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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 면허취소법 대통령 거부권 ‘불발’
의료인 면허취소법 대통령 거부권 ‘불발’
  • 김정교 기자
  • 승인 2023.05.16 2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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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협 “국회 법 개정과 헌법소원 등으로 바로잡을 것” 천명
보건복지의료연대 “17일 연대 총파업 유보, 추이 살필 것”
박태근 치협회장(가운데) 등이 대통령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회견을 하고 있다
박태근 치협회장(가운데) 등이 대통령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회견을 하고 있다

치과계가 단식투쟁을 불사하며 반대한 의료인 면허취소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무회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치협은 국무회의 직후인 오후 1시 의협 회관 앞에서 열린 13보건복지의료연대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이 법이 공포되면 즉시 헌법소원 등에 나서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박태근 치협회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치협이 열망한 의료인 면허취소법의 거부권 행사 요청에는 끝내 응답하지 않았다”며 “의료인 면허취소법은 이중처벌이자 과잉처벌이며,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악법”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현재는 과거와 달리 도로교통법 등의 내용이 구체화되고, 처벌이 강화돼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단순 교통사고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금고형이 선고되는 상황”이라며 “본 의료법 개정안은 금고형으로 단순히 면허가 취소되는 것뿐 아니라, 형 집행이 종료된 이후에도 최소 2년간 의료인으로서의 업무 수행이 금지돼 법안의 공포는 곧, 치과의사로서의 의료행위 자유를 완벽하게 말살하는 위헌행위에 해당되는 것”이라 비판했다. 
 

박 회장은 이어 “외과적 처치가 많아 늘 소송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치과의사의 경우, 해당 악법의 시행으로 면허정지를 피하기 위해 지극히 보수적이고 방어적인 진료를 행할 수밖에 없으며, 그 피해는 온전히 환자와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아울러 “치협은 강력범죄, 성범죄에 대한 금고 이상 형의 면허취소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가 있다”며 “향후 의료인 면허취소법이 공포되자마자 헌법소원과 법 개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다”고 다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보건복지의료계가 공동 투쟁했던 간호법에 대해선 당정의 재의요구권 건의를 받아들였다. 대통령 고유권한인 법률안 거부권 행사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지난 4월 4일 양곡관리법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국민 건강은 다양한 의료 전문 직역의 협업에 의해 제대로 지켜질 수 있는 것”이라며 “간호법은 이와 같은 유관 직역 간의 과도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사회적 갈등과 불안감이 직역 간 충분한 협의와 국회의 충분한 숙의 과정에서 해소되지 못한 점은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간호법 거부권 행사에 따라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오늘 결과에 아쉬움이 있지만 우선 17일 계획한 연대 총파업은 국민의 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깊은 고뇌 끝에 국회 재의결시까지 유보할 것”이라며 “법안 처리가 원만히 마무리될 때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보건복지의료연대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성명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성 명 서>
특정 직역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간호법안 재의요구 ‘환영’
의료인 면허박탈법 국회에서 재검토해야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개최된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간호법 제정법률안에 대해 국회에 재의를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대통령의 이번 재의요구권 행사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를 포함한 13개 단체가 연대한 보건복지의료연대(이하 ‘13 보건복지의료연대’) 400만 회원은 환영의 뜻을 밝히며, 다만 의료인 면허박탈법(의료법 개정법률안)에 대해서는 아쉽게 생각하며 국회에서 신속히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

‘간호법’은 의료법에서 간호만을 분리하여 독자적인 법률을 제정하는 것으로서, 특정 직역의 이익만을 대변하여 보건의료인 간의 협업을 해치고 보건의료체계에 큰 피해를 끼칠 것이 우려되어 왔으며, 국회 본회의 의결 절차에서 토론과 타협 없이 일방적인 입법독주에 의해 진행된 부당한 법률안이다.

의료는 보건의료 각 직역이 고유의 업무범위 내에서 유기적인 협력이 이루어질 때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기에 우리나라는 단일 의료법 체계 하에 의료인을 규율함으로써 각 직역의 조화를 도모하고 있음에도, 간호법은 이러한 균형을 깨뜨린다는 점에서 근본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간호법은 기존 의료법 각 조항들을 거의 그대로 차용하고 있어 별도 독립법 제정의 실익이 미미할 뿐만 아니라, 의료법과 상충되는 ‘지역사회’와 같은 내용은 국민의 건강 보호나 간호사 처우 개선과는 무관하게 간호 직역의 기득권을 확보하려는 것임이 분명하며, 국회 본회의 의결 절차에서 수정안이 제출된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의료인에 대한 법 적용의 일관성을 저해하고 있다.

이에 13 보건복지의료연대는 간호법 제정에 반대한 것이고, 그러면서도 간호협회가 요구하는 간호사 처우 개선을 위해 현행법 개정이나 별도의 법 제정까지 제안하였으나, 간호협회는 이러한 타협안을 일체 거부했으며, 야당 역시 이러한 간호협회의 입장만을 반영하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위 및 전체회의 단독 표결, 패스트트랙을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했다. 

사회적 합의 없는 국회의 입법 독주에 반대하여 13 보건복지의료연대가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는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자 최선의 결정이므로, 13 보건복지의료연대는 다시 한 번 이를 환영한다.

다만 의료인 면허박탈법은 국회에서 신속한 개정이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의료인 면허박탈법은 의료인 면허의 결격사유가 되는 범죄를 현행 의료 관련 범죄에서 모든 범죄로 제한 없이 확장하고 면허의 취소사유를 완화함으로써, 교통사고 등 의료행위와는 전혀 무관한 행위를 사유로 면허 박탈을 가능케 하는 법률안이다.

이는 숙련된 의료자원의 소멸이라는 사회적 손실을 넘어서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 부족으로 인한 보건의료 시스템의 붕괴를 야기하고, 장기적으로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우려가 큰 법안이다.

이에 정부와 여당은 과잉 입법의 우려 및 위헌 소지를 들어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큰 성범죄와 강력범죄 등까지만 의료인 면허 결격사유를 확대하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하였으나, 그럼에도 이번 대통령의 재의 요구 대상에서 제외된 것에는 아쉬움을 표한다.

오늘 결과에 아쉬움이 있지만 우선 17일 계획한 연대 총파업은 국민의 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깊은 고뇌 끝에 국회 재의결시까지 유보할 것이며, 법안 처리가 원만히 마무리 될 때 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해 나갈 것임을 밝힌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온전한 일상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은, 특정 직역뿐만 아니라 모든 보건복지의료 직역 종사자들이 유기적이고 원활하게 협력할 때에만 가능한 것임은 우리 국민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아울러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위기사태를 헤쳐 나오면서 우리 국민과 정부는 보건복지의료 직역 종사자들의 헌신과 희생의 참된 가치를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되었고, 나아가 간호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모든 보건복지의료 직역 종사자 모두를 위한 처우 개선과 전문성 향상을 위한 법 개정이 필요함을 느끼게 되었다.

13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이제 분열과 반목을 끝내고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모든 보건복지의료 직역이 화합하고 발전적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통합의 조치들을 국회와 정부가 내어놓기를 기대한다.

또한 필수의료 분야의 붕괴가 가속화되기 이전에,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의료인의 평등권과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의료인 면허박탈법에 대한 재개정절차에 국회와 정부가 나서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3년 5월 16일
13 보건복지의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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