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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선 박사 「의료서비스 마케팅」[7]
신용선 박사 「의료서비스 마케팅」[7]
  • 신용선 박사
  • 승인 2021.04.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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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의료서비스 기관의 진입 위협
신용선 경영학박사, 경영지도사, 베터비즈경영컨설팅 대표
신용선 경영학박사, 경영지도사, 베터비즈경영컨설팅 대표

이번 7장부터는 의료기관 경영환경 분석에 직접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환경분석 도구로서,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 하버드대 교수가 제안한 '5가지 경쟁 요소(5 Forces Factors) 이론'을 의료서비스 분야 적용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물론, 이 이론은 '정태적(Static)' 모형이기 때문에 동적인 경쟁과 산업구조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조직의 현재 혹은 미래 환경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도출하고 새로운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조직을 둘러싸고 있는 5가지 요인은 해당 조직에 위협(Threat)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기회(Opportunity)가 되기도 한다. 위협요인이 된다면 이 요인을 제거 혹은 축소하든지 아니면 회피하는 전략이 필요하고, 기회요인으로 작용한다면 적극적으로 조직에 끌어들여 이용하는 전략 수립이 필요한 것이다. 그 5가지 요인 중에 첫 번째는 신규 진입자(New Entrants) 요인이다.

□ 신규의료기관의 진입

의료기관의 신규 진입자는 두 가지로 분류하게 될 것이다. 첫째는 현재 자신이 운영하는 기관(병. 의원)이 있는 지역 내에 신규로 개원하는 의료기관이 될 것이며, 둘째는 미래에 신규개원이 가능한 의료인의 배출이 될 것이다. 첫째의 경우는 의료기관에 현재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위협요인 될 것이고, 둘째의 경우는 잠재적 위협을 제공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일정한 지역 내 특별한 고객의 변동이 없는 상태에서 동종의 의료기관이 증가한다면 고객은 분산되고 홍보 등 프로모션 비용이 증가하는 등 당연히 경쟁 강도가 심해져 경영악화를 당면하게 되는 것이다. 신규로 진입하는 의료기관은 기존 의료기관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적극적으로 프로모션을 펼치거나 기존 의료서비스 품질보다 고품질, 고성능, 저가격의 제품을 시장에 투입할 것이다. 또한, 기존 의료기관도 이에 대응하여 기존의 수익 추구 전략을 중단하고, 저가격에 고품질의 서비스를 투입해 적극적으로 경쟁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신규진입 의료기관의 등장으로 의료서비스 전체 업계의 수익성이 저하되게 되는 것이다.

□ 진입의 장벽

진입장벽(Entry Barrier)은 시장의 질서를 변동시키는 기준으로 작용한다. 진입장벽이 높으면 신규 진입자들은 시장 내 진입하기가 어려워지고 진입장벽이 낮으면 신규 진입자들이 쉽게 시장 내로 진입할 수 있다. 따라서 시장 내 기존 조직들은 가능하면 자신들의 수익 보존 및 유지를 위하여 진입장벽을 높이려고 할 것이다. 의료서비스의 질(Quality)을 가능하면 키우려는 정부 부처는 신규 진입 인력(의료인) 규모를 증가시키려고 노력하지만, 기존 시장에 안착한 의료기관 운영자들은 신규인력의 배출 규모를 가능하면 줄이려는 압력을 증가시킬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8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39명(한의사 포함)으로 지난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를 살펴보면 지난 2000년 1.54명에서 2010년 2.05명으로 증가했고 2015년 2.32명, 2018년 2.39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OECD 주요 국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2017년을 기준으로 이탈리아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6.55명으로 가장 많았고, 노르웨이는 6.31명, 독일이 6.10명, 스페인이 5.45명, 이스라엘 4.29명 순이었다. 인구 1,000명당 급성기 병상 수는 2000년 4.57개로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7년 7.15개에 이르렀으나, 2018년 소폭 감소한 7.08개를 기록했다. (출처: 청년의사, 2020.06.19.)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가 비슷한 OECD 국가들과 비교하여 단순히 ‘인구 1천 명당 의사 수’만 본다면 시장 내 의료기관들 경쟁 강도가 높지 않고 신규 의료인들의 진입이 여전히 많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단순히 국가 간 의사 숫자만으로 의료기관의 경쟁 강도를 판단하는 것으로 옳다고 볼 수 없다. 예를 들어, 100명의 의사가 각자 의료기관을 개원하여 100개의 의료기관이 만들어지는 경우와 복수의 의사가 동업으로 50개의 의료기관이 개원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 또한 의료기관이 특정 시장 내 편중되어 개원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어서 단순한 의사 수의 비교만으로 경쟁 강도를 판단하는 것은 합리적인 기준으로 보기 어렵다.

의료서비스 기관의 신규 진입에는 다양한 장벽이 존재한다. 덴탈체어 사진= pixabay
의료서비스 기관의 신규 진입에는 다양한 장벽이 존재한다. 덴탈체어 사진= pixabay

마이클 포터는 진입장벽을 높이는 요인으로 ①규모의 경제성, ②품질 차별화, ③자금 규모, ④유통채널 확보, ⑤비용(원가)우위, ⑥정부의 정책 등을 제시한다.

  ▲ 규모의 경제성= 일반 영리기업에서는 대량생산시설을 갖추고 일시에 대량생산을 하면 단위당 생산비용인 원가가 절감되는 효과를 의미한다. 그러나 의료서비스 분야에서 규모의 경제를 적용하기는 다소 거리가 있다. 대규모 종합병원이 대규모 시설을 갖춤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얻을 수 있지만, 수입 기준인 진료가격책정이 정부 통제하에 놓여있기에 규모경제의 효과를 얻기는 쉽지 않다. 의료서비스 기관의 규모의 경제성 측정은, 공간 규모, 장비 시설, 그리고 인력 규모를 효율성있게 운영하는 정도가 규모경제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많은 내원객이 2~3시간씩 장시간 기다려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 일정이 지속적으로 반복된다면 이러한 의료기관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반대로, 대규모 시설이나 업무처리 공간 및 인력을 갖추고 있지만 유휴 공간이나 유휴 장비 및 인력 등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그 또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지 못하는 것이다. 

  ▲ 품질 차별화= 의료서비스 품질을 차별화함으로써 신규 의료서비스 제공자가 동일한 시장 내 진입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의료서비스 품질은 단순히 의사의 진료행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고가(高價)의 첨단 의료기기나 장비를 도입하여 의료서비스의 품질을 개선하는 것도 품질의 차별화이며, 질병 예방이나 치료라는 핵심 품질 이외에도 예약부터 상담, 친절, 홍보, 주차시설 및 편의시설까지도 의료서비스 품질을 구성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자금 규모= 신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개원(開院)에 필요한 자금의 규모를 의미한다. 소요 자금의 규모가 클수록 신규진입의 장벽은 높게 된다. 과거와 달리 오늘날은 개원자금 규모가 점점 증가하고 추세라고 할 수 있다. 인구밀도가 높은 위치는 토지·건물에 대한 구매 및 임대비용이 매우 높게 증가하였고, 각종 의료시설 장비가 첨단화됨으로써 그 가격 역시 매우 높다. 

  ▲ 유통채널 확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전달하기까지의 중간채널(중간상 조직)을 의미한다. 유통채널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종보다는 상당 부분 유형의 제품을 취급하는 기업에서 중시된다. 의료서비스 분야에서의 유통채널은 비교적 관련 정도가 낮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프랜차이즈형, 조합형, 지분투자형, 오너형, 경영주도형’ 등의 형태로 의료기관들이 수익 확대를 위하여 연대 형태를 갖기는 하지만, 1인 1개소를 원칙으로 하는 법적 규제는 의료기관 상호 간, 혹은 의료기관과 고객 간에 공식적이거나 고정적인 유통채널을 활용은 의료서비스 특성상 중요하거나 높다고 볼 수는 없다. 

  ▲ 원가 우위= 동일한 서비스를 경쟁 기관보다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원가경쟁력을 의미한다. 원가가 낮아지면 공급가격이 낮아지는 가격차별화 내지 가격경쟁력을 갖게 되어 신규 진입자에게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 의료서비스 기관은 원가우위 전략을 구사하기는 타 업종에 비하여 용이하다고 볼 수 없다. 서비스를 일시에 대량 생산하거나 혹은 대량 구매를 통해 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다. 제한된 전문의 자격자들만이 한정된 서비스 제품을 생산하기에 그러하다.

  ▲ 정부의 정책= 정부의 정책도 중요한 진입장벽이 된다. 의료서비스의 경우에 의과대학의 입학정원 결정이나 의료서비스의 강력한 규제 또는 가격통제 등은 일종의 신규의료기관을 개원하는 대상자들에게 장벽으로 작용한다.

신규 진입자들은 ①규모의 경제성, ②품질 차별화, ③자금 규모, ④유통채널 확보, ⑤비용(원가)우위, ⑥정부의 정책 등의 대표적인 6가지 요인들에 대하여 현재와 미래로 이분하여 해당 항목을 평가하고, 그 결과가 크거나(大) 높거나(高) 강하거나(强)를 하면 진입장벽이 높다고 평가하게 된다. 진입장벽이 높으면 신규의료기관들은 해당 지역에 진입하기가 어렵다. 그에 따라 기존 의료기관들은 과다한 경쟁이 약해져서 일정한 수입을 확보하며 매우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할 수 있다.

우리나라 의대(醫大) 학부 모집 정원은 2016년 2,300명, 2017년 2,482명, 2018년 2,533명, 2019년 2,927명, 2020년 2,910명으로 거의 3천명이 입학하며, 이들은 잠재적인 신규 의료서비스 진입대상자들이 된다. 신규 의료인들은 인구밀도가 높은 대도시에 집중하여 진입할 것이기에 매년 그 경쟁 강도는 높아질 것이다. 또한, 그 경쟁 강도는 일반 영리기업에 비하여 더 강해질 것이 자명하다. 그 이유는, 내원객들에게 다른 의료인과 자신의 의료서비스 품질 차이를 인식시키기 쉽지 않고, 기타 서비스 제공환경에서도 차별화를 가져오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종합병원이 아닌 일반 소규모 의료기관은 신규 진입의원들로 인해 경쟁 강도만 높아져서 수익성만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의료서비스 기관들은 현재에 안주하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아지게 된다. 신규 진입자들은 기존의 의료서비스 기관보다 더 낮은 기술과 장비로 현재 기존서비스 기관들의 서비스품질을 극복하고 진입하여 시장점유를 꾀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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