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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유희(Nothing Permanent, but···) 5
삶의 유희(Nothing Permanent, but···) 5
  • 사진작가 임창준
  • 승인 2023.04.27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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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 Sea Wave(심해 물결)
Deep Sea Wave(심해물결), 60x60cm, Pigment Print with mixed Media, Coating
Deep Sea Wave(심해물결), 60x60cm, Pigment Print with mixed Media, Coating

물결이란 물이 매질이 되어 파원으로부터 생긴 수면의 요동이 주변으로 멀리 퍼져나가는 현상이다. 파도는 무엇일까? 파도는 바다에 이는 물결을 뜻하며, 대부분 바람에 의해 만들어진다. 파도는 해일처럼 큰 파도와 찰랑거리는 작은 파도가 있다. 

다섯 번째 작품 심해 물결(Deep Sea Wave)은 2018년도 캐나다 서부 해안의 북쪽 끝에 있는 마셋이란 섬에서 심해로 나아갔을 때 촬영하였다. 그곳은 바다낚시로 유명한 곳이다. 바람이 심하던 어느 날 배를 타고 한참을 나갔는데, 부두를 떠날 때 심하게 일렁이던 높은 파도가, 심해로 들어섰는데 갑자기 바람이 잦아들며 눈앞에는 잔잔한 물결들로 도배된 망망대해가 펼쳐져 있었다(사진 참조). 깊고 넓은 바다에서 잔잔해진 파도들을 바라다 보니 문득 우리네 인생사들이 떠올랐다.

임창준 작가
임창준 작가

인생을 비유하는 나그네, 구름, 손님, 혹은 고통 등의 많은 표현이 있는데, 파도에 비유되기도 한다. 바다 위에 인연 따라 파도가 일어나고 사라지듯, 바로 ‘인생’이라는 바다 위에서 생각도, 감정도, 욕망도, 육체도, 사건도, 삶도 파도처럼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이다. 깊고 넓은 바다를 건너다보면 언제 큰 파도가 일어날지 모르고, 폭풍이나 풍랑을 만나지 않고 넓은 바다를 건너갈 경우는 흔치 않다. 살다 보면 생각지도 않던, 상식적으로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이상한 일들을 겪을 때가 있다. 이런 온갖 험한 꼴을 당하면서도 끈질긴 노력으로 극복하는 이도 있고, 어떤 사람은 고난을 극복하지 못해 좌절하고 주저앉기도 한다.

세상에서 오직 나 혼자만이 겪는 것 같은 시련도 수없이 반복되는 파도처럼 이미 누군가 경험했던 일인 것이다. ‘마음속의 고통을 겪지 않고 자신을 슬픔과 고독으로부터 분리시킬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고 한다. 인간은 고통과 시련 속에서 내적 성장을 거듭할 수 있다. 똑같은 파도가 없듯이 고통의 물결도 매번 다르게 오지만, 그 고통들이 끝없이 이어지지는 않는다.

모든 파도는 바다 위에서 바람 따라 일어나고 사라지듯이, 시련들을 견디며 적응하다 보면 깊이 찢겼던 상처들도 점차 치유된다. 아무리 짙은 안개가 끼었다 해도 그 안개를 헤쳐 나오면 다시 밝은 세상으로 나올 수 있다. 이럴 때 주위를 돌아보면 어느새 안개 속에서 무지개가 올라와 있기도 한다.

글·사진= 이엔이치과 원장·무늬와공간 갤러리 대표 임창준(bonebank@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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