다.

직원들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하는 이런 류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나는 혹은 우리 치과는 당연히 저기에 안 속하겠지 라고 스스로 생각해 보지만 마음의 상처로 나간 그 직원은 나를 저렇게 원망하고 있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니 등골에 식은땀이 줄줄 흐른다.

3. 주변 치과의사가 보는 원장과 직원이 보는 원장

한번은 점심시간에 직원들이랑 밥을 같이 먹으면서 어느 치과 원장님의 이야기가 회자 된 적이 있었는데 대부분 좋지 않은 내용이라서 듣기에 민망하였다. 왜냐면 그 원장님은 나도 잘 아는 치과 선생님이고 그 선생님을 사석에서 몇 번 뵈었을 때 정말 좋으신 분으로 느꼈고 주변에서도 평판이 아주 좋으신 분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같은 사람을 평가하면서 선후배 동료 치과의사로서 보는 사람의 성품과 직원이 원장으로서 보는 사람의 성품은 다를 수 있다. 즉 치과인들 모임이나 사석에서는 정말 성격 좋아 보이고 괜찮아 보이는 동료 혹은 선후배 치과의사가 정작 치과 내에서는 어떻게 행동하는지 어떤 평가를 받는지 우리가 그 병원에 취직해서 정작 겪어보지 않는 이상 절대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간혹 주변에서 아는 스텝이 취직자리를 좀 알아봐달라고 부탁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 마다 “내가 느끼기에는 좋은 원장님인데 괜히 소개해줬다가 욕먹으면 어떡하지?”라는 고민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4. 직원들이 치과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연봉?

어느 직장이나 구직자들이 직장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사항으로는 연봉, 직장 분위기, 직장 위치, 복지혜택 등이 있을 수 있겠고 치과병원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그럼 치과병원의 예비구직자로서 치위생과 학생들이 치과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필자는 현재 대구시치과의사회 집행부에서 보조인력 수급위원회에 속해 있어 치과위생과가 있는 대학을 돌아다니며 취업설명회를 몇 번 한 적이 있다.

작년에 취업설명회를 했던 두 개의 대학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통계에 의하면 치과 선택 시 고려사항 1위가 병원 분위기(37%, 51/139)였고, 직원복지(27%, 37/139)와 연봉(24%, 33/139)이 그 뒤를 이었다.

즉 치과를 선택할 때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사항이 병원 분위기나 복지라는 것인데 희한하게도 실제 취업설명회가 끝난 후 통계를 내 보니 취업설명회를 통해 가장 많이 구인에 성공한 치과는 연봉을 가장 많이 제시한 치과였다.

설문조사와 실제 결과가 달랐던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필자가 낸 결론은 1)연봉은 정확한 금액 제시를 통해 객관적으로 다른 치과와 비교하거나 알 수 있지만 치과 분위기나 복지 같은 사항은 객관적으로 표현하거나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과 이로 인해 2)치과 분위기나 복지 등은 치과마다 차이가 있어도 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지만 연봉은 치과마다 차이가 나는 것을 눈으로 쉽게 확인 가능하기 때문에 결국은 연봉 차이가 치과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즉 연봉은 치과 소개 시 정확한 액수를 제시함으로써 객관적 지표로 알 수 있고 쉽게 비교가 가능하지만 치과 분위기는 “가족 같은 분위기”, “원장님이 매우 좋으심” 등 주관적으로 밖에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구직자 입장에서는 치과 선택 시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사항이 연봉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 연봉, 즉 돈만 많이 주면 직원이 쉽게 구해질까? 요즘 치과 구인광고를 보면 평균임금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월급을 제시하는 치과를 쉽게 볼 수 있다. 주변 얘기를 들어보면 그런 치과들은 확실히 직원들을 쉽게 구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런 치과에 취직한 직원들을 보면 1년도 안 되어서 치과를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유는 굳이 얘기 안 해도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잘 알 것이다. 참 어려운 것 같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직원을 쉽게 구인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필자도 직원을 다시 구하거나 대체해야 할 때 엄청 고생을 했다). 다만 직원들은 치과의사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이 생각하는 좋은 치과와 원장들이 생각하는 좋은 치과는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직원을 구하거나 직원 관리를 하면 좀 더 수월하게 병원을 운영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제언을 하면서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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