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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치과계 리더, 이런 사람이 돼야 한다” -1-
“새 치과계 리더, 이런 사람이 돼야 한다” -1-
  • 김정교 기자
  • 승인 2022.12.19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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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구 전 치협회장··· 장기적 정책 제안·중도적 사고 꼽아

치협회장 선거가 대개 3월 중순에 치러지니 33대 선거는 이제 3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누가 출마할 것이라는 설은 분분하나 정작 거론되는 인물들은 바이스조차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덴탈이슈는 치협회장이 될 인물이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할지, 또 어떤 일을 먼저 추진해야 할지 오피니언 리더부터 개원의까지 다양한 독자의 의견을 들어본다. 선거에 별 관심이 없더라도 나중에 투표하려면 회장감의 자질에 대한 기준은 가지고 있어야 바른 선택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수구 건강사회운동본부 이사장
이수구 건강사회운동본부 이사장

첫 순서는 이수구 전 치협회장. 현재 이치과 원장이자 덴탈이슈 편집위원장·건강사회운동본부 이사장인 이 회장은 2008년 치협 27대 회장에 이어 2012년 제3대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총재, 2015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종교복지분과위원장 등 치과의사로서는 처음인 주요 보직을 맡아 치과계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 회장은 치협회장이 될 사람은 △정부나 국회 등에 정책 제안을 하기 위한 근거 등 자료를 먼저 준비하고 △치과계 발전을 위한 비전으로 봉사도 하며 △갈등을 통합할 중도적 사고를 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와 함께 △사회에 네트워크를 가지고 △통합을 위한 식견이 있으며 △국제적 감각도 있는 사람이라면 치협회장을 맡겨도 될 것이라 강조했다. 이 회장이 짚은 치협회장의 자질을 순서대로 정리한다. <편집자 주>

 

2017년 올해의 치과인상을 수상한 이수구 이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남섭 전 회장, 이 이사장, 부인, 최규옥 오스템 회장.
2017년 올해의 치과인상을 수상한 이수구 이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남섭 전 회장, 이 이사장, 부인, 최규옥 오스템 회장.

◇정책 제안을 위한 철저한 자료 준비= 지금 의과대학 증설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바이오나 새로운 생명공학 쪽으로 기초의학을 하는 사람들이 부족하니까 늘려야 한다는 것인데, 그건 치과대학도 마찬가지다. 그런 시도를 틀림없이 할 것이고, 그런데 대비를 해야 한다.

그건 나 때(27대 당시)도 나오던 얘기라서 그것 때문에 굉장히 곤욕을 치르고 그랬다. 지금 들리는 얘기는 벌써 몇몇 군데서 기초 치의학을 할 수 있는 의사들이 너무 부족하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기초 치의학이 필요하다면 각 대학에서 처음 뽑을 때부터 5%면 5%, 하는 기준을 정해서 이들은 졸업하고도 기초를 하겠다 하는 조건으로 받는다든지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의 앞으로 인구증가 숫자와 치과의사 수급 관계 등 치과 니드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에도 생산성본부 등에 용역을 줘서 우리 인구증가라든가 치과 니드에 따른 공급 치과의사의 수 조절 이런 객관적인 자료를 갖고 있었다. 과학적인 데이터를 갖고 이런 증거를 대면서 논리를 펴야 한다. 이러한 논리 개발은 협회에서 장기적으로 해야 한다.

◇치과계 발전을 위한 비전으로 봉사하는 사람= 새로 회장이 되는 인물은 우리 치과계의 위상을 끌어 올리는 생각과 능력이 있어야 한다. 우리 치과의사라고 하는 사람들은 국민 속에서 살아가므로 국민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삶이나 생각이 있어야 한다. 낮은 곳에서 의사로서 봉사를 해온 경력이 좀 있거나 또 그러한 단체 등에 가담해서 활동한 사람이라든지 하는 것도 굉장히 상당히 중요하다.

자기의 시간을 조금 갖다가 보육원이나 양로원, 이런 데 다니면서 진료도 하면서 주변에서 존경받는 그런 인물이 리더가 됐으면 하는 그런 바람이다. 그런 생각을 하지 않던 사람이 회장이 됐다고 갑자기 그런 행동을 할 수 있겠나. 평소에 하던 사람이라야지.

2017년 10월 열린 제7회 한마음 걷기축제에서 참가자들이 스타트를 준비하고 있다.
2017년 10월 열린 제7회 한마음 걷기축제에서 참가자들이 스타트를 준비하고 있다.

◇갈등을 통합할 중도적 사고의 인물= 지금 사회가 좌냐 우냐 해서, 정치권도 지금 굉장히 분열된 모습이다. 그 지도자가 우리한테 맞는가 아닌가, 이게 아니다. 그 지도자의 생각이 좌냐 우냐에 따라서 무조건 그쪽으로 경도돼 버리고. 이런 분열상이 완전히 극한 상황으로 치닫는데, 내가 볼 때는 치과계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저 사람이 A 지지파다, 아니면 B 파다 이런 식으로 해서 대학별로, 개인별로 갈라져 있는 부분이 많은데 나는 그런 거를 좀 통합할 수 있는 아주 중립중도적인 인물이면 좋겠다.

치과계도 3만 명이 넘는데, 반대파는 무조건 안 된다는 이런 사람보다는 A든 B든 관계없이 치과계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좋은 인재가 있다면 다 삼고초려를 해 모셔와서 같이 일을 하는 통합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사회 네트워크를 가진 사람= 이제 앞으로 우리 앞에 닥쳐오는 여러 가지 난제를 해결하려면 정치권이라든가 행정부, 또 우리 주변의 의사협회라든지 한의사협회, 간호사회, 약사회. 또 치과위생사나 치과기공사 등 각 직역에서 네트워크가 좀 넓게 돼 있어야 한다. 그래서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는 가서 좀 협조 요청도 하고.

사회에서도 라이언스 클럽이나 로터리클럽이라든가 이런 데서 활동도 좀 하고, 또 치과계 여러 단체에서도 활동해보고, 이런 사람이 일하게 되면 그런 쪽에서 도움을 받고 하기가 굉장히 좋아진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비로소 가서 뭐 해봐야 굉장히 어렵지만, 평소에 그런 데 네트워크를 가진 사람이라면 한 다리만 거치면 다 내가 도움을 받게 된다.

보건복지부라든가 청와대라든가 교육부라든가 이런 데에 바로 접근해서 우리 입장을 토로하고 설득할 수 있게 된다. 그걸 좋게 하면 로비다. 로비라는 게 무슨 술 사주고 밥 사주는 게 아니라 만나서 차 한 잔 나누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런 폭넓은 교류를 하는 인물이 우리 치과계의 리더가 됐으면 좋겠다. 

2017년 9월 건사본이 개최한 '100세시대 노인건강의 전망과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이수구 이사장이 인사하고 있다.
2017년 9월 건사본이 주관한 '100세시대 노인건강의 전망과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이수구 이사장이 인사하고 있다.

내가 서울 회장이 되어서 서울시장 선거에 관계하면서 MB하고 처음 만났다. 서울 의사회나 한의사회, 간호사회, 약사회 이런 사람을 모두 세종문화회관에 불러 모아서 “시장에 당선되고 난 다음에는 우리가 만나기 어려우니까” 하면서 이명박 후보, 김민석 두 후보 토론회도 열고 그랬다. 그것이 MB하고 인연이 되어 나중에 내가 서울시 장애인 치과 병원을 만드는 일이나 그 후에 심지어는 치과대학 증설 문제 같은 것도 해결할 수 있었다.

◇통합을 위한 식견이 있는 사람= 내가 속리산에서 전국의 치과 오피니언 리더 300여 명을 초청해서 1박 2일로 연수회를 했는데, 그러고 나니까 사람들과 이야기가 잘 되더라. 울산이든 대구든 어디 가면 “회장님, 그때 속리산에서 밤에 막걸리 한잔하며 나눈 말씀이 정말 좋았습니다” 하면서, 자연스럽게 통합이 됐다. 내 전이나 후에도 회장 한번 하고는 경찰, 검찰에 불려 다니고, 벌금형 받고 하고 있지만 아무도 나를 고소하지 않은 것은 이러한 통합의 영향도 있다.

전체를 아우르고 통합할 수 있는 그런 식견을 가진 인물이 리더가 되면, 자기가 좀 싫어하는 사람도 달래고 포용하면서 일을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국제적 감각도 중요= 국제적 감각도 좀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 위상 자체가 지금 세계로 나가는데, 치과가 도메스틱 덴티스트에서 끝나선 안 된다. 글로벌 덴티스트로 가야 우리 치과 산업이라든가 보건 산업하고 연계가 되어 해외로 나갈 수도 있고, 이런 것도 다 치과의 영역이다.

꼭 어느 대학을 나와야 한다거나 어느 지역 이런 걸 떠나서 이제는 그 인물이 어떤가 하는 점을 봐야 한다. 직선제 되고 나서도 아직 동창회 선거가 중요하고, 이러고 있으니까. 거기서 이제 좀 벗어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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